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맛을 되살린다-맛의 방주에 오른 토종먹거리 8가지

맛의 방주는 사라질 위기에 놓인 종자나 음식을 국제적으로 등재해서 온 인류가 같이 함께 지켜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의 토종 먹거리 자원 8가지가 올해 처음 국제슬로푸드생명다양성재단 맛의 방주에 올라 화제다.
장흥 돈차, 태안 자염, 제주흑우, 제주 푸른콩장, 진주 앉은뱅이 밀, 울릉도 섬말나리, 연산 오계, 토종한우 칡소가 맛의 방주에 올랐다. 연속기획으로 하나씩 종자나 음식을 보전해야 하는 이유와 그 특징을 알아본다.

제주 푸른콩장은 제주에서 생산되는 푸른콩으로 만든 장이다. 장의 종류에 따라 된장, 간장, 누룩장, 막장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 푸른콩은 제주도에서 푸린독새기콩, 푸른독새기콩 등으로 불리운다.
제주 푸른콩장·간장은 육지에 비해 몇 가지 뚜렷한 차이가 있다. 명칭처럼 푸른콩이란 특별한 콩으로 만들어졌고 일반 된장·간장과 맛에 있어서도 차이가 난다. 일반 전통된장에 비해 큼큼하지 않고 술 향 같은 향이 나며 약간 단맛이 돈다. 푸른콩간장도 향과 단맛이 다르다.
제주 푸른콩장 만드는 방법은 삶은 콩을 누룩가루와 소금을 섞고 기다려 장을 만드는 제법이다. 삶은 콩을 발효시키는데는 누룩만 사용한다. 이렇게 콩의 발효에 누룩을 사용하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는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 아니다. 제주도에서 사용하는 누룩은 보리나 밀을 사용한다.
제주 푸른콩은 제주도에서는 장콩이라는 이름으로도 부른다. 푸른콩을 장콩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제주 푸른콩이 장류 원료로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푸른콩은 삶았을 때 달고 찰진 편이다. 이런 맛 특성으로 푸른콩은 된장용 이외에도 콩 국수용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또한 제주 푸른콩잎은 은은한 단 맛이 돌아 쌈용, 절임용으로 이용된다.
제주 푸른콩은 지역·토속성이 강해서 육지에 심을 경우 성분이나 품질 면에서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제주도 이외의 지역에서는 제주 푸른콩의 빛깔을 가진 장류용 대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현재 제주 푸른콩이 재배 되고 있는 지역은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대정읍, 남원읍, 표선면, 제주시 한경면, 한림읍 등이고 제주 푸른콩장을 담는 지역은 서귀포 지역이다.

한해 생산량은 어느 정도?
제주 푸른콩의 추정 연간생산량은 40톤 정도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상당량은 영농조합법인 한라산청정촌의 장류 제조용으로 계약재배 되고 있다.
푸른콩장은 서귀포 지역 일부 가정에서 만들어지고 있고 상업용은 영농조합법인 한라산청정촌에서 생산하고 있다.
제주 푸른콩은 전통시장인 제주시, 서귀포시, 한림, 모슬포, 중문, 표선 등의 5일장에서 가정 장용으로 또는 소규모 식당 콩국수용으로 소량 판매된다.
주된 판매시기는 장 담그는 시기인 양력 11월~2월, 파종을 앞둔 5월~6월, 여름 콩국수가 팔리는 7~8월이다. 이들은 자가소비를 하고 남는 양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품종이 소멸위기에 처한 이유?
제주 푸른콩장은 300여년 전 조선시대 규장각에 보관되어 있는 주방문(酒方文)이라는 한글 조리서에서 찾을 수 있으나 1924년에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는 이미 그 자취를 찾을 수 없다. 제주 푸른콩의 주된 용도는 장류 제조원료여서, 재배 선호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상기온,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2~3년 흉작이 이어질 경우 제주 푸른콩은 종자보존도 어려운 상황에 처할 형편이어서 맛의 방주에 등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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