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 특별기획 - 일본의 여성농업인 정책

사명감·자신감 키워 창업성공 뒷받침

소액지원 성과 확인 후 본격 지원
성공 여성 강사 내세워 강연 지원

농촌여성신문은 창간 7주년을 맞아 일본 농업의 동태와 농촌여성의 활동상황을 특집으로 소개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다. 가까이 있어 기후조건이 비슷하다. 또한 쌀을 주식으로 할 뿐 아니라 채식(菜食) 민족으로 식생활마저 비슷하다. 특히 일본은 국민소득과 기술수준이 우리보다 앞서가는 이웃이기에 이들의 활동동태를 관찰하는 것은 우리에게 성장을 도모하는 좋은 활력소가 될 것이다.

글 싣는 순서
1. 도쿄 소재 농가레스토랑 운영실태 스케치
2. 일본농업의 특징과 여성농업인 정책
3. 도쿄 내 미야자기현과 이와테현의 농산물직판장 운영실태
4. 일본의 농업 및 식품산업기술 연구동태

일본의 여성농업인정책을 탐색하기 위해 일본대학교 카와테 토쿠야 교수와 농촌지도여성공무원 퇴직자 연구모임인 ‘농산어촌 여성생활 활동지원협회’ 사이토쿄코 사무국장을 만났다.
이 두사람과의 회견을 통해 언어낸 일본 여성농업인정책에서 우리가 배워야할 정책과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모든 정책이 농업인 스스로가 사명감을 가지고 자조적으로 문제해결을 해나갈 의욕과 자존감(自尊感) 고취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창의, 체험, 응용능력을 최대한 발휘시키려는 정책이념으로 면밀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첫째 일본의 농가호당 경지 면적은 1.5㏊에 불과, 우리와 비슷한 소농영농규모이다.
따라서 일본정부는 농업소득만으로는 가계경영이 어렵다는 전제하에 농산물가공의 핵심주역인 여성농업인 일감갖기 창업지원에 각별한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
일감갖기 창업지원은 성공과시, 외형갖추기 보다 소규모 사업, 적은 자금지원으로 사업 시작을 유도한다.
차근차근 체험과 응용을 거쳐 성공의 가능성이 확인된 경우 본격 지원한다. 사업 시작 단계에서는 우리 돈으로 200~300만원 정도의 아주 적은 돈을 지원한다.
농가가 가지고 있는 냉장고, 분쇄기등 제반시설과 기자재를 최대 활용하도록 지도한다.
성공 가능성이 확인되면 최대 300만엔의 1/3인 100만엔을 융자가 아닌 전액 완전 보조로 성공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정부는 돈을 주기보다 사업추진상 실패가 있을 여지를 제거, 성공을 지켜주려고 노력한다. 사업에 걸림돌이 될 위생, 공해 등 제반 규제사항에 큰 지장이 없는 한 규제를 최대 완화, 사업을 쉽게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여건조장에 주력한다.
카와테 교수는 “작은 규모로 사업에 착수하여 성공 가능여부를 차근 차근 확인해 나가야 창업주가 자신감을 갖게되고 성공의욕을 일으켜 열심히 사업을 이끌어 나가게 됩니다”라며 일을 크게 벌리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사이토 사무국장은 공무원 퇴직자 연구모임의 회원들은 재직중 경험하고 연마한 지도기량을 사장(死藏) 하지 않고 창업여성인의 지도교육에 힘을 쏟는다고 했다.
그리고 창업에 성공한 여성농업인에 대한 심층 지도를 위한 ‘창업전문가 양성 비즈니스과정’을 개설 운영한다.
이 과정은 푸드비지니스와 경영분석을 주 교과내용으로 하여 호텔에서 2박3일 숙식하며 전일(全日) 교육으로 진행된다. 교육생은 자신의 창업제품과 제품생산과 판매중에 부딪친 문제를 리포트로 작성, 교육에 참가한다. 참가시 제품의 포장디자인 자료까지 지참한다.
교육생과 강사진 합석(合席) 그룹으로 집중토론을 거쳐 교육생별 문제파악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교육생은 수련후 귀가하여 교육중 도출된 사업개선방향에 입각, 사업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교육참가비는 3만5천엔이다. 많은 사람이 몰려 수강생 선별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교육은 1993년 개설된 이후 지금까지 700명 수료하였다고 한다.
한편 협회는 각현(우리로 말하면 도) 단위로 6개블럭으로 엮어 6개월간 전문가 중심의 지역순회강연을 한다.
순회강연은 각 현별 농업동향과 성공사례 확산과 정보교류의 좋은 기회가 된다. 이처럼 일본정부의 여성창업지도정책은 자금지원보다 지도행정을 면밀히 추진, 성공을 뒷받침한다.
둘째, 카와테 교수와 사이토 국장은 여성농업인 포상에 큰 자부와 긍지를 보이며 포상개요을 설명해 줬다.
일본정부는 매년 3월 10일을 ‘여성농업인의 날’로 제정, 여성농업인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제고시키는 한편 여성농업인을 격려한다.
이날을 기하여 우수농업인을 선발 포상한다. 상은 45세 젊은 주니어부문과 45세 이상 시니어부문으로 구분, 약 30~40명을 선발 시상한다. 포상은 장관이 하며 시상금은 없다.
일본정부는 상금을 내주기 보다 수상자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명예욕을 고취시키는데 힘쓴다.
금년 26회 시상식이 있었다. 정부에서는 TV와 라디오방송을 통해 시상 실황중계와 신문보도를 통해 전국민에게 여성농업인의 공로를 널리 홍보해 준다.
그리고 일본정부는 수상자의 성공사례를 널리 확산 보급시키기 위해 수상자에 대한 강사출강을 뒷받침 한다.
카와테 교수는 “30~40명의 수상자를 대거 선발, 그들이 거둔 성공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전 국민에게 주지시키는 일이 돈을 주는 것보다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현지인터뷰

■ 카와테 토쿠야 일본대학 교수는...

한·일 여성농업인 정책연구

카와테 교수는 원래 일본 농림수산성에서 근무하던 공무원이었다. 125년전 개교된 일본대학교 교수로 발탁되어 현재 생물자원과학부 식품비지니스학과 교수로 재직중에 있다.
그는 여성농업인의 역할과 활동 및 정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한일(韓日)양국의 여성농업인 활동 및 정책연구 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학교에서 내준 연구비를 가지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으로 연수를 와 6개월간 머물며 주로 농촌현장을 찾아 한국여성농업인의 식품가공창업 활동상황 조사연구에 힘을 써온 친한파 학자이다.
카와테 교수는 여성농업인 대상 연구를 하게 된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식품비지니스학과 교수로 일하다 보니 여성농업인들이 농산물활용 식품가공실태를 파악하는 일이 학술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아 연구에 빠져 들었습니다. 한국과 교분을 튼 것은 7년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6개월간 체류하면서 한국인과 인맥쌓기와 공부를 나름대로 많이 했습니다”
카와테 박사는 삼성과 LG등 재벌기업들의 농업정책의 관심도도 공부를 했다며 이들 기업들이 농업에 대해 구상하고 펼치고 있는 것이 매우 훌륭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감명이 깊었다고 밝혔다. 한편 카와테 교수는 한국에서 농촌여성신문이 발간되고 있는 것을 매우 부러워하면서 일본도 이런 신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기자일행을 맞아 농촌여성신문의 창간과 발간에 얽힌 사항을 취재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 사이토 쿄코 사무국장은...

소농탈출 위한 6차산업화 촉진 지도

사이토 국장은 농산어촌 여성생활지원협회 전무 겸 사무국장이다.
농산어촌여성 생활활동지원협회는 우리로 말하면 생활개선지도공무원의 퇴직자가 주축이 된 연구모임이다. 회원들은 재직중 축적한 지도기량을 사장(死藏)하지 않고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지도 사업을 벌인다. 이 협회는 회장 휘하에 전무이사 겸 사무국장, 이사 및 감사가 있고 사업부서로는 총무과 등 5개과가 있다. 사무국장과 과장은 상근(常勤)하고 있다. 협회회장은 역시 정부 요직(要職)을 맡아 일했던 국가공무원 퇴직자로 현재 소화여자대학교 학장으로도 활동중이다.
이 협회는 1956년에 창립, 설립 57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협회 회원 및 회우(會友)는 총589명이며 이들은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강사로 출강 및 현지 지도를 맡고 있다. 사이토 국장은 “우리 협회는 농업의 6차산업화 확대 촉진과 소농 탈출을 위한 지도에 힘쓰겠습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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