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주 이용객 고령 농촌노인들, 전자금융 사기 표적 대상

 지역 단위농협 금융보안시스템 부실
피해 예방법 등 대책 마련 시급

국민, 롯데, NH농협 등 사상 최악의 카드사 고객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2차 금융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NH농협의 주 고객층인 농촌지역 고령노인들의 경우 2차 금융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커 대책이 시급하다.
농촌지역 주민들 대부분이 금융거래에 취약해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등 전자금융 사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지역 단위농협의 경우 금융보안시스템 관리가 부실해 2차 피해의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검찰이 밝힌 이번 카드 유출 사고의 피해 고객 수는 NH농협카드 2천500만명, 롯데카드 2천600만명, KB국민카드 5천300여만명 등 모두 1억여 건을 넘는다. 이 중 중복되는 고객과 사망하거나 해지했는데도 고객정보가 폐기되지 않은 경우 등을 감안해도 1천500만명 정도의 고객정보가 유출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 가운데 농촌지역이 전자금융 사기 등 2차 피해 우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농업인 대부분이 농협은행을 주 거래처로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정보유출 이후 농촌지역에서 보이스피싱 등을 통한 2차 금융범죄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0일 경북 포항 오천 구정리 정모(여·74)씨는 “누군가가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려한다. 농협은행의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정 씨는 다행히 함께 있던 지인들이 “가르쳐 주면 어떡하냐. 보이스피싱일 것”이라며 전화기를 빼앗는 바람에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인터넷과 전화 ARS 이용이 어려운 노인들이 지역 농협을 직접 찾아 통장잔고를 확인하는 등 고령층 고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처럼 농촌지역 고령층이 2차 금융 피해에 노출됐음에도 농협카드측은 농촌지역 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금융피해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농협카드는 카드사 회원정보 유출과 관련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고객들의 피해사실과 관련해 우편과 이메일로 통보하겠다.”며 피해 대책방안을 내놓았다.
 

■ ‘보이스피싱’이란?
‘전화를 통해 개인정보를 낚아 올린다’는 뜻에서 일명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으로도 불리는 전화금융사기는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공공기관, 금융기관, 수사기관 등을 사칭하여 세금환급, 카드대금 연체, 출석요구 등을 빌미로 송금을 요구하거나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다.

■ 대표적인 보이스피싱 유형
“엄마, 난데...”
가짜 아들: (다급한 목소리로)“엄마, 난데...”
엄마: “응? 00니?”
가짜 아들: “엄마, 내가 술을 많이 먹고 사고를 쳤어, 지금 당장 500만원 주고 합의하지 않으면 큰일날 것 같아, 어떡해~! 지금 있는 대로 내 친구 계좌로 좀 보내줘”

“서울검찰청입니다”
ARS: “서울검찰청입니다. 7월 10일 1차 법정출석을 하지 않았습니다. 2차 법정출석일을 알려드리겠습니다. 9번을 눌러 문의해 주세요”
피해자: 9번을 누르고 “무슨 일로 출석을 해야 하나요”
가짜 상담원: “잠시 확인해보겠습니다. 사건조회를 위해 성함과 주민등록번호를 말씀해주세요” “00님의 계좌가 금융사기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피해 방지를 위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말씀해주세요”

“00은행입니다”
ARS: “고객님의 카드로 79만원이 결재되었습니다. 상담원 연결은 0번을 눌러주세요”(0번을 누르면)
가짜 상담원: “카드가 결재되셨군요. 카드번호를 알려주시면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우체국입니다”
ARS: “수취인 부재로 우편물이 반송 예정입니다. 확인하시려면 0번을 눌러주세요”(0번을 누르면)
가짜 집배원: 집배원의 실명을 밝혀 안심시키고 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 번호, 계좌번호, 신용카드 번호 등을 물어본다.

■ 전자금융사기 상담 및 신고
- 한국인터넷진흥원 118 상담센터
- 경찰청 국번없이 1379번, http://www.police.go.kr
- 검찰청 국번없이 1301번, http://www.spo.go.kr
※ 이미 전화금융사기를 당해 돈을 송금한 경우에는 경찰에 신고하고 가까운 은행이나 금감원(02-3786-8576)을 통해 ‘계좌지급정지’와 ‘개인정보노출자사고예방시스템’에 등록해 추가적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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