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유혹한다 - 봄나물

지난 겨울은 이상기후로 유난히도 추웠다. 모질고 차가운 바람이 우리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했을 뿐 아니라, 국내외 상황도 냉랭한 기운만이 맴돌아 새해 들어 한껏 어깨 펴고 웃을 수 없었다.
그래도 봄은 온다. 영원할 것만 같은 겨울도 때가 지나면 스쳐가기 마련이다. 잠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났고, 먼발치 보이는 산자락은 파릇파릇한 연둣빛으로 물들고 있다. 봄을 맞이하는 데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봄나물을 한껏 맛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봄나물 아홉 가지를 선별해 소개한다. 추운 몸, 봄나물로 녹여보자.

▲ ‘산나물 박사’ 한영모 대표는 봄나물을 조리할 때는 푹 삶지 않도록 주의하고 나물의 독특한 향을 해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동두천 소재 소요산에서 산채음식 전문점 ‘산나물 박사’를 10년째 경영하고 있는 한영모 대표는 음식점 상호대로 산나물 박사다. 한 대표는 ‘박사’답게 산나물보전연구회와 동의보감 약초학회를 설립해 20여 년 동안 산나물을 연구하고 있으며, 그러한 활동을 통해 채집한 산나물 사진만해도 250가지다. 그에게서 아홉 가지 연둣빛 봄나물 이야기를 들어 봤다.

곰이 좋아해 곰취…입 안 가득 진한 향
곰발바닥 모양으로 생긴 곰취는 깊은 산속 곰이 먹는다하여 곰취로 불린다. 쌉싸름한 맛과 은은하게 풍기는 상큼한 향이 특징이다.    
▲섭취방법 : 어린잎의 경우, 고기에 싸 먹는 쌈·무침·나물 등으로 이용되며, 김치로 만들어 먹거나 튀겨 먹기도 한다. 자라서 거세진 잎은 살짝 데쳐 쌈 싸 먹거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고, 간장·된장 장아찌를 담가 먹기도 한다.   
▲효능 : 섬유소가 풍부해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비만에도 좋다. 항암 효과, 혈액순환 개선, 기침, 천식, 요통과 관절통 완화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봄의 전령사 새콤달콤 원추리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원추리는 봄이 제철인 나물중 하나다. 근심걱정을 없애 준다고 해 망우초라고도 불린다.
▲섭취방법 : 초고추장과 각종 양념을 넣고 무치거나, 된장에 버무려도 좋다.
▲효능 : 춘곤증 예방, 우울증 치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로회복에는 제철나물 냉이!
오래전부터 생명을 보호하는 풀로 알려진 냉이는 효도를 상징하는 봄나물이다. 지역에 따라 나생이, 나시, 나숭개, 애이 등으로 불린다.
▲섭취방법 : 각종 양념에 무쳐 먹거나 된장국과 찌개에 넣고 끓여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국수류와 함께 먹으면 가슴이 답답해질 수 있다.
▲효능 : 시력을 좋게 하는데 효과가 있고 간 기능을 향상시켜 피로회복에 좋다.  

 

나물요리의 대명사, 고사리
 고사리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배변활동을 돕는다.
▲섭취방법 : 독성분이 있기 때문에 생으로 먹어서는 안 되고 물에 불려 삶은 뒤 볶아서 먹거나 국이나 전골에 넣어 먹는다.
▲효능 : 변비예방에 좋다.

 

 

봄철 칼슘의 여왕, 유채
유채꽃이 피기 전 잎을 따서 무쳐먹는 유채 나물은 그 자체로 향긋함을 풍긴다.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없다’고 적고 있다.
▲섭취방법 : 여린 잎을 따서 된장에 무쳐 먹거나 기호에 따라 초고추장, 소금 무침을 해서 먹어도 좋다.
▲효능 :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피로회복에 좋고 피를 맑게 하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저항력과 면역력을 향상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여자를 위한 약초, 당귀(승검초)
자식을 낳지 못해 친정집으로 쫓겨난 딸에게 먹여,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돼 ‘집으로 돌아갔다’고 전해져 붙여진 이름이 堂(집 당)歸(돌아갈 귀)이다.
▲섭취방법 : 여린 잎을 따서 된장이나 초고추장에 무쳐 먹고 물에 끓여서 차로 먹고, 효소를 담그기도 한다.
▲효능 : 월경조절과 월경통 제거, 혈액순환 촉진기능이 있으며 빈혈에 좋고 체내 저항력을 증강시킨다.

무쳐도 쌈 싸도 좋은 취나물
취나물은 전국의 산에서 자생하며 맛과 향이 뛰어나 한국인에게 널리 사랑받는 산채나물이다. 독특한 향과 맛이 특징이다.
▲섭취방법 : 취는 나물로 볶아 먹고 즙을 내 달여 마시기도 하며 술을 담가 먹을 수도 있다.
▲효능 : 취나물은 염분배출에 좋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참나물, 특유의 향으로 사로잡다
참나물은 특유의 향으로 부드럽고 소화가 잘 되는, 취나물과 같이 한국인에게 널리 사랑받는 산채나물이다.
▲섭취방법 : 데쳐서 무쳐 먹거나 쌈으로 싸 먹는다.
▲효능 :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고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 대표는 여러 가지 나물로 ‘막 무쳐’ 이름 붙인 막나물까지 소개한 후, 봄나물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대답했다.
“숨만 죽일 정도로 삶아야 영양소와 맛을 보존할 수 있어요.”
그는 또 한 가지 팁을 건넸다.
“양념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물의 독특한 향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게 가장 큰 비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