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도 여성농업인 - 연천군여성단체협의회 이복실 회장

이복실 전 회장, 이달부터 연천군여협회장 업무 돌입     
생활개선회원이기에 가능했던 소통과 사회진출
여성 권익향상·화합위해 ‘낮은 자세’로 임할 터

▲ 연천군여성단체협의회 신임 회장에 이복실 회장이 선출됐다. 사진은 이복실 회장(사진 오른쪽)과 초창기부터 함께한 연천군농업기술센터 이원희 생활자원팀장(사진 왼쪽).

지난달 2월은 생활개선회원들의 여성단체협의회 진출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몹시 기쁘고 자랑스러운 경사이지만 임기를 다 끝내지 못하고 생활개선회 회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사실에 아쉬움과 섭섭함을 비치는 회장도 적지 않았다.  
2월19일은 이복실 회장이 이끄는 한국생활개선연천군연합회의 마지막 연시총회였다. 그녀 역시 연천군여협회장 당선으로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회장 중 한명이었다. 얼었던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절기상 우수(雨水)였던 그날. 농업기술센터 대강당에서는 오랜시간 그녀와 함께 했던 150여명의 연천군연합회원과 농업기술센터 임직원의 뜨거운 환송식이 진행됐다.

“생활개선회원이었기 때문에 여협회장에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단상에 올라선 이 회장은 감사의 마음을 가득 담아 회원들에게 표현했다. 그리고 지역사회 발전과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1993년 결혼해서 줄곧 연천군에 살아온 이 회장은 1996년 생활개선회에 처음 발을 들이고 장남면 회장과 연천군연합회 사무국장 4년, 군회장까지 연임하며 군민과 소통하며 살아왔다. 출산 1주일 전까지 참외밭과 축사에서 일을 했다는 이 회장은 농업인이 꼭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끈기와 지혜를 손꼽았다.

“처음에는 낯선 지역에서 낯선 일을 하려니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생활개선회에 푹 빠졌던 것 같아요.”
그녀는 생활개선회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과 순수함에 반했고 지역에 서서히 젖어들 수 있었다.
이 회장은 기타와 피아노 연주,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시집오기 전부터 악기 연주를 즐겼는데, 결국 2010년에 조직된 연천군연합회 락밴드의 정예멤버로까지 활동하게 된다.
“생활의 활력소였지요.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연습을 하고, 농·특산물 축제며 노인요양시설 이며 음악봉사를 다녔어요. 함성과 박수갈채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이 회장은 혼자서도 공연을 하러 다니기도 했다.
“역 앞에 장터가 서는 날이 있는데, 건반 하나로 노래 부르며 두 시간 동안 공연을 한 적도 있었지요.”
반주 하고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공연제의가 올 정도로 이 회장의 음악 실력은 수준급이다. 따뜻한 음색을 가진 그녀의 애창곡은 그와 어울리는 남궁옥분의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라고.
“어떤 집단이든 구성원간의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분열된 집단은 반드시 어려움을 겪게 되지요.”

▲ 이복실 회장은 연천군 여성 권익향상과 화합을 위해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24일 동안 한 번의 트러블 없이 성공적으로 치른 연천군연합회의 봉사활동을 예를 들며 설명했다.
“24일 동안 봉사활동 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불평도 할 만한 데 잡음 없이 잘 끝낼 수 있었어요. 모든 회원들이 흐뭇해했고 더 돈독해졌지요. 구성원간의 신뢰, 어우러진 ‘한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이 회장은 여협회장으로서도 화합을 중요시했다.

“생활개선회에서처럼 여협에서도 제게는 화합이 가장 중요한 화두입니다. 낮은 자세로 연천군여성단체의 어울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금껏 연천군여협은 여성농업인단체와의 소통이 소원한 편이었다. 생활개선회가 뿌리인 이 회장은 여성농업인들의 여협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여성단체들을 모아 힘세고 강한, 연천군여협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야 여협 자체의 지위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부흥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폐쇄적인 집단은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거든요.”
평범한 농사꾼의 아내에서 생활개선회장, 여협회장에까지 이른 이복실 회장. 그녀는 이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람들과의 소통과 어울림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의 발전, 연천군민이 보다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필요충분조건이었다. 이제 곧, 이복실 회장을 선두로 한 연천군 여성의 행복한 어울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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