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하면 누구나 산과 바다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연상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형서점이나 시원한 곳을 찾아 더위도 식히고 책을 통해 마음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북캉스가 바로 그것을 말해준다.
북캉스는 ‘북(Book)’과 ‘바캉스(Vacance)’의 결합어로 독서를 즐기며 휴가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최근 경제가 어렵고 마땅히 갈 곳도 없는 사람들이 여름휴가를 알뜰하게 보내려고 북캉스를 선택하고 있다. 실제 유럽 사람들은 우리와 달리 책 몇 권을 챙겨서 한적한 피서지에서 2~3주씩 책을 읽으며 휴가를 보내는 것을 흔히 본다.
우리 국민들의 책 읽는 문화는 아직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독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다. 방안에 누워서도 책은 우리가 가보지 못한 낯선 곳을 안내해 주기도 한다.
위대한 왕들은 독서를 통해 국정을 이끌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사가독서(賜暇讀書)는 임금이 하사한 독서휴가 제도이다. 세종대왕은 선비들에게 휴가를 주어 책을 읽도록 권장했다. 많게는 3년까지 집이나 산사에서 마음 편히 책을 읽을 시간을 주었다고 한다. 서울 옥수동에 있는 독서당길은 당시 독서당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19세기 영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셰익스피어 휴가’란 제도가 있었다. 빅토리아 여왕은 고위직 관료에게 3년에 한번씩 1달간 유급휴가를 줘서 셰익스피어 작품 5편을 정독하고 독후감을 내도록 하였다고 한다. 셰익스피어를 통해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키우기 위한 취지였을 것이다.
우리도 책읽는 문화확산을 위해 사가독서와 같은 제도가 살아났으면 좋겠다. 올 여름은 더위도 식히고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독서휴가를 즐기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