유전적 다양성을 이용한 기후변화 대응 작물 개발
작물의 유전적 다양성, 자연재해 속 식량위기 열쇠 될 것

현대의 산업적 형태의 농업 시스템에서 두드러지는 특징 중의 하나는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한 작물 품종의 재배에 있다. 이러한 재배 형태는 자연히 옛날 전통적으로 지역적으로 재배되어 오고 있던 토종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하여, 유전적으로 다양성이 부족한 작물 품종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

지구상의 사람들 대부분은 12작물에만 주로 의존하여 먹고 살고 있는데, 이중에서 밀, 벼, 옥수수와 감자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작물 대부분은 그동안 재배나 영양, 생산성 등 여러 면에서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량되어 왔고, 이렇게 육성된 엘리트 품종이 재배되면서 특정지역에서만 존재했던 토종들 대부분이 재배되지 않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에서 벼 품종의 74%가 같은 유전적 배경을 갖는 품종이고 미국에서는 밀의 50%가 9품종, 감자의 75%는 4품종, 콩의 50%가 6품종이 주로 재배되고 있다. 옛날부터 농부들이 전통적으로 한 특정 지역에 적합하도록 작물을 선발하여 재배해왔으므로 자연히 그 지역에서만 잘 적응하여 자라는 토종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육종은 넓은 지역에 적응되어 잘 재배되는 품종을 육성 하여 아주 소수의 품종만이 재배되고 있다. 따라서 예전보다 유전적으로 균일화 되어 있어 어떤 재해가 왔을 때 전체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취약성이 커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전 세계 농업 생산성은 기후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지역 특이적으로 스트레스에 적응되어 온 토종이 종종 기후변화에 더 적응을 잘 하면서 아주 현저한 내재해성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 작물 개발을 위해서 이러한 토종을 이용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멕시코에 있는 토종 옥수수는 건조, 과습, 상당한 온도 차이와 고도 등 어려운 환경에서 견디며 자랄 수 있는 스트레스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재해에 저항성이 있는 토종의 유전체를 해독 분석하여 재해 저항성을 나타내도록 조절하는 유전자를 밝혀내고, 이를 이용한 마커개발을 하여 토종이 보유하고 있는 내재해 특성을 현대 엘리트 품종으로 옮기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면, 아시아에서 저지대에 있는 논 135백만 헥타르의 약 29%는 일주나 이주동안 오랜 기간의 침수로 인해 생산량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연구자들은 침수저항성이 있는 토종 벼를 찾아내어 유전체 해독으로 침수와 관련된 유전자들을 탐색하여 이들 중에서 SUB1A-1(SUBMERGENCE)이라는 유전자가 침수저항성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유전자 분자마커를 이용한 육종방법으로 현재 널리 재배되고 있는 벼 품종에 침수저항성 유전자를 도입하여 새로운 엘리트 품종을 만들었다. 이 품종들이 현재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필리핀에서 재배되어 기후변화에 의한 심한 강우량으로 인한 침수현상에도 불구하고 벼 생산량이 증가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외에도 가뭄저항성, 내염성, 무기물 이용 등이 월등한 토종의 유전체 분석 정보를 활용하여 새로운 엘리트 품종을 육성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후변화가 더해져 가는 환경 하에서 2050년 90억이 되는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약 70% 정도의 식량생산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지구상에서 오래전부터 존재하면서 극한 자연환경에 적응하여 재해저항성 등을 갖고 있는 토종을 유전체 해독 등으로 DNA 수준에서의 유전자 특성을 분석하고, 이들 유전자를 생명 공학적 기술을 활용하여 엘리트 품종으로 옮기는 우수한 품종 개발 연구에 더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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