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대한민국 최고의 6차산업, 여성도 할 수 있다⑤

▲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궁골식품은 지역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창업장을 만들어 지역 농촌여성을 고용, 가장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우리 전통장을 만들고 가공식품을 개발할뿐만 아니라 체험장까지 운영하고 있다.

농업의 6차산업화는 FTA의 거센 파고 속에서 우리농업을 지속시키고 농업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 중에 하나다. 1차 생산과 2차 가공, 3차 유통과 체험 관광으로 농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특히 6차산업화에 여성의 주도적 힘과 섬세함, 정성이 보태지면 6차산업은 보다 더 빛을 발한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주최한 제3회 6차산업화 우수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10개의 사례를 연속해 심층 취재, 그들의 성공 노하우로 여성도 도전할 수 있는 6차산업화의 방향을 제시한다.

보편적‧전통적인 맛 구현…대중 입맛에 맞춰
지역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며 상생하는 창업장

■ 2015년 6차산업화 우수사례... 충남 논산 ‘궁골식품’
충남 논산시 궁골리는 하루에 버스 몇 대 다니지 않는 보통의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하지만 이곳은 다른 동네와 다르게 분주한 ‘할매들’이 모여 전통장을 만들며 궁골리를 지키고 있다는데….

‘궁골식품’은 다양한 우리 전통장을 국내인에게 제공하고 그것을 활용,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며 우리 음식의 세계화를 꿈꾸는 기업이다. 여성이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궁골식품’ 최명선 대표와 궁골마을 할머니들을 만났다.

귀촌에서 시작된 전통장 사업
최명선 대표는 성공한 6차산업 인물로 각종 언론매체에 노출된 지 오래다. 올해만 해도 최 대표는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하는 9월의 6차산업인으로도 꼽혔다. 하지만 그는 궁골식품 탄생이 ‘우연’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애기 아빠 직장이 대전에 있어 오랫동안 그곳에서 살다가 11년 전에 궁골리로 귀촌했어요. 처음에는 예쁜 꽃 가꾸며 편안하게 살려고 했었죠.”

그는 귀촌한 후에도 대전과 논산을 자주 오갔고, 대전 친구들에게 이곳의 농산물을 구입해줬다.

“어느새부터 동네 어른들이 끓인 메주를 팔게 됐어요. 콩을 팔 때보다 가공한 메주에서 3배 이상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보고 은연중에 사업으로 ‘괜찮겠다’ 생각했었죠.”

그러던 중 농산물을 거래하던 지인들이 ‘땅도 넓고 물도 좋은’ 최 대표의 집에 구입한 메주를 보관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장까지 담갔다. 궁골식품은 그렇게 시작됐다.

‘닥치는 대로’ 발품 팔던 시골아줌마
2007년 8월 궁골식품은 최명선 대표를 필두로 논산 지역주민 5명과 영농조합법인으로 설립된다. 2010년에는 논산의 특산물인 딸기를 넣은 고추장을 개발하는 등 특허를 3건 등록했고 2012년 6월에는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획득, 같은 해 8월에는 벤처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성장하기까지는 어려움도 만만치 않았다.

“내가 먹으려고 담그는 것과 사업하기 위해 담그는 장은 천지차이였어요. 청국장 같이 시도해보지 않았던 장을 완성된 제품으로 만드는 데까지 시간도 오래 걸렸고.”

최 대표를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판로확보와 홍보였다.

“행사장이든 축제장이든 제품 들고 다니면서 전단지 배포하고, 사람들을 집에 불러 한 상 차려 먹이면서 홍보하기도 했었죠.”

논산시농업기술센터와 충남발전연구원 등 센터와 지자체의 도움도 홍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단다. 재작년까지도 홍보할 수 있는 곳은 ‘닥치는 대로’ 다녔다는 그였다. 올해 5월부터 시작된 창조혁신센터의 도움도 결정적이었다.

“창조혁신센터에서 도움 많이 받았죠. 센터 아니었으면 백화점에 어떻게 납품할 수 있었겠어요.”

현재 궁골식품 제품은 한화 갤러리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압구정점, 목동점, 판교점)에서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대기업과 연계돼서 좋은 점에 대해 최 대표는 신뢰성 획득과 브랜드 가치 상승을 꼽았다.

된장, 할매들을 미소 짓게 하다
현재 궁골식품에는 8명의 여성노인들이 일을 하고 있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고 판로가 늘어나면서 동네 어르신들이 최 대표의 집에 와서 일을 도왔다고 한다. 그리고 논산시는 지역 노인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고 판단, 2013년 궁골식품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했다.

“장 만들기는 어르신들이 평생을 해왔던 일이에요. 이분들만큼 전문가들이 없죠.”

평생을 직장 생활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여성 노인들에게 공동생활을 하며 남을 배려하고 일정 급여를 받는 경험은 그들에게 모든 면에서 유익했다. 일거리도 좋지만 몇십 년 만에 이름을 써본 것이 제일 좋았다고 말하는 그들이었다.

6차산업으로 일구는 전통장의 세계화
최명선 대표는 ‘먹거리 갖고 장난치지 않는다’는 것을 경영원칙으로 삼고 있었다.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장을 만들고 있어요. 창업 초창기에도 내 혼을 이 항아리 속에 담는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었죠,”

최 대표는 앞으로도 논산의 건강한 지역 농산물을 활용, 마을 주민들의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현대인의 입맛에 맞춘 시래기비빔밥과 시래깃국 홍보에 힘써 소비자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또한, 전통장을 비롯, 전통식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 조성을 통해 궁골식품을 논산의 최고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한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굴러온 돌, 박힌 돌과 더 단단히 박히다’라는 카피로 궁골을 홍보하고 있어요. 저는 귀촌자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이방인이고 결국, 굴러온 돌이죠. 하지만 박힌 돌과 적응하며 지금의 궁골식품처럼 지역에 도움을 주면서 잘 살 수도 있어요. 앞으로 궁골식품은 ‘굴러온 돌’로서 전통장의 세계화를 준비할 것입니다.”

■ 여성의 6차산업화 성공전략

‘궁골식품’의 사례에서 배운다

▲ 궁골식품 최명선 대표(사진)는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장맛을 구현히며 대중적인 입맛에 맞는 전통장을 만들고 있다.

▲내가 가진 능력을 활용하라= 전통장은 기본적으로 여자이기 때문에 유리한 창업 아이템이었다. 여자는 장맛도 잘 알고 장을 담그는 것도 세심하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서 아이템을 잡는 것이 좋다.

▲지역과 상생하라= 궁골식품은 연 1억 이상의 지역농산물을 활용해 마을 주민들의 소득창출에 기여하고 체험장 운영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에 온기가 돌아야 창업장도 돌아간다.

▲도움은 받을 수 있는 만큼 받자= 혼자 모든 일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센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과적이다.

▲보편적인 것을 찾아라= 누구나 좋아하는 것을 아이템으로 잡는 것이 좋다. 그것은 곧 잠재 소비자층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트랜드를 읽어라= 바쁜 현대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할까 고민하다가 시래기와 된장을 활용한 즉석식품을 개발했다. 트랜드는 곧 새로운 사업아이템과 같다.

▲포기하지 마라= 사업은 본래 어려운 일이다. 쉽게 포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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