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애의 건강한 가정, 행복한 세상

Q. 저는 대학교 졸업반으로 밑에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남동생이 있고, 아버지는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가정의 맏딸입니다. 지금은 온통 신경이 취직에 쏠려 있어 아주 예민한 시기입니다. 다른 것은 생각할 여유가 없고 하루하루 견디어 내는 것도 제겐 벅찬 일입니다. 그런데 아침마다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면 저는 밥도 안 먹고 그냥 학교로 가버립니다. 마음에 아픈 상처가 없이 자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 역시 술 좋아하고 집에서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자식들을 화풀이 대상으로 생각하는 엄마, 그러면서도 사랑한다고 얘기하며 자식들에게 집착합니다. 이렇게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자란 탓에 원만한 성격이 못됩니다. 또 의심과 집착이 심해서 남자친구와도 오래 사귀지 못합니다.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를 만나 얘기하는 것만 봐도 불안하고 짜증이 납니다. 저는 저의 이 못된 성격이 부모님의 불화에 있다고 생각하고 직접 대면해서 풀어서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괴로움을 얘기할 의지도 없습니다. 부모님과 대면하지 않고도 제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A. 우리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주 양육자인 부모에게서 사랑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생애초기부터 나누는 가족과의 사랑은 아기를 정신적으로 성장시키며 자신감을 길러줍니다.
생애초기에 가족과 주고받은 사랑은 그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도 생애초기에 주고받은 사랑의 방식대로 주고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다릅니다.
의뢰인의 경우는 자라면서 불안과 좌절을 너무 깊이 체험하여 지금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금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고, 상대를 의심하며 자라면서 쏟아내지 못한 분노를 상대에게 퍼붓습니다. 의뢰인이 남자친구와 사랑할 때 느끼는 ‘불편하고도 격한 감정’은 생애초기부터 형성되어 있는 감정입니다.
불화하시는 부모님에 대해서나, 남자친구와 감정적으로 좋지 않을 때 그 감정을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느껴 보십시오. 의뢰인의 불편한 감정을 상대에게 표현해 보십시오. 그 작업은 의뢰인에게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일 것입니다.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으면서 여러 번 느끼기를 반복하다보면 조금씩 그런 감정에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부모님께도 부모님의 불화가 얼마나 의뢰인을 힘들게 하는지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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