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영농스타’김민순 보령시연합회장

위생적·경제적인 ‘친환경 벌꿀드럼’ 개발…양봉농가 경영비 절감
교육농장 통해 건강한 미래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파

▲ 김민순 보령시연합회장은 벌 600군을 사육, 양봉에 필요한 발명과 아이들을 위한 체험활동 기획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올해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가 선정한 생활기술 분야 영농스타는 한국생활개선보령시연합회 김민순 회장의 영예로 돌아갔다. 35년째 양봉을 하고 있는 그녀는 2009년 양봉농가의 경영비 절감과 위생적인 꿀 생산을 위해 ‘친환경 벌꿀드럼’과 ‘채밀통자동가스배출장치’를 고안했다.
“변질 없이 오랫동안 꿀을 보관할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면 양봉농가의 손해를 크게 줄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최대 157.6L를 담을 수 있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벌꿀드럼을 개발하게 됐죠.”

‘친환경 벌꿀드럼’은 녹이 생기지 않아 안정적으로 꿀을 보관할 수 있었고, 드럼통 수명이 제한적이지 않았다. 게다가 드럼통에 고유번호를 새겨 양봉업자의 실명과 농사이력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소비자들의 신뢰까지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 회장의 벌꿀드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꿀은 꽃에서 분비하는 단물질인 꽃꿀(nectar)과 꽃가루, 벌에서 나오는 분비물과 타액이 섞여 만들어져요. 그래서 많은 양의 꿀을 오랫동안 보관을 할 때, 꿀 자체에서 가스가 뿜어져 나오는데 그 가스가 기존의 드럼통을 부풀어 오르게 하고 변형시켰죠. 일회용일 수 밖에 쓸 수 없었어요.”

그래서 김 회장은 가스를 자동으로 배출하게 하는 ‘채밀통자동가스배출장치’를 발명, 스테인리스 드럼통에 부착시켰다. 특허까지 받은 이 친환경 벌꿀드럼은 한 번 구입하면 영구적으로 쓸 수 있어 양봉농가의 농가소득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녀는 말벌포획기 등 양봉농가의 작업환경과 농가소득의 향상을 위한 발명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자연스러운’ 벌꿀 생산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자연의 소중한 선물을 담았습니다.’ 이것이 제가 생산하고 있는 모든 봉산물에 대한 캐치프레이즈에요.”   
김 회장은 현재 600군의 벌을 사육, ‘해바람’이라는 브랜드로 벌꿀, 로열젤리, 꽃가루, 프로폴리스 등을 온라인으로 직거래 판매하고 있다. 또한, 꿀벌을 통한 체험학습장 ‘봉이네’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녀는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 ‘친환경 벌꿀드럼’은 한 번 구입하면 영구적으로 쓸 수 있어 양봉농가의 농가소득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특허까지 받았다.

“지난해에는 농촌진흥청에서 지정하는 농촌교육농장으로 선정됐고 올해는 충남교육청의 농촌체험학습장으로 인증됐어요.”
꿀로 고추장 담그기, 벌집으로 밀랍 초 만들기, 프로폴리스 비누 만들기 등으로 구성된 교육프로그램은 연중 내내 운영되고 있다. 봉이네에서 아이들은 자율과 희생을 바탕으로 무리를 이뤄 살아가는 꿀벌을 배우고 자연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그녀는 앞으로 여왕벌, 수벌, 일벌 등 역할별 연극놀이를 통해 벌들의 공동체 안에서의 충실한 역할 수행과 배려, 질서, 연대의 가치를 느끼게 해 건강한 미래 인력 양성에 이바지하고자 했다.
“꿀벌은 나이에 따라 역할이 동등하게 돌아가요. 공동체 속에서 규칙과 질서를 지키고 희생하는 세계가 벌집 속에서 일어나고 있답니다.”

꿀벌사회의 가치를 그녀는 어떻게 일상과 연결하고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며 살아가는 것은 나 혼자 잘해서 이룬 것이 아니에요. 함께 어울어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나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돕고 나누려 해요.”

양봉농가를 위한 발명활동과 아이들을 위한 교육활동 등,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을 추진하는 동력은 남을 도와 조화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김 회장의 이타성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그녀는 어느덧 온몸으로 꿀벌과 닮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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