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여성이 농업경제의 주류로 성장해야권희경 국립창원대학교 가족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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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25  13: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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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경 국립창원대학교 가족복지학과 교수

"여성이 농업 경제의
주역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농업 정책이 여성 친화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농식품부의 정책에 대한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하기 위해 농업인 교육이 실시되는 진주를 찾았을 때의 일이다. 농업인 교육을 받을 경우 농업인 영농 자금 장기 저리 대출 자격에 가산점이 부여되는 데다 특히 여성일 경우 상당한 가산점이 추가로 부여되기 때문에 당연히 여성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을 하고 현장을 방문하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60여 명의 교육 참여 농업인 중 여성은 한 명도 없었고 모두 남성 농업인뿐이었다. 또한 영농 자금 대출을 받는 여성의 수도 극히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정부에서 장기 저리로 영농 자금을 대출하는 정책에 있어 여성의 수혜율이 남성보다 훨씬 더 낮은 것이었다.
성별영향분석평가는 정부 주요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과정에서 성 차별적 요인들을 분석하고 평가함으로써 정책이 여성과 남성에게 평등하게 기여하도록 개선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연구 책임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왜 여성에 대한 혜택이 있는 정책에 여성의 참여율이 그렇게 낮은가에 대하여 원인을 분석하게 되었다.
이후 설문과 면접 조사를 통해 여성의 참여율이 낮은 배경이 설명되었다. 첫째, 남성을 우선시하는 가부장적 문화가 만연해 있기 때문에 사업을 여성 명의로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사업주 또는 농지의 명의가 대부분 남성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주가 여성일 경우에만 가산점이 부여되는 제도에 대하여 여성의 접근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였다. 정부가 제공하는 대출에 대한 자격 가산점을 조금 더 받기 위하여 사업주나 농지의 명의를 여성으로 변경할 의지가 있는 농가는 거의 없었던 것이다. 둘째, 농업인 대상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나 시간대가 남성 중심적이었다. 농업인 교육이 다양한 곳에서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여러 지역에서 거리가 비슷하고 교통이 편리한 곳을 교육 장소로 선정하다 보니 대부분 도시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교육 시간도 거의 낮시간대에 배정되어 있었다. 그러다보니 농사일뿐 아니라 가사와 육아의 부담까지 함께 지고 있는 여성이 이동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도시까지 와서 교육을 받기가 어려웠다. 셋째, 교육 내용도 여성의 참여를 유도하지 않게끔 구성되어 있었다. 남성이 주로 논농사에 많이 종사하는 반면 여성은 다양한 밭작물과 과수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농업에 있어 성별 분업 현상이 있는데, 농업인 대상 교육 커리큘럼은 논농사를 중심으로 짜여 있어 여성들이 교육 참여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농업에 주로 종사하는 인구 중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다. 농촌 인구 및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의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농촌 여성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더욱 다양하고 무거워질 것이다. 그러나 여성이 농업에도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가부장적 의식과 관행,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여성의 권한과 가정 내 지위수준, 직업인으로서의 보상체계는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현재 여성 농업 경영주의 비중은 불과 16.2%에 불과하다.
앞으로 여성이 농업 경제의 명실상부한 주역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차원에서 함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먼저 거시적인 차원에서는 농업 정책이 여성 친화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이 때 여성 친화적이라는 것은 단순히 여성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에 그치는 결과적인 것이 아니라, 모든 정책에서 여성의 접근성을 높이고 여성이 처한 사회경제적 위치를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시적인 차원에서는 여성 농업인 개인과 가족이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영농의 주체라는 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농업과 정책에 참여해야 한다. 이를 통해 농가 내에서의 양성평등과 함께 농업에서의 성주류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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