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미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 이상미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식물을 재배·관리하며
생명의 소중함·돌봄의 기회
건전한 노동의 대가 경험

‘꽃잎자리에 희망의 씨앗을…’ K시에 소재한 한 교도소에서 이루어진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문구다. 정부는 많은 재정을 투입해 범죄 감소를 위한 여러 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수형자가 건전한 시민의 일원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교정시설에서도 교정·교화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농업활동을 통한 치유(치유농업)이다. 무엇보다 수형자들의 심리적 문제를 완화시키고 부정적인 사고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예방적 차원의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2010년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법무부, 고용노동부, 안전행정부, 중소기업청 등 5개 부처가 ‘출소예정자 등의 취업, 창업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농촌진흥청은 농업활동의 치유적 특성을 이용한 체계적이고 완성도 높은 전문 교정·교화용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해 그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수형자들은 식물을 직접 재배·관리·수확·이용하며 생명의 소중함, 돌봄의 기회, 경이감, 건전한 노동의 대가를 경험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식물의 성장사에 인간의 인생사를 통합시킴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에 나아갈 바를 모색할 기회를 얻게 된다. 또한 공동 작업 속에서 구성원들과의 갈등·적응·협동·역동을 경험하며, 갈등과정에서 나타나는 분노를 다루는 훈련을 통해 출소 후 사회생활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분노의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각자 맡은 역할의 수행으로 아름다운 정원이 조성되는 과정을 통해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역할과 적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사회 복귀가 가능하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씨앗을 뿌리면서 “이 수용생활 자체가 내 생애 씨앗뿌리기”라고 말한 한 수형자는 차갑고 어두운 흙속에 웅크리고 있던 씨앗이 흙을 뚫고 나와 자라는 것처럼, 차가운 수용생활을 극복하고 빛을 받아 성장하고, 푸를 미래의 자신을 그렇게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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