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를 여는 젊은 여성농부들 ⑪한국농수산대학 화훼학과 졸업 이하나 씨

▲ 이홍민·이하나 부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신세대 농법으로 승부수
순창을 넘어 전국 최고의 딸기 브랜드로…

뽀얀 피부와 갸녀린 몸매, 수줍은 미소까지… 전북 순창에서 만난 이하나(25) 씨는 이리보고 저리봐도 농사꾼으로 보이지 않았다.
한국농수산대학교 동갑내기 캠퍼스커플이었던 이홍민·이하나 씨 부부의 첫 인상은 딱 ‘철없는 어린 부부’였다.
하지만 전국 1%의 딸기 수확량을 자랑하는 당당한 농업인. 그와 그녀의 야무진 농사 이야기를 들어보자.

■농업으로 성공 꿈꾸다= 사격부에서 운동을 하던 중학교 시절. 애초에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에 뜻이 없었던 이하나 씨는 진로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공부만으로는 다른 사람들보다 성공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뭔가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컴퓨터고, 항공고, 농고… 농고? 하나 씨의 눈에 농고가 들어왔다.

“초등학교때부터 부모님이 친환경 쌈채소 농사를 지으셨어요. 하지만 농사가 잘 안되셨는지 제가 고등학교 진학 무렵 포기하시려던 참이었죠.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농사짓는 모습을 봐와서 그런지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전문적으로 배워서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에 과감하게 농고로 진학을 했죠.”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간 농고에서 그녀는 자신의 길을 찾았다.
부모님 옆에서 볼 때는 몰랐던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길을 찾은 하나 씨는 한국농수산대에서 또 하나의 길을 찾게됐다.

■둘이 만나 꾸는 농업의 더 큰 꿈=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한 하나 씨는 친환경 쌈채소는 어렵겠다는 생각에 화훼학과를 택했다.
그곳에서 까무잡잡한 피부의 이홍민 씨를 만났다.
홍민 씨는 부모님의 기대 속에 어린시절부터 외국 선진 농업기술을 배워온 농업 기대주였다.
졸업 후 자신만의 농업을 꿈꾸던 하나 씨는 홍민 씨를 만나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원래는 혼자 농사를 시작해 보려는 계획이 있었어요. 동반자와 꿈을 공유하면서 제 꿈이 꺾인게 아니라 꿈이 더 커져가는게 느껴지더라구요.”

이들 부부의 강점은 책과 이론, 데이터에 충실한 체계적인 농업.
“부모님 세대들은 매년 해오던 식으로 반복적으로 농사를 짓지만 우리들은 변화에 계속 적응하며 정확한 책과 이론에 충실한 교과서식 농업으로 승부를 걸었어요. 같은 실수는 절대 반복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강점이죠.”

■순창을 넘어 전국 1등 브랜드로…= 하나 씨와 홍민 씨의 농장은 전국 1%의 딸기 수확량을 자랑한다.
“딸기 수확량을 주당 환산하면 평균 280g 정도인데 저희 농장은 지난해 440g을 수확했어요. 평균의 두배 가까이 되는 수확량이죠. 지난해 저희 농장의 총 수확량은 28톤에 달해요. 수확량만 따지면 대한민국 1%를 자랑하죠.”
이들 부부는 수량을 넘어서 품질까지 더해 올해 자신들의 딸기를 브랜드화 할 계획이다.
“현재 저희 농장이 5천㎡정도예요. 부모님은 그 두배에 달하고 이모부는 3천305㎡ 등 가족들 농장만 해도 3만3천57㎡에 달해요. 충분히 브랜드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죠.”

농사가 어느정도 자리가 잡힌 지금, 하나 씨에게도 가공·체험·관광 등 6차산업은 달콤한 유혹이다.
하지만 하나 씨 부부는 당분간은 농사에만 올인하겠다는 목표다.
“반나절동안 딸기따고 밥먹고 하는 단순한 체험만으로 6차산업을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제대로된 콘텐츠가 있는 6차산업 프로그램을 개발하기까지 농사에 전념하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딸기 브랜드 만들기에만 노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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