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알고싶다

좋은 재료 엄선해 정갈한 마음으로 발효·숙성
신맛은 입맛을 돋워주어 영양불균형·탈수 예방

식초는 특유의 향을 지닌 신맛의 액체로 술에서 탄생한 발효식품이자 조미료다. 조미료로서 식초의 역사는 소금 다음으로 오래 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음료로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식품이다. 식초는 알코올을 먹고 사는 초산균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술의 역사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식초는 술에서 만들어지는 특성 때문에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명주는 그 나라의 대표식초를 탄생시킨 모태가 된다. 좋은 식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를 엄선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술을 빚어 발효시킨 후 숙성까지 충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제대로 된 식초를 만들려면 원료인 씻은 쌀을 불려 놓았다가 쪄서 고두밥을 만든다. 고두밥에 담금수를 붓고 누룩을 넣어 25℃에서 7일 동안 발효시켜 막걸리를 만든다. 막걸리가 다 익으면 체에 걸러 도수를 확인하고 6% 내외 정도면 식초를 만들 항아리에 옮겨 담아 초산균을 첨가한다. 이때 첨가하는 초산균은 종초(種酢), 즉 씨식초라 하여 별도로 준비한 초산균주를 뜻하지만, 옛날에는 이전에 담가 두었던 맛좋은 식초를 첨가해 식초를 만들었다.
20~30℃에서 45일 정도 발효시킨 후 적당하게 발효가 됐으면 이를 여과해 최종적으로 식초 항아리에 담아 일정기간 숙성을 시켜야 제대로 된 식초로 탄생된다. 숙성기간은 보통 2~3개월 정도가 필요하며, 숙성기간 중 초산 특유의 자극성 냄새가 줄어들고 재료 특유의 향과 식초의 맛이 부드러워진다.
발효식초는 조미료로서 요리에 이용된다. 요리에 이용되는 발효식초는 원료에 따라 동양에서 많이 이용하는 곡물식초와 서양에서 주로 이용하는 과실식초, 그리고 주정식초로 구분되며 각각 독특한 향미를 지니고 있다.
최근들어 사람들의 기호에 맞춰 고추, 흑미, 허브, 매실, 바나나 등의 식초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식초의 신맛은 입맛을 돋워주어 영양불균형과 탈수를 예방해 주기 때문에 여름철 요리에 많이 이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차가운 음식에 식초를 넣는 경우가 많으며 냉국, 냉면, 생채, 겨자채, 초질임 등이 대표적인 식초를 이용한 요리다.
고기, 가금류, 해산물, 채소에 발라주는 용도로 사용되는 식초 소스나 드레싱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이용방법이 발달했다. 중국요리에 많이 쓰는 간장·식초소스는 2~3차 소스의 재료가 되기도 하고, 전채요리와 고기요리 등에도 많이 이용된다.
어패류를 활용한 음식이 많은 제주도나 일본 등 해안지방에는 신선도나 위생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초소스가 발달됐다. 서양에서는 식초와 샐러드기름을 기본으로 하고, 그 외에 소금, 파프리카, 후추 등의 조미료들을 섞어 샐러드드레싱으로 이용하고 있다.

<도움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식품과 여수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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