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차산업 현장을 가다 - 전북 임실 ‘임실치즈마을’

▲ 임실치즈에서 치즈만들기 체험을 하는 어린이들.

‘돈’보다 ‘사람’ 우선의 행복한 마을공동체
 전주한옥마을 관광객의 10% 유치가 목표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임실치즈마을의 목표는 사람이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2012년 임실치즈마을에는 7만 명이 넘는 체험객이 다녀갔고 17억3천만 원이라는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정작 행복해야 할 마을 주민들이 행복하지 않았다. “살려고 체험하는 거냐? 체험하려고 사는 거냐?”는 하소연들이 들려왔다. 성장만을 위한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성공과 그에 따라오는 돈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일 뿐 절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게 임실치즈마을이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있었던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론이다.

“사람으로 승리했다”
임실치즈마을 이진하 운영위원장은 임실치즈마을의 성공 비결을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임실치즈마을이 지금의 마을공동체로 자리 잡기까지는 수많은 역경이 있었다. 풀무원 공동체와 같이 소득을 한 데 모아 필요한 만큼 나눠 써보자며 1987년에 발족했던 예수가족원(예가원) 공동체. 7가정이 의욕적으로 덤볐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3년 만에 해산됐다.
다시 13가정이 모여 ‘바른 농사 실천 농민회(바실농)’을 만들었다. 하지만 ‘바실농’ 역시 3천만 원의 손실을 남기고 3년 만에 해산됐다.

이쯤이면 ‘나 혼자라도 먹고살아야지’ 하며 지쳐 나가떨어질 만도 했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가 과연 실패한 것일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민했죠. ‘우리는 실수를 했을 뿐이다. 실수에서 그만두면 그것이 실패가 되는 것이고 다시 시작하면 그것은 과정이 되는 것이다. 우린 실패한 적이 없다.’ 이게 결론이었어요.”
다시 일어났다. 이진하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비빌 언덕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2002년 농림부가 시행한 녹색농촌사업 응모를 결심했다.

“이곳은 60세 미만이 전체 인구의 65% 이상이었죠. 아마 전국의 농촌마을 중에서 젊은 사람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마을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겁니다. 특히 젊은 인적자원은 전국 어디다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죠. 사람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임실치즈마을 전경.
▲ 이진하 운영위원장

더 큰 행복 위한 또 한 번의 출발
“치즈체험을 통해 마을 사람들의 삶이 묻어나는 판매사업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임실치즈마을의 운영위원회는 공동체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2013년 임실군은 ‘농식품 6차산업화 사업단(농업회사법인 ㈜임실치즈레인보우)’을 꾸렸다. 총 20억 원이 투입돼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3년 동안 추진되는 사업단은 참여를 희망하는 다수의 마을공동체, 생산자단체, 개인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법인을 설립한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임실치즈마을 역시 2억100만 원을 출자하며 주식의 57% 이상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연간 3만 명이 찾아오는 치즈돈가스 식당 운영권과 4억5천여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판매장을 ㈜임실치즈레인보우에 넘겼다. 임실치즈레인보우가 임실치즈마을의 자회사가 되는 격이다. 이를 통해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의 10% 이상을 임실로 끌어들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임실치즈마을의 처음 목표는 행복한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었죠. 치즈마을의 성공이 지역 발전에 밑거름이 되고 그로 인해 마을공동체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이것이 임실치즈마을의 성공인 셈입니다.”

임실치즈마을에서 시작된 치즈만들기 체험 외에도 전국적으로 농촌체험들이 포화상태다. 지자체별로 각종 체험마을들과 체험 농가들을 발굴해내며 희소성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진하 위원장은 최고가 아닌 또 하나의 ‘최초’를 계획하며 임실치즈마을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임실치즈마을이 ‘최초’의 치즈로 먹고 살았다면 그 다음의 ‘최초’는 뭐가 될까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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