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옥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연구관

▲ 변명옥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연구관

유전체 정보 활용으로
고품질 품종 개발 앞당겨

현 정부가 들어서고 ‘창조경제’이란 말을 자주 듣곤 한다. 매스컴에서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창조산업과 미래전략에 대해 논의·검토 중이라 말한다. 여기서 미래전략은 현재의 데이터와 공공정보를 토대로 빅데이터를 구축해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로드맵을 그려나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빅데이터가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빅데이터를 ‘원유’에 비유하기 시작했다. 기름이 없이 기기가 돌아가지 않듯, 빅데이터 없이 정보시대를 보낼 수 없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입증하듯 일반에게 공개된 생명정보로 실험 없이도 새로운 품종을 육성할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다. 미국보건원(NIH)의 유전자 서열 자료기관인 유전자은행(GenBank)은 1억6천700만 유전자의 서열을 보유하고 있다. 컴퓨터와 생물학의 결합으로 과학자들은 방대한 기초생물자료를 대량 분석해 유전체학, 단백체학, 대사체학 등등 상상을 초월한 새로운 분야들을 창조·확대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15여 년 전부터 작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쌀·배추 등 작물과 미생물 등에 대한 유전체 연구를 완성해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감자·고추·토마토 등 많은 작물의 유전체가 완전히 밝혀졌으며, 이들은 모두 공개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토마토를 포함한 가지과(科) 식물이다. 9억 염기쌍의 DNA로 구성된 토마토 유전체의 염기서열 정보는 3만5천여 개의 토마토 유전자 기능정보 뿐 아니라 유전자의 배열과 구성, 유전체 구조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토대로 토마토 육종 기술개발을 가속화해 생산성 높은 고품질의 토마토 재배와 함께 육종 비용을 50%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원리로 특정 알고리즘이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방대한 자료에서 목표특성을 찾아내는 유전체 기반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빅데이터만 분석해도 어떤 품종이 특정 병에 병저항성을 지니고 있는지, 환경 재해에 저항성을 나타내는지를 추적해 품종을 육성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다면 고품질의 신품종 농산물이 식탁에 오를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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