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우리 농업농촌 희노애락-애(哀)

▲ 한-뉴질랜드 FTA가 올 3월에, 한-중FTA가 올 5월에 타결됐으며 TPP 가입이 기정사실화 돼는 가운데, 이 조약들의 효력이 발생할 때 우리 농업농촌에서의 파장과 피해는 지금보다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원단장(母猿斷腸)’은 새끼를 잃은 어미의 마음이 창자를 끊어 놓을 정도로 슬펐다는 뜻을 지닌 사자성어로 고통스러운 슬픔과 애통함을 형용할 때 쓰이는 사자성어다.
2015년 올 한 해 대한민국 농민은 다름 아닌 ‘모원단장’의 상태였다. 가뭄과 장마, FTA와 TPP, 메르스로 인한 관광위축과 농산물 소비위축, 그리고 FTA를 반대하던 어느 농민의 혼수상태까지. 안과 밖으로 농민을 애타게 하는 소식들로 가득했다.
2015년을 보내며 우리 농촌의 슬픈 기억들을 정리했다. 내년 2016년은 기쁨이 더 많은 우리 농업농촌이 되길 바라며….

연초 구제역과 가뭄으로 농촌 몸살
메르스와 FTA·TPP로 ‘시린’ 농촌

전국 소·돼지 구제역 비상! 
▲구제역 발생   
연초부터 대한민국 농가는 구제역으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12월4일, 충북 진천에 있는 돼지농장에서의 구제역 확진으로 시작된 이 ‘겨울 구제역’은 초여름까지도 축산 농가에 시련과 고통을 안겼다.
충남북지역 돼지농가에 급속히 확산되던 구제역은, 올해 1월 안성에 있는 한우농장에서 의심축 소가 신고 되고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리게 했다.
방역당국은 백신접종·소독 소홀을 주된 원인으로 분석했고, 방역당국은 백신 미접종 농가에 대해 기존의 과태료 부과 외 가축 재입식 제한, 살처분 보상금 감액, 축산정책자금과 동물의약품 지원 제외 등 ‘패널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제역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2010년 이래로 돼지농가에 한정됐던 올해 구제역은 한우 농가에까지 불안에 떨게 했던 사건이었으며 3월 기준 131개 농장의 소·돼지 11만4257마리가 살처분 됐다.

▲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많은 농가가 큰 피해를 입었지만 정부당국은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보일뿐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농민의 상심을 깊게만 했다.

마른하늘에 타들어가는 농심
▲이상기후로 인한 겨울·봄 가뭄
경기도와 강원도, 경북 일부지역의 농가는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올해 농사에 ‘직격탄’을 맞았다.    
강원지역은 연초 강수량이 ‘제로’에 가까웠고 먹는 물마저 부족해 비상급수에 나서기까지 했으며 소양호 상류가 말라 빙어축제 등 지역축제를 취소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강화도의 경우 많은 벼 재배농가들이 모내기를 포기하거나 한 달 새 두 번 모를 내는 이들도 속출했다.
긴급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소방차나 물탱크 차들이 동원됐지만 ‘무용지물’이었고, 뒤늦게 정부당국은 양수·관수장비 구입과 대체용수원 개발계획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보일뿐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농민의 상심만 깊게 했다.

농산물 수입 확대, 설 자리 없는 우리농산물
▲농산물 가격 폭락      
구제역과 가뭄으로 한숨이 끊이지 않는 농가에, 시름을 가중시키는 ‘헬게이트(hell-gate)’가 열렸다.
미국을 포함한 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값싼 수입농산물들이 소비자의 식탁을 점령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3월에는 뉴질랜드와 5월에는 중국과의 FTA가 타결, 12월20일부터 농산물이 개방됐다. 10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27차 한미 재계회의’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가입 의사를 표명하고 가입이 기정사실화 돼 많은 농민들의 전국적인 반대집회를 일으키기도 했다.
현재 쌀 40kg 가격은 2012년 5만6000원에서 지난해는 5만2000원대, 올해는 4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FTA와 TPP에 가입되고 정식으로 그 효력이 발생할 때 우리 농업농촌에서의 파장과 피해는 지금보다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닌 밤중에 메르스?
▲메르스 여파, 농산물 소비·농촌관광 위축
첩첩산중 속에 메르스가 발발했다.
지난 5월 대한민국은 메르스를 피하려고 외출을 삼가는 국민들로 인해 소비지출이 급격히 줄고 외식·관광산업이 크게 위축됐다. 농업도 메르스 여파에 큰 타격을 받았다. 학교휴교와 병원 폐쇄로 급식 식자재 공급이 중단됐고 외식업체에 납품되던 농산물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다.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농촌관광 취소도 잇따랐다.
2015년 봄·초여름을 ‘장악’했던 메르스 영향은 한여름이 돼서야 서서히 물러갔고 12월23일 자정기점으로 ‘공식 종료’ 선언됐다.

사경 헤매는 농민과 우리농정 
▲광화문 민중총궐기대회
11월14일 광화문광장에서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노동법 개정, 한·중 FTA를 비판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렸다. 이날 경찰의 물대포 진압으로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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