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농업기술원 자원경영과 백윤금 지도관

▲ 전북도농업기술원 자원경영과 백윤금 지도관

농가형 가공식품은
자연과 진솔한 비법
묻어있는 백년 유산

1인 가구의 증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오감을 만족시키는 외식산업의 발달 등 요즘 사람들은 식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추세다. 단순히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닌 향수 어린 맛을 찾기도 하고, 미지의 맛을 즐기며 탐구하는 것이다. 이제 식품은 더 이상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이자 시대와 개성을 드러내는 아이콘이기도 하다. 뉴욕 번화가를 사로잡은 ‘김치 타코’나 ‘불고기 타코’는 외교사절단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이 잠재력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와 열정을 갖고 식품이라는 주제를 새롭게 해석하고 아이템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노력은 비단 도시에만 국한되지 않고 귀농인구가 증가하고 식품산업에 대한 니즈가 다변화되면서 농촌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농촌형 식품산업이 장류나 한과 같은 원료와 제조기술이 확보된 전통식품이 대부분이었다면, 전문적인 기술을 전수받고 과학적이고 위생적인 생산시설을 갖춘 농가 가공사업이 늘어난 최근에는 독특한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품질로 무장한 식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만들어진 발효식품이나 전통식품은 대기업에서는 흉내 낼 수 없으며, 수익성이나 대량소비의 개념보다는 자부심과 신뢰로 만든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전라북도 농식품 가공산업이 발전한 데에는 전북도농업기술원이 전통·향토자원을 활용한 농식품 우수상품 발굴과 신기술 가공제품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개최하고 있는 ‘농식품가공 및 아이디어 콘테스트’가 인큐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이 콘테스트를 통해 420여개의 제품과 아이디어가 출품됐으며, 그 중 20개의 품목이 상품화됐거나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콘테스트에 출품된 제품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간식류와 곡류 등으로 다양화됐으며, 제품의 완성도나 상품성도 향상됐다. 또한 우수한 제품들은 재심사를 거쳐 상품화 지원사업으로 연계해, 일회성 행사가 아닌 농가의 소득개발과 경쟁력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농가는 농가만의 장점과 강점을 갖고 있다. 믿음직한 농산물로 알뜰살뜰 정성으로 만든 제품은 대형 식품업체의 화려하고 다양한 제품들에 비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 특히 농업인들이 만들어내는 생산품들은 싱그러운 자연과 농부의 진솔함이 묻어있고, 전북지역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들이 고스란히 담긴 ‘백년의 유산’들이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 콘테스트는 새로운 상품개발에 대한 농업인들의 관심과 의욕을 북돋아주기 위한 기회로 ‘가족에게 먹인다는 혼신의 마음과 농익은 기량’을 가진 농업인들의 많은 도전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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