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하 농학박사, 한국직파농업협회

"벼 직파재배 확대하려면
들녘별·용배수로 권역별로
단지화·규모화해야 한다.
농업인·유관기관간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책·기술 개발과 현장 접목을  
활성화해야 한다."

▲ 양원하 농학박사, 한국직파농업협회

벼농사가 한민족의 삶과 함께 해왔다는 것은 모두 공감하는 사실이다. 그동안 쌀의 꾸준한 생산으로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져 온 농업인들은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하지만 2015년부터 쌀의 국제시장 개방에 대응해 우리 정부는 관세화율 513%의 안을 가지고 대상 국가와 협상 중이어서, 생산비 절감을 통한 쌀 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 현재 국내 벼농사는 대부분 기계이앙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어 생산비 절감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농업인들은 노동력과 생산비 절감을 위한 벼 직파재배의 안정화와 확산에 기대와 관심이 크다.

그렇지만 벼 직파재배를 확대하려면 농가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과 기술개발, 현장 지원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 한국직파농업협회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식량자급률 제고 사업인 ‘벼 최적 직파재배 모델 개발 실증시험’을 수행하며, 지난해 벼 직파재배를 하고 있는 23개 농가를 대상으로 직파면적의 확대에 대한 의견을 들은 바 있다. 조사에 따르면, 농가가 벼 직파재배를 선호하는 이유는 못자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무거운 육묘상자를 옮기지 않아서라고 한다. 특히 논 면적이 넓고 원예, 축산업 등을 겸업하는 농업인의 부인은 힘든 벼농사 작업의 대부분을 남편 혼자 감당해서 무척 편하다고 답했다.

농가들은 벼 직파재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으로 잡초방제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논 정지작업, 물관리, 잡초성벼(앵미), 파종작업, 입모, 시비작업이었다. 건답점파 농가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벼 직파재배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무논점파는 잡초방제, 정지작업, 물관리, 잡초성벼(앵미) 최소화, 파종작업, 입모 향상, 시비관리 등의 기술개선이 필요하며, 건답점파는 잡초방제, 파종작업과 물관리 등에 대한 기술정립이 요구된다.

조사에서는 벼 직파재배에 따른 쌀 수확량이 기계이앙재배보다 증가했다는 답변이 61%, 수량이 비슷하다는 농가가 39%로 수량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해했다. 직파재배의 보급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었다. 쌀 수입개방에 대비하는 벼 재배방법으로 무논점파재배를 해야 한다는 비율이 65%, 건답점파는 35%를 차지했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볼 때, 벼 직파재배는 무논점파와 건답점파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농업인들은 토양 특성, 기후, 작업일정 등 형편에 맞춰 직파재배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무논점파의 장점인 쌀 생산의 안정화와 건답점파의 장점인 대규모 관리에 대한 생력화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벼 직파재배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앙정부기관, 농협, 지방자치단체, 직파농가 등이 참여해 벼 직파재배 종류별로 농가현장에서 편리하게 적용할 수 있는 매뉴얼 개발과 보급,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농업인은 스스로도 벼 직파재배 기술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파악하고 이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는 농업인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직파재배기술 교육, 자료제공, 컨설팅 등을 지원해야 하며, 농협은 농업인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벼 수매, 농기계 임대사업, 농자재 지원 등을 실시해야 한다.

중앙단위 농업관련 기관은 들녘별 직파단지조성 지원, 직파재배 유형별 매뉴얼 작성, 컨설팅, 자료 제공, 잡초성벼 방제, 입모 향상 등의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아울러 중앙정부기관, 지자체, 농협 등 유관기관에서는 어린모 기계이앙 재배농가에 지원하는 수준 이상을 직파농가에도 지원해 줘야 한다.
쌀 시장개방에 대비하고, 벼농사에 대한 농업인들의 일손을 덜기 위해서는 벼 직파재배 확대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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