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알고싶다

제주 재래마, 선사시대부터 등장
제주 재래마는 선사시대의 유물과 삼성혈의 탐라국 신화에 등장하는데, 이들이 제주마의 먼 조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는 화산섬의 토질에서 자라는 풍부한 초지와 맹수가 없는 온난한 천혜의 기후로 목축장으로서는 안성맞춤이다. 고려시대 몽고의 침략으로 벌어진 대몽항쟁 이후 원나라에 의해 제주에 군마(軍馬)를 길러낼 직영 목마장이 설치됐고, 생산된 말은 몽고의 징발로 제주말의 수탈이 시작됐다.
조선시대에 접어들어 대명외교(對明外交)의 수단으로 공출이 늘어나 말 사육두수의 감소와 질이 쇠락하는 결과가 양산됐다. 선조 29년 임진왜란 당시 전쟁에 나갈 우수한 말이 없어 왜군에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최근 관광·레저·산업소재로 이용
현대에 이르러 제주마는 그간의 수탈에서 벗어나 관광·레저·산업소재의 용도로 탈바꿈하고 있다.
재래마로 채워지던 제주에서 제주마, 서양종인 서러브레드, 혼혈종인 한라마 등이 함께 초원에서 어우러지며 제주초원이 말의 주산지임을 재현해 내고 있다.
2011년 현재 제주도내 1,157농가에서 2만2천263마리의 말을 사육하고 있는데, 이중 한라마가 75%에 이른다. 제주도에 혈통이 등록된 제주마 순종은 약 200마리에 불과하다. 한라마는 서러브레드 수컷과 제주마 암컷 사이에서 나온 암컷과 순종 서러브레드가 만나 탄생했으며, 2009년까지 제주산마로 불렸다.
서러브레드는 영국 암말과 아라비아 수말 사이에서 탄생했으며, 동작이 민첩해 경주마로 쓰이고, 퇴역 후에는 승마용으로 이용된다.
한라마의 경우, 약 79%가 육용, 체험승마용은 25%, 경주마용으로 2.2%로 쓰인다.
제주마(조랑말)는 승마, 경마, 전통마예(馬藝)공연, 조랑말 사랑싸움 놀이뿐만 아니라 말뼈, 말고기, 태반을 이용한 화장품에도 쓰인다.

목축문화 관광상품화로 인기
제주도는 말사육과 관련된 독특한 목축문화가 다수 개발돼 전승되고 있다. 제주의 영주십경 중 10번째 풍광이 바로 초원과 어우러져 말이 방목되고 있는 모습인 ‘고수목마’(古藪牧馬)다.
견월악에 있는 제주축산진흥원 목마장은 제주마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데, 관광객들이 추억으로 남기도록 공개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제주들풀축제는 초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불을 놓았던 ‘방애’라는 옛 목축문화가 관광상품화 된 축제다. 1997년부터 시작된 제주들불축제(예전 정월대보름들불축제)는 새봄을 알리는 희망축제로 2012~2013 가볼만한 축제 1위에 선정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조선시대 설치된 국영 목마장과 그 경계를 알려주는 잣성은 중요 역사문화자원으로 걷기여행의 중요한 코스로 사랑을 받고 있다.

<도움말: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시험장 조상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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