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심농(心農)교육원장

▲ 박영일 심농(心農)교육원장

"쌀농사는 ‘가격의 농사’를
경작한다기보다는
‘가치의 농사’를 짓는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홍수예방, 지하수 보충,
토양 유실방지,
맑은 물·맑은 공기의 정화 등
논농사의 공익적 기능은
참으로 크기 때문이다."

요즘 쌀 농가들이 걱정이 많다. 쌀 가격이 정체되어 있는 가운데 농업경영비는 계속 상승되고 있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쌀 소비가 감소되고 있다. 고율의 관세화(513%)로 현재 쌀 수입은 미미하지만 이해 당사자국들의 이의 제기로 언제 둑이 무너질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감을 갖고 쌀 산업 경쟁력 향상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쌀을 단순히 하나의 농산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쌀은 한 민족의 맥을 이어온 가장 우수한 농산물이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5대 영양소가 듬뿍 들어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쌀은 상약(上藥)’이라고 했다. 현재 쌀 소득은 전체 농업소득의 23% 정도에 불과하지만 쌀은 분명 음식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쌀은 한국인의 마지막 자존심이기도 하다.

벼 부산물인 볏짚, 왕겨, 미강은 획기적 고부가가치 활용성이 커지고 있다. 볏짚에서 나오는 셀룰로오스, 왕겨에서 나오는 실리카는 제품의 상용화가 높아지고 있다.
미강에는 다이어트, 당뇨병 예방 등 독특한 영양가가 함유되어 있다. 벼 부산물이 농가소득증대 기여에 획기적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쌀농사는 '가격의 농사'를 경작한다기보다는 ‘가치의 농사’를 짓는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논농사의 공익적 기능은 참으로 크다. 홍수예방, 지하수 보충, 토양 유실방지, 맑은 물·맑은 공기의 정화 등을 모두 경제적 가치로 따지면 약 20조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그래서 쌀농사는 더없는 애국산업이기도 하다.

최근 필자는 경남 함양농협에서 주관하는 ‘친환경 쌀 계약재배’ 농가들에 대한 특강을 하였다. 약 500 여명의 농가들이 참석할 정도로 규모가 큰 행사였다. 내가 제시한 ‘쌀농사 경쟁력 방안’에 대한 주요 요지는 이렇다.  
첫째, 이제는 정말 ‘양(量)의 농업에서 질(質)의 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농업경영체질을 바꾸지 못하면 낙오가 된다.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소비자의 기호에 부응해야 한다. 고품질 생산노력은 기본이다. 시대적 트렌드인 친환경 쌀, 기능성 쌀 생산에도 더욱 주력해야 한다.

둘째, 쌀농사의 부가가치 증대이다. 가공단계가 정교할수록 부가가치를 높이게 된다. 쌀로 된 떡·과자·국수·고추장·선식·막걸리 등이 다양한 모양으로 출시되고 있다. 소비자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가공 및 밀가루 대체용 쌀 품종도 개발되고 있다.
셋째,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접목시켜야 한다. 일본 니가타현의 ‘천공미(天空米)’는 명품쌀이 됐다. 벼를 거꾸로 매달아서 말리는데, 벼의 수분과 영양이 알곡으로 내려가 미질이 좋아지게 된다. 또 아오모리현 이나카다네 지역에서는 다양한 색상의 벼를 심어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만들고 있다.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바로 그게 벼농사의 6차산업화이다.

넷째, 지역 쌀 브랜드파워를 키워야 한다. 브랜드파워는 곧 돈이다. 뭉치지 않으면 절대로 브랜드파워를 형성할 수 없다. 협동은 신뢰가 구축되어야 한다. 쌀 생산규칙을 잘 지키고, 좋은 재배기술을 상호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쌀 수출을 하고 있는 여러 주산단지에서도 굳건한 협동심이 바탕이 되고 있다.
이처럼 시대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면 쌀농사도 반드시 성공을 하리라고 본다. 민족 산업인 쌀농사는 영원불멸하다. 다만 우리가 어떤 자세로 경영을 해 나가느냐가 관건이 되리라고 본다. 희망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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