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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의 ‘비빔밥 찬가’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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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23  11: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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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비빔밥은 동북아 정신·문화적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
비빔밥에 담긴 통합·조화의 철학
하얼빈을 통해 널리 알리자"

하얼빈은 중국 동북 3성(흑룡강성, 길림성, 요녕성)의 중심지이자 흑룡강성의 성도(省都)로, 중국에서도 가장 추운 도시에 꼽힌다. 하얼빈은 우리 민족에게 역사적인 도시이다. 안중근 의사가 1909년 일본 초대총리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곳이 만주 하얼빈역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을 방문하면서 “안중근 의사 의거현장에 기념표지석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고, 시진핑 주석이 적극 공감하며 올해 1월 하얼빈역에 ‘안중근 기념관’이 세워졌다. 많은 중국인 관람객들이 안중근 기념관을 찾고 있다.

최근 하얼빈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K-FOOD FAIR’라는 한식 홍보행사를 개최하였다. 슬로건은 ‘한국식품의 풍미, 얼음의 도시 하얼빈과 인연을 맺다'였다. 하얼빈에서 대규모 한국 농식품 홍보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안중근 의사의 애국심이 서린 역사적 장소여서인지 미국 뉴욕, 중국 상하이 등 다른 지역과는 달리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이번 하얼빈 식품홍보행사는 한국식품을 시연·시식할 수 있는 체험행사 위주로 진행되었고, 현지인들의 호응도 매우 높았다.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방한 시 구매했던 한과 등 쌀 가공품과 고추장 등 장류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하얼빈 중심가인 소피아광장에서 열린 비빔밥 행사는 1천명분의 비빔밥이 10여분만에 소진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비빔밥은 화합과 조화의 음식이다. 하얼빈은 중국, 러시아, 조선족 등 다민족이 어울리는 지역이다. 비빔밥이 다양한 민족의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이 될 수 있다.

비빔밥을 처음으로 언급한 문헌은 19세기 말엽의 ‘시의전서’다. 시의전서는 비빔밥을 ‘부븸밥’으로 소개하면서 “밥을 정히 짓고 고기 재워 볶아놓고 간랍 부쳐 썰어놓고 각색 나물 볶아놓고 좋은 다시마튀각 튀여 부숴놓고 고춧가루 깨소금 기름 많이 넣고 비비어 그릇에 담아 위는 잡탕거리처럼 계란 부쳐 골패쪽만치 썰어얹고 완자는 고기 곱게 다져 잘 재워 구슬만치 비비어 밀가루 약간 무쳐 계란 씌워 부쳐 얹나니라”고 했다. 비빔밥은 밥, 채소, 계란, 고기 등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이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음식이다. 지역과 재료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계절과 상황에 맞게 다양한 재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항공사 기내식으로 도입될 만큼 외국인들 입맛에도 잘 맞는 음식이다. 국내항공사의 기내식 비빔밥은 국제기내식협회의 ‘머큐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 기네스 펠트로는 본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비빔밥 만드는 영상을 직접 올리며, 날씬한 몸매의 비법으로 비빔밥을 꼽아 화제가 되었다.

aT는 하얼빈 조선족 소학교인 도리소학교에서 ‘한국요리 체험교실’을 열고 학생들과 함께 비빔밥을 만들기도 했다. 도리소학교는 1909년 독립투사들이 세운 학교로 안중근 의사도 이 학교에서 거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어린 학생들에게 비빔밥, 떡볶이 등 한국음식 만드는 방법을 요리사가 알려주고 선물로 한국음식을 주자 매우 즐거워했다. 그러나 조선족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고, 아이들도 우리말을 잘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다. 하얼빈에서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도 한국음식이 해야 할 역할이 많다. 한국식품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한국문화를 살리는 길이다.
비빔밥에 대한 하얼빈의 관심과 호응은 이미 확인하였다. 한국 식재료의 수출과 식문화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비빔밥은 우리나라와 북한, 나아가 중국과 러시아, 일본까지 동북아 지역의 정신적·문화적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이 될 수 있다. 비빔밥에 담긴 통합과 조화의 철학을 하얼빈을 통해 널리 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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