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탐방 - 황순외 수석부회장

보다 진보·진취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

“여성 농업인 및 다문화 가정, 귀농·귀촌인 증가는 농촌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제 생활개선회도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정부와 정치권에 여성농업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경주할 때가 온 것입니다.”
이 맘 때면 경남 사천은 단감 수확, 선별, 출하 작업이 한창이다. 묵묵히 단감 농사만 30년 가까이 지어온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황순외 수석부회장은 생활개선회의 활동 영역이 확장될 수 밖에 없는 농촌 사회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처녀 때부터 참외, 나락 농사를 비롯, 번식우를 키워왔다는 황 부회장은 세월이 흐르면서 최근 10여 년 사이 농촌의 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에 실감하고 있다.
“전국 읍·면 단위까지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는 생활개선회는 농촌의 여성지도자로써 자기 발전을 꾀하고 학습, 봉사, 정주문화 조정 등 온화한 농촌 사회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여성의 섬세한 손길을 통해 농촌 생활에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서죠.”

특히 생활개선회는 ‘살맛나는 농촌’, ‘배려하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농촌 내 소외 계층에 대한 나눔 행사 즉, 김장 및 고추장 나누기 행사를 비롯 조손가정, 독거노인 등 차상위계층에 대한 봉사활동이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다문화 이주여성의 농촌 정착을 돕기 위한 멘토링 활동도 도맡아하고 있다. 농촌 사회에 조용한 변화를 이끌어 내며 시골 인심을 나누는데 힘쓴 셈이다.
그러나 이제는 봉사의 수준에서 넘어서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변화하는 농촌 현실에 맞춰 생활개선회의 역할도 점차 조용한 변화가 아닌 반향을 일으켜야 할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여성이다 보니 다소 홀대한다는 느낌. 뭐 그런 생각이 가끔 들어요.” 생활개선중앙연합회 행사에서 내외빈 참석자를 보면 남성 행사와의 차이가 극명하게 난다는 그녀.
“억세게 포효하기보다 부드러움을 내세우며 조용한 변화를 이끌어 내길 원했습니다. 봉사,  자애를 통해 농촌 사회의 융합을 이끌어 내려했죠. 하지만 이제는 정치권에, 정부에 한소리, 큰소리를 내야 할 시기가 온 듯 합니다.”

▲ 경남 사천에 위치한 황순외 부회장 선별장에서는 단감 출하 작업이 한창이다.

1984년 시집 올 당시 ‘금 닷 냥을 해주겠다’는 시아버지의 말씀에 ‘차라리 소를 사달라’고 했던 황 부회장. 그 만큼 농촌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했기에 자기 주장을 내비친 적은 당시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황 부회장은 시골 아낙네로서 순종하고 효를 실천해 나가고 있지만 이제 정적인 활동으로는 정치권, 정부에 그들의 입김이 전달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낀 것이다.
“농사를 지으면 돈을 벌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저만의 생각일까요. 농촌 현실입니다.”

무너지는 쌀값, 풍년이 들어도 한숨부터 나오는 농촌 현실을 보면 안타까운 심정부터 밀려온다는 그녀는 경제 활성화란 재화와 용역을 제공한 만큼의 실질적인 소득이 받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현실을 외면하고 있지 않지만 아직 느껴지는 게, 다가오는 게 없는 만큼 보다 진보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황 부회장은 생활개선회 회원들의 한 목소리가 현실로 드리워질 날을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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