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의 경제적 자립과 직업 교육 돕는 공익형 상점

“미혼모(未婚母)란 세상의 편견 대신 용기를 주세요”
▲ 수원 우만동 홀트아동복지회 경기지부 내에 설치된 캥거루스토어 1호점

캥거루는 아기를 배주머니에서 기르며 높이 뛴다. 캥거루스토어도 미혼모가 아기를 지키며 세상을 향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는 곳으로 문을 연 공익형 상점이다.개인과 기업으로부터 후원받은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미혼한부모가정에 지원하게 된다. 수원의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5개소가 문을 연다.

6월2일, 개점 며칠 안된 캥거루스토어 1호점을 찾았을 때 아직 상품 정리가 덜 된듯했지만 가게 인근의 지역 사람들이 방문해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가격이 저렴한데다가 물건을 구입하면 좋은 일에 쓰인다니 더 좋아요.”어린 자녀와 함께 유아용 신발과 간식을 구입 중인 수원 인계동에 사는 김 모씨의 말이다.

캥거루스토어는 홀트아동복지회와 IBK기업은행의 협약으로 마련됐다. 1호점은 수원 우만동 미혼모자시설인 ‘홀트아동복지회 고운뜰’ 내에 설치됐다.

오진희 홀트아동복지회 사회복지사는 “미혼모의 직업훈련과 경제적 자립을 돕는 준비과정으로 설립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싱글맘이 위킹맘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오전 오후 파트타임 근무를 실시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원하는 직업훈련을 받아 다른 일자리에 찾을 수 있게 지원한다. 매니저 1명, 훈련생 2명 등 총 3명의 미혼모가 근무하며, 이들은 안정적인 아동양육과 자립을 위한 경제교육도 받는다.

판매물품은 기업과 기관 개인 등으로부터 받은 후원물품과 미혼모가 직접 만든 제품 등을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미혼모들의 생활비와 양육비 등을 지원한다.

▲ 캥거루스토어 1호점에는 각종 유아용품을 비롯 화장품, 의류 등 기업에 후원한 제품이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1호점 매니저인 장희진씨는 “사실 매니저로 일하는 게 많이 망설여졌다. 사람들에게 미혼모임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용기를 냈다”고 말한다. “며칠 되지 않았지만 눈치없이 이것저것 물어보는 분들이 있어 상처가 되지만 이겨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다부진 각오도 보였다.

한편 미혼모들이 양육을 선택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사회적인 편견을 해소하고 미혼모 가족의 당당한 자립과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정책을 모색하는 방법도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 주최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여협이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3,082명을 대상으로 미혼모에 대한 일반인 설문조사 분석결과, 미혼모와 그 자녀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87.6%,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가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81.7%, 입양가정에 주어지는 의료보험 혜택과 아동양육수당을 미혼모자가정에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80.3%가 동의하고 있다. 이제 가족은 사회가 함께 돌보는 또 다른 가족이 형성되고 있다.

나눔의 기회와 장소,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곳인 동시에 미혼모에게 용기와 자림의 기회까지 되는 곳인 캥거루스토어는 좀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의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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