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쌉쌀한 인생

차별성이 있는 곳엔 사람이 모인다. 새로 문을 연 백화점 푸드코트 한 코너에 겹겹이 줄이 길다. 미국 드라마 ‘섹스 엔 더 시티’에 나왔다는 뉴욕 컵케이크집이 한국에 상륙해서다. 바닐라 푸딩이나 레드벨벳 컵케이크를 맛보려면 30여 분을 기다려야 순서가 오는 진풍경 앞에 입이 벌어졌다.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젤라또’ 코너엔 그 나라 출신 꽃미남을 고용해서 배치했다. 이탈리아를 여행했던 경험자라면 추억의 한때가 생각나고 현지에서 느꼈던 미각을 떠올리며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소비자는 유행에 민감하고 차별화의 대열에 섰을 때 우쭐해진다.

중화요리점에 가서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한참을 고민해야 할 때 ‘짬짜면’이라는 이색 메뉴가 출시됐을 때도 환호했다.
아웃도어 룩도 긴 바지를 무릎 부분의 지퍼를 열어 분리하면 간편하게 반바지로 변신하는 기능성 바지가 있다. 여름날 긴 바지를 입고 길을 나섰다가 더위가 극도에 달했을 때 사용하면 편리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결국 사람을 부르고 매출로 이어지는 세상이다. 요즘 영리한 젊은이들은 오프라인에서 제값 주고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적다. 인터넷 직거래로 할인된 가격에 동일 제품을 구입한다. 제값 다 주고 물품을 구입하는 우리 세대는 손해 보고 사는 셈이다.

최근에 본 미국영화 ‘인턴’도 반전의 재미가 있었다. 배우 ‘앤 해서웨이’를 30대 성공한 여자 CEO로, ‘로버트 드 니로’를 70대 남자 인턴사원으로 배역했다. 극중 까다로운 여자 CEO를 연륜으로 보좌하는 늙은 인턴의 모습이 이 시대의 워킹맘에게 저런 후원자가 있었으면 하는 부러움을 주며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로버트 드 니로의 유연한 대처법은 인생의 멘토처럼 젊은이들에겐 부족한 지혜의 묵직한 울림을 줘서인지 신선함을 주며 현재 상영작중 인기 차트를 기록하고 있다.

▲ 류미월(시인, 수필가, 문학강사)

글쓰기에서도 ‘낯설게 하기’라는 기법이 있다. 러시아의 ‘쉬클로프스키’가 주장한 이 기법은 낯설게 하는 방식에 의해 문학적 특성이 드러난다고 했다. 평범한 문장에 비유나 역설 등을 사용해서 긴장감과 새롭게 보이게 하는 환기를 불러오는 것을 말한다.
남과 다른 발상, 반전의 재미 요소 등을 반영해야 예술 장르이든 소비자 마케팅에서도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는 상품의 유형적 차별화를 원한다. 우리는 작은 차이가 큰 경쟁력을 불러오는 시대를 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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