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신문 창간9주년 특집 - 농촌여성의 건강, 알고 대처하자

평소 자가진단 통해 관리하면 조기진단·치료 가능
의료환경 낙후된 농촌여성들, 더 스스로 건강 챙겨야

중년이 되면 종합병동이 된다. 누구나 한두 가지씩 병을 안고 산다. 특히 여성에게만 발생하는 질병과 각종 생활습관병 등은 방치하면 큰 더 큰 화를 부른다. 꾸준한 건강관리와 검진만이 큰 일(?)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본지 창간 9주년 특집으로 연재하는 ‘농촌여성의 건강, 알고 대처하자’. 그 두 번째로 여성암, 갑상선 질환, 갱년기 증상, 요실금에 대해 알아본다.

여성암
유방암, 갑상선암, 자궁암은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대표적인 여성암이지만 아는 만큼 비교적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암이기도 하다. 설령 암에 걸렸다 하더라도 다른 암들과는 달리 완치율이 높은 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암이라도 이들 암은 ‘착한 암’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의사들도 유방암, 갑상선암, 자궁암의 말기로 병원을 오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아주 운이 나쁜 경우라고 말한다. 조금만 기초지식이 있어도 초기에 발견해 사실상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말기가 될 때까지 모르고 있다가 병원에 오는 경우는 그만큼 드물다는 얘기다.

나이가 들어도 부부간의 금슬이 좋으면 이들 여성암은 대개 0기나 1~2기 정도에서 발견된다. 중년·노년의 여성들은 대부분 부부생활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남편들에 의해 이상징후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남편이 장군으로 예편한 60대의 이모 주부도 남편이 먼저 가슴에 콩알만 한 종괴를 발견하고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유방암을 발견했다. 남편과 함께 버섯을 재배하는 50대 초반 신모주부는 부부생활 중 평소와는 달리 냄새가 심하고 피가 비친다는 남편의 말에 병원을 찾았다가 자궁암을 발견했다. 이씨와 신씨 모두 초기에 암을 발견해 완치할 수 있었다. 음양의 조화가 질병에도 적용된 셈이다.

독신 여성이라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요즈음은 자궁암의 경우는 예방백신이 있어 젊은 여성들은 대부분 예방백신을 맞고 있다. 그러나 이들 착한 여성암도  완치율이 높긴 하지만 늦게 발견 되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사망할 수 있다.

유방암, 갑상선암의 권위자인 양정현 건국대 의료원장은 “평소 자가진단법 등을 통해 관리하면 유방암, 갑상선암은 얼마든지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유방과 갑상선의 자가진단은 특별한 장비나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가슴이나 겨드랑이 부위, 목부위를 수시로 만져보거나 손바닥으로 마사지해보면 된다. 특히 목욕이나 샤워 시 손에 비누, 오일 등을 묻혀 마사지를 하게 되면 훨씬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치료를 위한 수술도 요즘은 과거 20~30년 전과는 달리 유방을 완전히 도려내거나 자궁을 들어내지 않고 최대한 유방과 자궁을 보존하기 때문에 옛날처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유방암 증상
유방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종괴증상이 전체증상 가운데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한 증상이다. 보통 생리 때 유방이 딱딱하게 뭉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증상은 생리가 끝나면 소실된다. 드물게는 유두에 분비물이나 피가 비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유방암이 진행됨에 따라 피부의 궤양, 유두함몰, 겨드랑이 종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유방의 염증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20%정도는 무증상으로 정기 검진에 의해 발견된다.

대한유방암학회와 국립암센터가 권하는 유방암 조기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30세 이후는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하고, 35세 이후는 2년 간격으로,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진찰과 더불어 유방촬영을 권하고 있다.  
양정현 원장은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 방법이 다양하고 완치율은 높지만 유방이 여성성의 상징이라 암이라는 고통 외에도 유방의 상실 및 모양의 변형으로 인한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되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진단과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자궁암 증상
자궁경부암의 뚜렷한 증상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냉이라고 하는 대하증, 악취, 출혈 등을 들 수 있다. 냉은 질염 등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럴 때는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자궁암이 진행되면 악취와 함께 출혈이 있게 된다. 암부위에 염증까지 생기면 악취가 더 심해진다. 특히 성생활 시 출혈이 잘 나타나기 때문에 부부생활을 통해서도 이상징후를 알 수 있다. 암부위는 조직이 매우 약해져서 자극을 주면 쉽게 출혈되는데, 아주 드물게는 대변을 보려고 힘을 줄 때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어쨌든 생리가 아닌데도 출혈이 있으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병기가 진행될수록 완치율은 낮아지지만 초기일 경우는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여성암이라도 난소암은 증상이 거의 없어 초기에 발견될 확률이 매우 낮으며 자궁암보다 훨씬 위험하다.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이미 합병증이 생긴 뒤이거나 전이가 된 뒤다. 그래서 난소암으로 진단되는 약 80%는 병기가 3기 이상에서 발견되는 경향이다. 그러나 자궁암만큼 흔하지는 않다.
난소암은 크기가 증가하면 주변 장기를 압박해 복부 부담감, 소화불량, 빈뇨, 골반통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동통, 불쾌감, 복부팽만감, 이상 자궁출혈 등이다. 하복부에 응어리가 만져진다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난소암으로 진단 받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질환
갑상선암은 진단기술의 발달로 미세암까지 발견할 수 있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여성암 중에서도 가장 완치율이 높은 암이다. 일상생활과 생명에는 지장이 없기 때문에 갑상선암으로 잘못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런 이유로 갑상선암은 최근 의무적인 검진에서 제외됐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증상
갑상선암보다 갑상선기능항진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는 여성들이 오히려 의외로 많다. 증상이 우울증,  갱년기 증후군. 공황장애증상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식욕이 왕성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 더위를 참지 못하고, 맥박이 빨라지며(빈맥), 두근거림, 손 떨림이 나타나거나 대변 횟수가 증가할 수 있다. 피로감, 불안감 및 초초함이 나타날 수 있고, 가슴이 아프다고 느끼거나 숨이 차다고 느낄 수 있다. 근력 약화로 인한 근육 마비, 눈이 튀어나오거나 안구 건조증 및 각막염, 복시(사물이 겹쳐 보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방치할 경우 고열, 부정맥, 심부전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에서 흡연은 치명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증상
증상이 다소 모호하지만, 갑상선기능항진증 증세와 약간 대비되는 증상을 보인다. 만성피로, 식욕부진, 체중 증가, 추위를 타는 것, 변비 등이 있을 수 있다. 그 외에도 피부가 건조해지고, 생리 주기의 변화가 생기며, 월경 과다가 동반되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이 심하게 부족한 경우 심혈관계 합병증이나 혼수, 체온저하 및 저혈압 같은 신경학적인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암이 아닌 갑상선질환은 대개 약물로 치료나 조절을 한다.

▲요실금, 변실금
요실금, 변실금은 오줌과 똥을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찔끔찔끔 지리는 것을 말한다. 아이를 많이 낳았거나 노년이 되면 괄약근이 약화돼 병과 관계없이 여성들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장, 노년기 여성들이 이런 요실금, 변실금 증상을 겪고 있다. 자존심 때문에 암이나 치매보다도 가족들이나 배우자에게 숨기는 병이기도 하다.

산부인과 등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며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케겔운동법(괄약근 조이기 운동)등을 통해서도 고칠 수 있다. 가족들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고민해오던 주부 오모씨(66세)도 최근 요실금 수술을 받고 혼자 앓던 고민을 풀었다. 요실금, 변실금도 여성들에게 흔한 병이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병원을 찾으면 된다.

▲갱년기 증후군
여성의 가장 큰 역할중의 하나가 출산인데 폐경은 여성이 나이가 들어 생물학적으로 더 이상 출산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만큼 생리가 멈추면서 여성의 몸은 이런저런 호르몬의 변화를 겪는다. 이럴 때 나타나는 여성신체의 다양한 증상들을 통칭해서 갱년기 질환으로 부른다. 그런데 이들 갱년기 증후군은 우울증, 공황장애, 갑상선질환과 증상이 아주 유사해 세밀한 진단이 요구된다.
표준화된 치료법과 진단법이 있더라도 의료의 질과 수준은 의사 개인의 경험과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경험 많은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다. 모든 의사들의 진료수준이 같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똑같은 식재료들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도 요리사에 따라 음식맛과 모양이 제각각이듯 의료행위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갱년기 증후군은 폐경이라는 신체적 변화에 따른 증상발현이지만 우울증, 공황장애, 갑상선 질환 등은 반드시 원인이 있다. 유전적일수도 있지만 대부분 어떤 유발요인 때문에 발병한다. 젊어서 시집살이를 혹독하게 했다거나 남편의 외도, 사업실패, 이혼, 사별 등의 외적 요인이 우울증, 공황장애 질환의 유발요인이다.
50대 중반 서모씨는 시부모와 갈등이 심한데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10여 년 전에 사망하면서 우울증과 화병에 시달렸다. 오랫동안 자신의 증상이 병인 줄 모르고 지내다가 최근에서야 자녀들의 권유로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과 치료를 통해 지금은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남편이 빚보증으로 부도가 난 뒤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어느 날 갑자기 돌연사한 주부 이모씨(54)는 극심한 공황장애 증상으로 몇 년간을 고통스럽게 보냈다. 뒤늦게 자신의 증상이 질병이라는 사실을 알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는 실제적으로는 철저한 상업주의이기 때문에 경제력이 있는 만큼, 아는 만큼 건강하게 오래 살수 있다. 상대적으로 의료환경이 낙후되고 열악한 농촌여성들은 더 스스로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길 수 있어야 한다. 의사와 의료기관이 무조건 다 알아서 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갱년기는 폐경기 전후 약 2년의 시기로 보통 45~55세 사이에 찾아오며 한국인의 경우 평균 50세 전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갱년기증후군은 폐경이 조기에 발생하거나 갑자기 발생할 때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안면홍조, 머리, 가슴, 팔 등이 빨개지고 밤에 땀을 많이 흘리며 두려움, 공포감, 우울증이 생긴다.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주름살이 생기고 질 건조감과 질 점막의 약화로 성교 시의 불편함을 느낀다. 동맥경화 질환이나 골다공증의 발생위험도 증가시킨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여성들이 이런 증상들을 질병인줄 몰라 고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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