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자 21세기여성정치연합 부회장

▲ 오경자 21세기여성정치연합부회장

"우리의 손으로
남녀동수 지방의회를
만들어낸다면 그것이야 말로
21세기 갑오개혁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갑오 새해가 밝은지도 어느새 반 달이 가까워오고 있다. 말은 상서로운 동물이라 마음부터 뛰는데 올해는 특히 청마의 해라 하니 더욱 큰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오늘은 갑오년의 여러 일들 중에 갑오개혁, 그 중에서도 여성과 관련된 것만 살펴보고자 한다.
갑오경장이라고 불리웠던 갑오개혁은 백성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시대의 문을 연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사대부의 특권이 무너져 내리면서 자연스레 여성의 부당한 억압을 풀어줌으로서 남존여비사상의 종언을 고하게 되는 것도 갑오개혁의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여성의 억압을 푼 것은 과부금혼제도의 폐지이다. 말 그대로 과부의 개가를 제도적으로 막아 여성의 행복권을 정면으로 침탈했던 이 제도는 사실상 과거제도와 맞물려 효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데 과거제도도 폐지함으로서 명실상부하게 과부의 개가 문제에 관한 여성 자신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여인의 속박을 푸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갑오개혁은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열고 여성교육의 중요성을 천명하고 여성에게도 교육을 실시할 것을 천명한다. 이에 힘입어 기독교 선교사들이 전국에 학교를 설립할 때 남녀 학교를 고르게 세움으로써 여성교육의 봇물이 터지게 된다. 교육에서 기회를 평등하게 누릴 수 있고 인재등용의 문을 열었으니 사실상 모든 면에서 남녀는 평등하게 됨으로서 우리나라 양성평등은 이 때 이미 틀을 완성한 셈이다.
우리는 이미 깨어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이 큰 착각임을 먼저 깨달아야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다.
이런 의식의 개혁을 이번 갑오년에는 확실이 이루어내서 명실상부한 양성평등을 이루어내야 한다. 그 시금석이 이번 6월에 실시되는 지방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구가 절반인 여성이 사회 전반에서 절반의 자리에 있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현실에 주목한 UN은 일찍이 모든 분야에서의 남녀동수 참여를 권유해 오고 있다. 동네 골목골목을 살펴야 하는 지방의회야 말로 어느 것보다 먼저 남녀가 동수로 참여하여 균형 잡힌 시각으로 행정을 펴나갈 수 있게 하여 그늘진 곳을 줄여나가야 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제 여성들이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지방의회부터 착실하게 챙겨나가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과감하게 앞으로 나서야 하고 여성들이 그들을 열심히, 마치 내 일처럼 밀어 올려야 한다. 공천이면 공천, 무 공천이면 무 공천, 어느 경우이건 여성들이 이번에는 똘똘 뭉쳐서 여성들의 등을 밀어 앞으로 나가게 만들고 인재를 폭넓게 발굴하여 그들을 밀어 올리는 작업을 계획적으로 해야 한다. 여성이 여성을 안 찍는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낭설임을 여러 연구가 이미 통계적으로 지적한지 오래다.
농촌여성의 문제를 농촌여성만큼 잘 알고 살갑게 해결할 인재가 과연 누구이겠는가? 공약을 다듬어 만들고 선거 때만 여성들의 비위를 맞추는 사탕발림에 이제 그만 속고 이번에는 우리의 대표를 보내는 대 개혁을 단행하자. 순전히 우리의 손으로 남녀동수 지방의회를 만들어낸다면 그것이야 말로 21세기 갑오개혁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농촌은 농촌여성 내 손으로 만든다. 내일은 밝으라고 있는 것이고 꿈은 이루어지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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