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농업 6차산업, 여성이 주인공이다 ③파주 산머루교육농장 신지희 씨

농업농촌의 6차산업화로 농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고령화와 개방화, 기후변화 등의 여건에서 생산 위주의 농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농업의 6차산업화로 신 성장동력을 찾고 농촌사회에 활력을 모색하고 있다.
농업의 6차산업화에는 여성농업인과 청년의 적극성과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6차산업을 지향하고 있는 전국 각지의 젊은 여성농업인들을 현장에서 만나며 6차산업에 있어 여성농업인들의 역할, 성공요인, 애로점, 비전 등을 담아본다.

 

 

외국인 체험관광으로
융복합 6차산업의 새 영역 개척

 

 

산머루마을 40여 농가에서 재배한  머루 전량 수매
머루 가공·판매·체험하는 농업의 6차산업의 전형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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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머루농원의 머루 가공제품을 시음하고 전시판매하는 전시관
5살 엘리트 농사꾼의
색다른 농업

맞춤형 체험프로그램 개발
외국 관광객 유치

평일에 외국 관광객이 오히려 국내 관광객보다 많은 곳. 서울 명동도 그렇지만 파주 적성면, 감악산 밑에 자리한 산머루농장도 명동 못지않은 곳이다. 산머루 농장은 김포와 인천공항에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인데다가 다양한 체험으로 중국,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 관광객의 한국문화 여행코스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여름의 초입을 알리는 화사한 모란꽃이 가득 피어있는 산머루농장을 찾았을 때도, 태국과 중국 관광객을 태운 버스 5대가 주차장에 늘어서 있었다. 외국관광객들은 냉동 저장해 놓았던 산머루로 잼을 만들거나 농장 전시장에서 머루와인 시음을 하고 있었다. 마치 잘 꾸며놓은 풍광 좋은 외국의 와이너리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2005년 제가 결혼할 당시만하더라도 이곳은 머루즙을 가공해 파는 정도의 작은 규모 농장이었죠. 이제는 상시 직원 12명을 고용하는 매출 20억의 중소기업형 농장으로 성장해 뿌듯합니다.”
올해 연간 체험객 1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산머루 농원의 현황을 농장의 젊은 안주인 신지희(35세)씨가 들려준다. 신지희 씨는 산머루 농장을 처음 일군 서우석(67세) 회장의 외며느리이자 현재 이곳 대표인 서충원 씨의 아내다.
하지만 농원에서 역할은 관광체험을 주도하는 알짜배기 일꾼이다.

체험관광 전체 수입의 80%

▲ 산머루 와이너리 투어는 특히 외국관광객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신지희 씨가 농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산머루농장에는 다양한 특화된 맞춤형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세 아이 어느 정도 키우고 농장 일에 합류하다 보니 열정만큼 큰 성과는 보이지 않아요.”
말은 이렇게 해도 한국농수산대(4기)를 졸업한 신지희씨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접목한 산머루농장에는 신선한 바람이 불고있다.
기존의 와인제조공정을 둘러보는 산머루 와이너리투어와 산머루와인 만들기 체험의 단조로운 형태를 시간과 비용 별로 패키지화한 것은 꽤 독창적이었다. 신지희 씨가 직접 체험진행을 담당하는 머루잼 만들기와 아이들과 함께하는 머루초콜릿 체험 등 계절별 상품도 마련했다.
체험프로그램의 강화 덕인지 지난해 산머루농장의 체험관광 소득이 전체 소득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산머루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산머루농장은 이제 1차 생산에 머물지 않고 가공 유통과 체험관광까지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농업의 6차산업화를 이룬 농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외국인 대상의 체험관광이란 새 영역을 개척하며 우리나라 농촌 홍보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외국관광객들이 불편함 없이 체험을 할 수 있게 배려합니다. 우리나라 농촌을 알리는 일이 자랑스럽습니다.”

산머루농장의 역사
자랑스럽게 이어간다

▲ 남편은 1기, 신지희 씨는 4기 졸업생인 한국농수산대 동창 커플로 우리나라 농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
산머루농장을 개척한 서우석 회장은 산머루와인의 창시자다. 서 회장은 감악산에서 흑염소를 키우다가 우연히 감악산에 산머루가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 1979년에 최초로 야생 산머루를 이식 재배하는데 성공했다.
자신만이 아니라 이웃에게도 산머루 재배법을 전파해 현재 이곳 40여 농가가 산머루를 재배할 수 있게 도왔고 이웃 농가의 산머루를 전량 수매했다. 껍질이 얇은 산머루는 생과로 유통이 어려워 거의 가공을 하게 되었고 머루즙, 와인, 잼, 푸딩 등 다양한 산머루 가공품을 생산하게 되었다.
산머루농장 2 세대인 서충원 대표는 부친의 뜻을 이어 한국농수산대(1기)를 졸업했고 일찌감치 유통과 관광 분야 개척에 나섰다. 아내인 신지희 씨와 함께 농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농장 곳곳에 차별화 전략을 세워나갔다. 40개의 개인 와인셀러를 운영하는 것 등이 바로 신지희 씨 부부의 젊은 감각에서 나왔다.
몇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캠핑문화도 일찌감치 받아들였다. 농장 위쪽에 캠핑장을 만들어 젊은 고객들을 농장으로 불러들이는 것도 젊은 부부의 아이디어다. 캠핑장에는 텃밭을 마련해 각종 채소를 캠핑장을 찾은 고객이 맘껏 따먹으며 농촌의 푸근한 정과 인심을 느끼게 배려했다. 어찌 보면 산머루농장을 찾은 고객들이 또 다시 농장을 찾게 하는 투자였다.

농촌에서 오히려 혜택을 누리다

▲ 산머루농원은 머루의 생산 가공 체험 등의 모든 것이 가능한 테마파크의 모습을 갖추고 체험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젊은 엄마들도 살기 좋은 곳입니다”
세 아이의 엄마인 신지희 씨는 도심에서 많이 벗어난 이곳이 갑갑하게 느껴지지 않는단다. 오히려 어린 자녀들 교육에는 도시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고 들려준다.
자연환경과 접하면서 아이들이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농촌형 특화학교라 집 문 앞까지 학교버스가 운행돼 더할 나위 없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만족해 한다.
도시인에게는 쉼터가 되어주는 산머루농장이지만 신지희 씨에게는 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며 농업의 새 영역을 개척해 가는 활약의 무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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