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다문화특별기획 - 해피투게더 :진화하는 결혼이주자교육-금산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 부이티 밧뚱씨는 “방문교육서비스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충남 금산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군청 직영)는 지난 8일 ‘2013 하반기 방문교육서비스 대상가정 체험활동’을 열었다.
그동안 가정에서 지도사와 개별 수업만 받던 방식에서 탈피, 방문교육대상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야외체험행사에 대한 결혼이주여성들의 호응은 대단했다.
센터와 거리가 멀어 서로 모일 기회가 없던 교육생들은 소풍가는 어린이들처럼 즐거워했다. 이 같은 새로운 시도는 교육의 질과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체험활동 통해 친구도 사귀고…
전국 206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같은 지역이라 해도 거리가 멀거나 교통편이 원활치 않아 평소 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결혼이주여성을 위해 가정방문교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금산센터 김진명 담당교사는 “가정방문은 일대일방식이라 면담식 집중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결혼이주여성들끼리 교제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며 “금산센터는 방문교육대상자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상반기에 원예치료체험을 시도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은 방문교육서비스 대상자 31명이 참가해 ‘진악산 뜰농가 맛집’에서 깻잎 장아찌 담기 체험행사가 있었다.
충남 금산군에 사는 베트남 출신 부이티밧뚱(29) 씨도 이날 함께했다.
부이티밧뚱 씨는 베트남 출신으로 3년 전 한국으로 시집와 남편 이 모씨와의 사이에 두 살난 딸을 둔 새댁이다. 가족은 진산면에서 콩, 버섯, 고추 등을 재배한다.
부이티밧뚱 씨는 “저는 한국음식을 너무나 맛있게 먹고 좋아하지만 막상 남편은 내 요리를 맛있어하지 않는 눈치”(웃음)라며 “오늘 잘 배워서 한국에서 제일 맛있는 장아찌를 남편에게 만들어 주고 싶다.”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한국 전통음식 반찬 만들기는 결혼이주여성들의 큰 고민이다.
전통 장아찌 담그기 달인으로 불리는 ‘진악산 뜰 농가맛집’ 박순애 대표는 결혼이주여성들의 고민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전통 발효음식, 장아찌 담그기는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도 잘 못하는데 결혼이주여성들이야 오죽하겠나?”라며 “오늘 제대로 한번 배워보고 집에서 맛있는 반찬 만들어 드시라.”며 격려의 말부터 했다.
부이티밧뚱 씨는 한국생활 3년치고는 제법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그는 “저도 열심히 공부했지만 센터에서 집까지 찾아와서 가르쳐주는 한국어 수업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체험활동 참가자들은 소풍온 것처럼 즐거워했다.
일대일교육, 한국어실력 ‘쑥쑥’
금산센터는 올해 하반기에 결혼 다문화 40가정을 대상으로 주2회 2시간씩 방문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주기간에 따른 단계별 한국어교육 서비스와 부모교육, 자녀의 인지·자아·정서 역량 강화를 위한 자녀교육의 3개 분야로 운영된다.
한국어교육 담당 5명, 가족생활교육 담당 5명으로 총 10명의 방문교육지도사가 열정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방문교육은 초기 입국자,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저소득 한가정부모 및 차상위계층, 다자녀 가정, 맞벌이 가정 등이 우선 선정되며 교통 불편이나 임신·출산으로 외부 출입이 곤란한 경우에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김 교사는 “특히 자녀생활서비스는 자녀들의 성장과 함께 필요성이나 서비스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농촌지역 신생아 중 다문화가정자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이 아이들을 잘 양육하는 것은 지역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과제”라고 말했다.
일대일 개인수업으로 한국어 지도를 받을 수 있는 방문서비스는 초기 입국자들이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부이티밧뚱 씨는 “저도 방문서비스를 통해 한국어실력이 금방 늘었는데 선생님들이 먼 거리 오랜 시간이 걸려 찾아오실 때 마다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지 않아 초기이주자들이 모두 개인교습을 배울 수 없으니 조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생들은 야외에서 단풍이 물드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장아찌도 만들고 이야기 꽃도 피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금산 지역 특산물인 깻잎을 다듬기고 채 쓸고 양념 얹어 통에 담기까지 전 과정을 배우면서 수다 반, 실습 반인 즐거운 교제의 장을 만끽했다.
직접 만든 장아찌를 담아가는 길에는 웃음꽃이 넘쳤다.
부이띠밧뚱 씨는 “집에 가서 솜씨 좀 자랑해야 겠다.”며 “서로 만날 기회가 적은 우리(방문교육대상 결혼이주가)들에게 이런 시간까지 배려한 센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