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창 한국직파농업협회 이사

▲ 전세창 한국직파농업협회 이사

농식품부, 벼 무논점파재배
최적 모델 개발 위한
‘들녘경영체 적용
실증시험사업’ 추진

“여보~ 우리 무논점파 하길 참 잘 했어요! 육묘상자 논에 나르고 이앙기에 들어 올리는 것도 안 하니까 날아갈 것 같아요. 또 상자 모기르기 안 하니까 고추 모심을 때 품 안사도 되고요.” 그러나 한편에서는 “여보~ 우리는 왜 직파재배 안 해요? 글쎄…. 하고는 싶지만 앵미 때문에…”하고 말끝을 흐리는 남편들이 많다.

해마다 이때 쯤 되면 농촌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부부간의 대화다.
60~70년대는 직파재배를 가뭄이 심한 지역에 제한적으로 보급했으나, 1991년부터는 농촌 일손부족 해소와 생산비 절감 등 쌀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직파재배를 추진했다. 1995년에는 전국 벼 재배면적의 11%(11만7천500㏊)까지 확대됐지만 입모 불안정, 잡초와 잡초성벼(앵미) 관리, 도복 등 직파기술 정립이 미흡하고, 고품질쌀 생산 정책과 기타 저해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014년에는 2%(1만8천ha)로 감소하게 됐다.

그간 직파재배의 문제였던 입모, 잡초방제, 도복 등은 최근 개발한 무논점파 재배기술로 해결이 가능해졌고, 파종기계도 발전돼 직파재배 확대 기반이 마련됐다. 다만 적극적인 앵미 관리대책 개발이 미흡해 아직도 직파재배에 암적인 존재로 상존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선도농가는 물관리, 기계이앙 윤환재배 등 경종적 방법으로 앵미를 관리하면서 무논직파재배를 하고 있으며, 경남 사천시는 전체 논 면적의 35%인 1천521㏊에 무논점파를 하고, 전남 해남군은 1천24㏊에 무논점파를 하는 등의 사례를 볼 때 벼 직파재배 농가실용기술 정립은 시급한 과제라 하겠다. 

쌀산업 경쟁력 확보는 품질 향상과 생산비 절감의 두 축이 균형 있게 발전돼야 가능하다. 바퀴가 두 개 달린 마차가 한쪽 바퀴만 크고 반대편 바퀴가 작을 경우 제자리를 맴돌거나 정상적인 직진이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1991년 벼 직파재배 보급을 시작한 이래 20여 년간 직파재배 관련 시책과 연구개발이 어떠했는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벼 무논점파재배는 쌀 생산 노동력과 비용 절감이 가능해 쌀 관세화 개방에 따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확대해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발표를 인용한 언론보도에 의하면(2015.2.25) 지금부터 9년 후인 2024년 우리나라 농가인구는 현재의 278만 명보다 50만 명 정도 줄어든 229만 명이 될 것이고,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져 현재는 전체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이 38%인데, 2024년에는 43%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부녀화가 점차 증가하는 등 농촌 노동력의 양적 감소와 질적 저하를 감안할 때 직파재배 확대보급은 쌀 생산비 절감, 경쟁력 제고뿐만 아니라, 농촌 노동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간편영농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이 같은 여건을 볼 때,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벼 직파재배기술의 들녘경영체적용 실증사업’과 농촌진흥청이 기존에 연구·개발된 기술과 농가 우수사례를 융합해 무논점파 최적 모델을 개발하는 사업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전북대학교의 주요곡물조사료 자급률제고 사업단과 한국직파농업협회가 전남 나주, 전북 군산, 경남 사천 등 3개 지역에 실증시험 단지를 조성해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전문가들은 이 사업이 우리나라 벼 직파재배 발전과 쌀산업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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