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미래다’ -제주 감귤산업 현황과 지도방향

30년생 성목이식…수령 연장, 당도 증진으로 2배 수익
대학 한학기 등록금 3,500원 하던 시절 감귤값 3.75kg당 1,200원…
‘대학나무’로 불려

감귤 하우스재배로 1년 365일 매일 감귤 먹게 돼
지도공무원에게 빠른 기술정보 얻기 위해
삐삐 사 채워주고, 휴대전화기까지 사 줘

 

▲ 이중석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
2014년 갑오 새해를 맞아 본지 새 기획으로 도별 농업기술 중점 지도과제와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집중 탐색하기 위한 특집기사 ‘농업이 미래다’를 마련한다.
이 특집기사를 통해 한국 농업의 실상과 향후 발전방향의 청사진을 확인해 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제주도는 세계7대자연경관으로 선정된 세계 관광명소로 연 1,200여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든다.
겨울 최저기온이 0.4~0.8℃로 노지에서 특별가온이 없이 무, 당근, 양배추 등이 양산되어 내륙국민의 녹색채소 공급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감귤은 1년 365일 매일 생산되는 세계 제일의 감귤산지이다. 제주도 농업 집중탐사 특집기사는 아래 순서로 게재할 계획이다.

총 20,595ha에 조수입 8,011억원
제주 감귤산업의 현황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이중석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을 만났다.
이소장은 일찍부터 감귤농업을 집중적으로 탐색 공부해온 국내 감귤농사지도의 최고 전문가다.
그는 감귤산업선도국이었던 일본에서 간행해온 감귤농업팜플릿 자료를 입수, 이를 번역해 감귤농가 지도교본으로 활용해 온 감귤지도 선도자이다.
이소장은 제주감귤에 대한 무한한 긍지를 보였다.

“제주도의 전체 농업소득은 1조6천억원에 달합니다. 그중 감귤소득은 8,011억원으로 감귤은 제주도민 60만명의 사활을 좌우하는 중심 작목입니다. 제주도의 농가소득은 3,950여만원으로 전국 제일의 소득을 자랑합니다. 제주 농가소득 1위 선도는 감귤농사로 얻어낸 결과로 보아야 됩니다.”
제주도에서 감귤농사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11년이었다.
일본인 ‘미네’는 한국내 제일 따뜻한 지역인 서귀포지역에 감귤묘목 32본을 들여와 2년여에 걸친 시험재배 끝에 1913년 감귤과수원을 조성했다.
감귤농사가 본격화된 것은 일본인 주도아래 3,000평 과수원을 주식회사 형태로 개설한 것이 효시가 되었다. 이때 작고한 강창학씨가 이사(理事)로 참여했다. 이 과수원은 현재 강창학씨의 후손인 강창립씨가 운영중이다.
감귤농사를 크게 확산시킨 주인공은 박정희 대통령이었다.
박대통령의 관심을 받들어 김종필 총리가 서귀포 지역내 법정, 강정, 소호지역의 땅에 운정농장을 개설, 감귤식재가 본격 확산됨에 따라 농가도 따르면서 감귤증산이 촉발된 것이라고 했다.
1970년대 초반 3.75kg들이 감귤 한상자 값이 1,000~1,200원이었다. 서울대 한학기 등록금이 3,500원으로서 감귤나무를 ‘대학나무’라고 부르게 되었단다.
이소장은 여기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감귤농사 소득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서귀포 사람들의 자녀들은 대학을 갈 생각을 않고 모두가 감귤농사에 매달렸습니다. 그래서 서귀포 지역에서는 공무원으로 입신한 사람이 별로 없어 감귤이 인재난(人才難)을 불러왔노라고들 합니다. 한편 감귤농사가 본격화 되기 전에는 서귀포 지역이 백합꽃 주산지였습니다만 감귤농사가 본격화 되면서 백합농사를 밀어내고 말았지요.”
이처럼 감귤농사에 불이 붙자 제주농민들이 너도나도 감귤농사에 뛰어들어 1989년 제주전역에 감귤재배 면적이 2만5천ha로 불어나고 생산량이 72만톤 내지 100만톤에 육박하면서 공급과잉을 불러와 값 폭락이 있었다.
도당국은 생산조정 개입의 묘안이 없었다. 마침 1990년 1월27일부터 1주일간 영하의 혹한이 내습,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세하리 일대와 남원읍 일대 감귤밭 300ha가 동사하면서 재해에 의한 생산조정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감귤을 동사시킨 농가는 감귤 대신 바나나를 280ha에 입식했다. 이때 도당국이 생산조정 협의에 나서 농민 동의를 구해 조정됐다. 2012년 기준으로 감귤재배면적은 총 20,595ha이다. 그리고 재배농가는 31,070호, 조수입은 8,011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편 감귤농사의 냉해피해에도 불구하고 보상시책이 없었는데 제주출신 강보성씨가 농수산부장관으로 입각, 보상지침이 마련되어 현재 감귤농사 재해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단다.
제주도내 감귤 품종분포를 보면, 온주밀감류로는 궁천조생, 흥진조생, 일난1호 등이며 만감류로는 한라봉, 세로가, 감평, 베리만도나, 남진해 등이다.
1987년 이전까지는 감귤을 노지에서만 재배해 왔다. 제주감귤 소득이 획기적으로 증가된 것은 하우스재배에서 비롯됐다. 감귤 하우스농사 도입의 주인공은 재일교포출신 이순천씨이다. 그는 대형 하우스농장을 설립해 온주밀감류 재배를 선도했다.
제주도내 감귤하우스 재배면적으로 전체 재배면적의 11%인 3,094ha에 이른다. 가온을 위한 유류사용에도 불구하고 평당 20~25kg을 기록, 벼농사보다도 소득이 월등히 높아 감귤생산의 저력이 입증되고 있다.
이소장은 여기서 또다시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한국 감귤하우스 농사 도입으로 매일 감귤을 생산, 국민들이 1년내내 감귤을 먹게 되었습니다. 미국, 중국도 감귤을 생산하고 있지만 노지재배만 해 수확기 중에만 맛을 봅니다. 한국의 감귤농사가 일본인에 의해 도입됐지만 일본농민의 고령화 가속으로 농사를 포기하는 폐원이 갈수록 늘어나 한국 감귤농사가 일본을 추월,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매우 자랑스런 일입니다.”
한라봉, 황금향, 세도가, 천리향 등 고급종인 만감류가 도입된 것은 1992년이었고 정착된 것은 1999년이었다.
한라봉은 초창기 온주밀감류가 kg당 1,500원 할 때 3,500원 내지 12,000원을 받아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그후 도입된 세도가품종 3월 수확물은 맛이 최고로 좋아 한라봉보다 kg당 200~300원 더 받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황금향은 가온재배로 추석전 수확시 kg당 1만원을 호가, 소득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이런 고급 만감류의 등장으로 제주 감귤농사는 축복받은 농사라고 했다. 이소장은 제주도 감귤과 함께 월동작물 재배로 큰소득이 있어 농업하려는 사람에게는 기회의 땅이라고 했다.
1,000~2,000평 감귤농사로 1억소득 올리는 농가가 수없이 많다고 했다. 그리고 1만평 내외 농사로 한 마을에서 6~7억원 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많다고 했다.
이소장은 감귤농사 소득증대방향을 이렇게 제시했다.
만감류인 한라봉은 설 출하 목적으로 과중(果重) 350g의 대과중심으로 생산시 승산이 크다고 했다. 황금향은 추석절 단경기 출하를 목적으로 가온재배시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도가는 당도 13브릭스, 산 1%이하의 맛을 내도록 역점 재배하면 소득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남진해 품종은 4월말~5월초 수확을 목적으로 무가온 재배시 kg당 5,000원을 받게 된다고 했다.
이소장은 이어서 노지 감귤과수원 리모델링 작업을 적극 권장했다.
감귤나무는 종전 경제수령이 35년~40년이었다. 30년생 성목(成木)을 이식하게 되면 세근(細根)이 증식되면서 수령(樹齡)이 연장된다. 이식 3년차 이후에는 착과가 다시 이루어지는데 이때 당도가 2.5브릭스 향상되어 소득이 종전 노지재배보다 2배반 증대된다고 했다.
따라서 노지 재배농가에서는 성목기 이식 재배로 감귤농사의 새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취재를 안내했던 제주도농업기술원 기술조정지원과 손명수 과장은 이중석 소장을 가리키며 이런 말을 했다.
“이소장님은 한창 현장지도할 때 농민들이 이소장으로부터 기술정보를 빠르게 얻어내려고 삐삐를 사 채워줬어요. 그리고 휴대전화가 처음 나왔을 땐 큰 모토로라 전화기를 사주는 등 감귤재배농민들이 이소장을 무척 따랐지요.”
두사람 모두 옛날 감귤농사 지도에 얽힌 아련한 추억을 더듬었다.
이제 백발이 되어 퇴직을 앞둔 이소장과 기술입수를 따랐던 농민들의 노고가 있어 오늘날 제주감귤이 세계 최고의 선진감귤로 선 것을 확인하게 됐다. 고기를 주기보다 그물을 줘 거둔 성과를 입증 확인하는 기쁜 순간이었다.

■ 현장인터뷰 - 감귤재배 대표농가 : 제주도 서귀포시 하효동 태동농장 한중섭 대표

가온재배로 생산한 감귤 대과로 30% 소득증대

2013년 1억7천만원 소득

태동농장 한중섭 대표는 고교졸업후 농사에 입문, 감귤농사 33년차인 농업인이다.
한대표는 만감류인 한라봉 180본과 천혜향200본을 하우스 1,500평에서 재배중이다. 한편 온주밀감류인 유라조생 320주 1,200평, 궁천조생 200주를 1,000평 노지에서 재배하고 있다.
그는 “한라봉은 약간의 연료로 3월 15℃가 되도록 보조 가온을 합니다. 그러다가 날이 따뜻해지면 무가온으로 키우다가 겨울로 접어들면 다시 가온, 12월말~1월 수확 출하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온을 통해 감귤 2/3배 크기의 대과(大果)로 만들어 무가온시보다 30%이상의 가격을 더 받아내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하우스재배로 1억원 조수입에 7천만원의 순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유라조생과 궁천조생의 온주밀감은 노지재배를 통해 각 3,000만원과 2,000만원의 순수익을 얻는 건실한 농업인이다.
그는 유라조생과 궁천조생종 노지감귤의 경우 당도향상과 소득증대를 위해 30년생 성목 이식작업을 마친 상태다. 이식 후 40cm정도의 높은 이랑을 만들어 비가 올 때에는 물고임이 없이 배수가 잘 되도록 하고 있다.
가뭄시는 지하농업용수의 관수시설을 갖추어 점적관수를 통한 수분조절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제초와 빗물 침식방지, 햇볕반사기능을 도모하는 타이백을 깔아주어 과일의 고른 착색을 촉진, 당분축적을 촉진시키고 있다.
또한 바람에 의한 상처 경감과 채광 및 공기유통 촉진, 나뭇잎 낙하, 낙엽억제를 위한 가지유인 메달기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한대표는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아래 토양검정과 나무 영양검사를 받아 처방에 다른 시비와 적정 영양분을 공급, 증산을 이끌고 있다.
수확물 대부분은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품질을 인정해 주는 소비자와 직거래 중인데 값을 더 받는다고 했다.
한대표는 인건비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가족노동력 중심 영농을 위한 품종배치 및 작형 구성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의 이런 노력으로 2013년 1억7천만원의 순수익을 얻었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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