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난·돈되는 직업이 뜬다 ⑤정리수납컨설턴트

▲ 정리수납컨설턴트가 작업의뢰가 들어온 가정의 아이방을 도구를 이용해 수납정리하고 있는 모습(사진 왼쪽)과 정리를 다 하고 난 모습(사진 오른쪽). <사진제공=한국정리수납협회>

관련 협회 민간자격 취득 가능
공간배치능력, 협동심, 강인한 체력 요구
소자본·무점포 1인 창업 가능…매년 150% 성장

“아! 이걸 언제 다 정리해~ 휴우~” 이사를 해 본 사람이라면 다들 느꼈던 한마디 일 것이다. 포장이사를 했는데, 수납공간이 부족해 한쪽에 짐보따리를 쌓아놨던 경험, 대청소를 시작하는데 정리되지 않는 물건 때문에 고민했던 적도….
처음 이사 와서 넓었던 집이 몇 달만 지나도 온갖 잡동사니로 꽉 차고, 식탁 위는 우편물과 각종 잡동사니가 쌓이고, 운동기구는 이미 빨래걸이가 돼 있다. 옷장에 옷은 넘쳐나는데 정작 입을 옷은 없고, 찾을 땐 보이지 않던 물건은 필요 없을 땐 나뒹굴고… 아마 모두들 “맞아 맞아~ 우리집 얘기네~~!!” 할 것이다.

맞벌이부부 증가로 가사일을 할 시간 부족과 정리되지 않는 물건으로 스트레스를 겪는 주부들의 골칫거리를 해결해주는 직업이 바로 ‘정리수납컨설턴트’다. 최근 TV나 신문잡지 등 언론매체에서 핫 이슈로 부각돼 정리열풍의 중심에 있는 유망직종이다.

선진국서 각광받는 유망직업
미국의 정리수납컨설턴트는 1980년대부터 시작돼 캐나다,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각광받고 있는 직업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지금의 한국정리수납협회에서 처음으로 정리수납컨설턴트를 양성해 활동하고 있다.
정리수납컨설턴트는 직업은 하나인데 불리는 이름은 다양하다. 직업사전엔 ‘정리수납컨설턴트’로, 정부의 2014년 신직업육성추진 직업군에는 ‘주변환경정리전문가’로 기재돼 있다. 이외 정리컨설턴트, 정리전문가, 정리정돈전문가, 가정정리컨설턴트, 정리수납전문가 등 다양하다.

정리수납컨설턴트는 ‘정리컨설턴트’와 ‘수납컨설턴트’로 구분한다.
정리컨설턴트는 일과 물건 정리를 못한 스트레스와 생산성 저하를 겪고 있는 개인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정리방법과 시스템 제공을 통해 공간의 효율적 정리는 물론, 생산성 증가와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도록 돕는 전문가다. 수납컨설턴트는 주거 공간을 편리하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전문적인 정리수납 기술과 방법을 활용해 건강하고 편리한 주거환경을 만드는 전문가를 말한다.
이들은 정리수납을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정리수납 기술을 통해 건강한 주거환경과 편리한 생활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리수납 컨설팅은 물건 분류하기, 사용할 것과 버릴 것 분류, 수납위치 정하기, 수납방법 정하기, 수납하기 순으로 이뤄진다.  
교육은 정리수납컨설팅 업체, 정리수납컨설팅 관련 협회, 여성인력개발센터, 문화센터 등에서 가능하며, 한국정리수납컨설턴트협회 등 관련 협회에서 민간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자격증취득이 가능한 가까운 전문교육기관을 지정해 2급, 1급, 강사과정 교육을 받으면 된다.

한국정리수납협회에서는 2급 기초과정에서 공간별(주방, 옷장, 욕실 신발장 등) 정리 방법을 가르치고, 1급은 컨설턴트가 되기 위한 직업교육으로 고객응대, 전화상담, 견적 산출 방법, 팀원섭외, 컨설팅, 현장실습 등 실질적 업무교육을 한다. 자격시험은 필기와 실습을 합해 70점 이상이면 취득이 가능하며, 1급을 수료해야만 컨설팅과 창업도 가능하다니 참고해 볼 만하다. 교육시간은 2급과정이 15시간, 1급은 50시간(하루 8시간씩 3회 이론교육과 현장실습 8시간씩 3회, 발표, 검증시험), 강사과정은 100시간(3개월 정도)이 넘는다고 한다.
정리수납컨설턴트는 사물정리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공간배치능력과 통찰력, 고객의 요청에 맞는 컨설팅을 해야 하기에 원활한 대인관계와 인내심이 필요하다. 버리지 못하는 고객을 설득하는 능력과 현장의 컨설팅업무 수행을 위한 체력도 중요하다. 투철한 서비스정신과 업무관련 정보나 기술습득능력도 필요하다.

집안 정리, 취·창업도 가능해 ‘1석3조’
정리수납 컨설턴트는 대부분 프리랜서 형태로 활동하지만 수납정리전문가 양성교육 강사로도 활동한다. 가구회사나 인테리어업체, 포장이사, 하우스 클리닝, 협회 등을 통해 활동하거나 정리수납관련 연구와 제품개발 등의 활동을 하기도 한다. 개인 블로그나 창업을 통한 활동도 활발하다.
컨설팅활동은 원룸이나 특정부분이 아닌 이상 팀 구성이며, 정리수납 물량과 작업조건에 따라 투입인원이 결정된다. 99㎡(30평) 기준 팀장 한명에 팀원 6~7명 정도가 투입된다고 한다.

개인별 수입편차는 심한 편이다.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해도 개인별로 다르며, 팀장은 인턴과 팀원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같은 팀장급도 개인의 업무능력에 따라 하루 10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 이상도 받을 수 있다. 필기교육과 실습과정, 현장기술을 익혀 6개월~1년 정도 꾸준히 노력한다면 정리수납전문가로서 고수익도 가능.
정리수납컨설팅을 받아본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다. 컨설팅 후 물건 찾는 시간이 단축되고 잡동사니 정리로 소비지출 조절이 가능하며, 깨끗하고 건강한 주거공간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수납공간활용으로 가족 구성원의 가사업무 분담도 가능해 기대효과 또한 크다. 소자본·무점포 1인 창업과 높은 수익이 가능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간 정리수납컨설팅 업체들의 수익은 매년 150%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로 시간부족과 쌓여가는 물건들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정리수납컨설턴트의 역할은 점점 커질 예정이다.
처음 포장이사가 도입됐을 때 “누가 저렇게 비싼 돈 들여 포장이사 하느냐”며 부정적이었지만 현재 이사를 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포장이사를 찾는다. 이렇듯 정리수납컨설팅도 아직은 다소 생소하고 시장도 아직 좁지만 머지않아 정리수납컨설팅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여성유망직종, 주부재취업 도전직업 3위, 정부가 육성 지원하는 신 직업 44개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는 유망 직업.
연령제한이 없기에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은퇴자나 전업주부도 인생 2막이 가능한 요즘 뜨는 직업 정리수납컨설턴트에 도전해 봄직하다.

■  미니인터뷰- 한국정리수납협회 수납전문·가정관리사 강사 김은영 씨

“최고의 정리는 한 눈에 보이게 하는 것”

 수납공간은 공간의 70%만 차지하게
“나이제한 없는 게 이 직업의 매력”

사회경험이 전혀없다가 자격증 취득 2년여 만에 강사와 컨설팅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정리수납협회 수납전문가·가정관리사 강사인 김은영(58) 씨를 만나 정리수납컨설턴트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들어봤다.

-이 직업을 갖게 된 계기는?
시댁이 25년만에 이사를 해서 정리를 돕는데 너무 힘들었다. “이런 것을 정리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돈을 주고라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때에 신문에 끼여온 홍보물 중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정리수납컨설턴트전문가 2급과정교육을 한다는 것을 보자마자 신청해 2급과정 교육을 받았다.
교육받다 보니 ‘직업으로서 전망이 있겠다’ 판단돼 한국정리수납협회에서 1급과 강사과정을 거쳐 가정관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해 각종 강의와 컨설팅을 겸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정리수납컨설턴트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물건이 어지럽게 뒤섞여 생활의 불편을 겪는 고객의 주거공간을 정리정돈 해 생활의 질서를 잡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사용하는 물건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공간별·용도별·사용자별로 분류하고, 사용하는 물건도 자주 사용하는 것과 가끔 사용하는 것으로 세부적 분류를 통해 사용자가 편하고 효율적으로 물건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될 자질은?
꼼꼼하면 좋겠지만 너무 꼼꼼해서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팀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협동심과 배려심, 인내심이 필요하다. 융화하는 마음과 응용력이 있다면 훈련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체력적인 면을 요구하기에 자기관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가장 보람됐던 순간은?
힘든 작업이지만 작업을 마치고 난 뒤 고객들이 만족할 때 보람을 느낀다. 부모와 한방에서 생활하다 자기방이 생겼다고 좋아하는 아이들을 볼 때나 가족간의 갈등이 심했다가 컨설팅 이후 풀어진 경우를 볼 때 힘들어도 어느새 쌓였던 피로가 한 순간에 풀리고 이 직업에 대한 뿌듯함과 만족감을 느낀다.

-개인이 정리할 때 우선은?
필요 없는 것을 없애는 것이 우선이다. 버리는 물건에 대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 3년 동안 쓰지 않고 보관만 하는 물건이나 그 물건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면 그것은 없어도 되기에 비워줘야 공간이 넉넉해져 찾기가 쉬어진다. 수납공간은 자기가 가진 공간의 70%만 차지해야 된다. 같거나 비슷한 종류끼리 정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수납장이나 서랍을 열었을 때 그 안에 들어있는 물건이 한 눈에 보여야 된다. 쓴 물건은 무엇이든 그 자리에 놓아두면 절대 흐트러지지 않는다.

-직업적 전망은?
전망은 상당히 밝다. 편리한 생활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리가 필요하지만 그동안 정리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아서, 몰라서 가르쳐 주지 못한 부분도 있었고 생각자체를 못했다. 정리에 대한 교육은 필요하며, 전 국민이 교육을 받았다 해도 시간이 없거나 살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컨설턴트는 필요하다. 서비스를 돈주고 산다는 개념이 바뀌어 ‘필요하면 댓가를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는다’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돼 시장은 더욱 광범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포부는?
현재 컨설턴트와 정리수납컨설팅강사, 가정관리강사로 활동 중이다. 강의와 현장 컨설팅을 통해 사람들에게 생활의 활력을 주고 싶으며, 나이가 있다 보니 앞으로 10년만 더 일하고 싶다. 한국정리수납협회 자격증 취득자는 초등학교 2학년생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이 직업은 나이제한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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