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시인

▲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시인

"꿈과 희망을 안고
청마처럼 힘차게 내달려
상서로운 기운과
행복한 나날이 피어나길…"

갑오년 청마(靑馬)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새뜻하다. 들판을 자유로이 질주하는 말처럼 농촌여성의 대표지, ‘농촌여성신문’이 보다 더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한 해가 되길 바란다. ‘농촌여성신문’은 그간 농촌여성의 동반자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상대적 약자인 농촌여성의 권익을 대변하면서 소득향상을 위한 과학적 영농기술 현장을 누비며 알찬 정보를 제공해 왔다. 농업·농촌문화를 일구면서 농촌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앞장섰다.
새해라지만 희망만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현실이 무겁다. 우리 농업·농촌이 처한 환경이 녹록치 않기에 그렇다. 가히 태풍급에 해당하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FTA보다 더 강도가 센 초(超)태풍급인 이름도 생뚱맞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농산물시장 전면 개방을 추구하는 협정이다. 산 너머 산이다. 한국농업이 견디기 버거운 시련이 될 것이 자명하다. 물론 우리 농촌여성들이 도전하고 풀어가야 할 난제도 산더미 같이 쌓여 있다. 더더욱 힘든 한 해가 될 듯싶다. 미래는 언제나 불안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농촌여성신문이 이렇듯 농촌여성이 맞닥뜨린 시련과 도전, 절망의 그루터기에 ‘희망의 씨앗’을 심어줘야 할 책임이 생긴다.
말은 예로부터 신성시된 동물이다. 서양에서는 행운을 가져다 주는 유니콘(unicorn)으로 칭하기도 한다. 싱싱한 생동감, 뛰어난 순발력, 탄력 있는 근육, 미끈하고 탄탄한 체형, 기름진 모발, 각질의 말굽과 거친 숨소리 등 강인하고 역동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다.
농촌여성신문이 그 어느 해보다 청마의 기운을 받아 도사리고 있는 농촌여성들의 좌절과 불안을 떨쳐버리게 하는 수호자가 돼야 한다. 위기 속에 기회가 싹이 트고 절망 속에 희망을 낚아 올리지 않는가. 앞서가는 과학영농을 실천하는 독농가와 농촌여성을 이어주는 매개자 역할도 더 순발력 있게 해 줘야 한다. 농촌발전을 위한 창의적인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통이 큰 살아 있는 심층적이고 실사구시적인 기획연재물이 이어져야 한다. 심층성, 참신성, 독자성을 지녀야 평가받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한 주제를 심층으로 파고드는 기사에 대한 목마름이 존재하기에 그렇다. ‘발품’을 팔아야 가능한 일이다. 농촌여성들이 그 속에서 ‘푸른 말의 해’에 어떤 작목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것인가?’ 하는 지혜와 지식을 발 빠르게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존에 있는 요소들의 단순한 종합이 아니라 질적으로 다른 새롭게 밝혀내거나 벌어진 일이어야 한다. 농촌지역 여성종합주간지로서 이제껏 보다 더 농업 전반을 구석구석 살펴 올바르고 정확한 시의적절한 영농과 생활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도시고 농촌이고 간에 인터넷,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 새로운 소통 수단을 통해 수많은 단어가 쉴 새 없이 교환되고 있다. 그럼에도 언어의 흐름은 단절돼 있다. 사람들은 파편화(破片化)되고 끼리끼리 무리 지을 뿐이다. 소통을 늘려야 이런저런 분열을 막을 수 있다. 도시화되고 있어 공동체문화가 점차 무너져가는 농촌도 예외가 아니다. 언론은 문장 한 줄로 세상을 뒤흔든다. 농촌사회 곳곳을 누비며 모순과 갈등을 지적하고 예리한 분석으로 농촌사회의 흐름을 잡아낸 취재기사는 희망을 준다. 농촌여성신문만의 시각에서 농촌사회 곳곳을 파고듦으로써 차별화하는 일도 멈춰서는 안 된다. 그걸 포착해내는 눈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가 결국 좋은 신문이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잣대가 된다.
청마의 해에 창간 8년차를 맞는 농촌여성신문이 아닌가. 꿈과 희망을 안고 청마처럼 힘차게 내달리는 올 한 해, 농촌여성신문을 통해 농촌여성독자 모두에게 상서로운 기운과 행복한 나날이 피어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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