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맛을 되살린다- 맛의 방주에 오른 토종먹거리 8가지

제주흑우 고기... 올레인산 함량 높아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특징
제주흑우... 온순하고 영리하며 질병 저항성도 강한 가축

맛의 방주는 사라질 위기에 놓인 종자나 음식을 국제적으로 등재해서 온 인류가 같이 함께 지켜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의 토종 먹거리 자원 8가지가 올해 처음 국제슬로푸드생명다양성재단 맛의 방주에 올라 화제다.
장흥 돈차, 태안 자염, 제주흑우, 제주 푸른콩장, 진주 앉은뱅이 밀, 울릉도 섬말나리, 연산 오계, 토종한우 칡소가 맛의 방주에 올랐다. 연속기획으로 하나씩 종자나 음식을 보전해야 하는 이유와 그 특징을 알아본다.

제주흑우는 한국의 재래 한우의 일종이다. 제주흑우는 전신이 모두 검은색으로 덮여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흑우는 칡소나 한우처럼 외형적으로 크지는 않지만 성격이 온순하고 영리하여 사람들에게 꽤 친근감을 주는 가축이며 특히 해충이나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한우의 품종 중에서도 가장 강한 특징을 지녔다.
또한 제주흑우고기는 올레인산 함량이 다른 한우 품종보다도 높아 담백하고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육질평가 패널 테스트에서도 향미, 다즙성, 기호성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제주 흑우의 역사성 보존해야
오문유 제주대 교수팀은 제주시 애월읍에서 발굴된 유골 분석결과를 토대로 “제주흑우가 기원전부터 사육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흑우는 고구려의 안악 3호분 고분벽화에도 칡소, 누런 소와 함께 등장한다.
세종실록에 의하면 제주흑우 고기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임금 생일에 정규 진상품으로 공출되기도 하였다고 전해진다. 또한 제주흑우는 제주지역에서 제향 또는 진상품으로 공출되고 국가적으로 엄격히 사육·관리됐던 기록도 있다. 제주 흑우는 오랜 세월 지역민과 함께해온 문화적·역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맛의 방주에 올랐다.

품종이 소멸 위기에 처한 이유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은 한우 수탈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우는 일본 재래종에 비해 골격이 크고 온순하고 영리해 일소로는 최상의 조건이었다. 거친사료도 잘 먹고 환경 적응 능력도 뛰어나 일제의 수탈은 끝없이 자행되었다. 일제 강점기인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까지 한우 약 150만 마리가 반출되었다는 강점기 조선총독부의 기록도 있다.
또한 1938년의 한우 심사표준에서 “한우의 모색을 적색으로 한다”는 규정을 내세워 털색을 통일 시키면서 흑우와 칡소는 거의 사라지게 되었고 멸종 위험 품종으로 분류되었다.
더구나 1957년 외국의 육우 품종들이 도입되면서부터 육량위주의 시험사육은 제주흑우의 멸실 위험을 초래했다. 육량과 육질 면에서 생산성이 높고 방목사육에 적합한 품종이 농가로부터 호응을 얻게 되자 자연히 흑우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흑우보존을 위한 노력은?
제주도는 지난 1992년부터 제주 흑우 유전자원 수집과 혈통관리를 통해서 흑우를 집단 증식해 왔으며 2004년에는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제주흑우를 지역재래가축으로 등재했다.
문화재청은 2013년 7월 제주흑우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한우와 칡소, 교잡우와는 다른 제주흑우만의 혈통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도에서 제주흑우가 주된 생산지로서 현재 약 1,500두가 97농가에서 사육되고 있다. 제주흑우 사육은 일반 농가를 비롯하여 영농조합법인체를 설립하여 사육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도 유전자원 보존과 제주흑우의 개량과 증식을 목적으로 사육하고 있으며,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에서도 순수제주흑우 157두를 사육 제주흑우 보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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