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적용한 ‘미래 농업용 전자기후도’ 제작돼
농진청 “미래 작물생산과 재배적지 예측 토대 구축”

미래 전자기후도로 2090년 예측해보니…
고랭지 여름배추 재배면적 급감
난지형 마늘 현재보다 9배 확대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해 우리 농업환경에 맞는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가 제작돼 이를 기반으로 미래 작물생산 예측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기온은 0.7℃, 우리나라는 이보다 2배 정도가 높은 1.5℃가 상승했으며, 현재 추세라면 21세기 말(2099년) 우리나라는 현재보다 평균기온 6.0℃, 강수량 20.4 %가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작물재배지의 변동, 이상기상 증가, 식량수급, 병해충 발생 등 농업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미래 농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농업환경에 적합한 보다 상세한 농업기후 및 기후변화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는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기후변화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우리 농업환경에 맞춰 필지(토지단위)별로 농업기후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농업용 전자기후도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농업용 전자기후도는 도시열섬, 냉기유입, 경위도, 고도, 지형 등 농업에 필요한 소기후모형들을 세밀하게 반영해 월최고기온, 월최저기온, 월평균기온, 강수량 등을 2011~2099년까지 10년 단위로 상세히 예측할 수 있는 지도다.
이 전자기후도는 단순한 자료 분석에서 탈피해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응한 작물생산과 재배적지를 예측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모든 작물에 대한 영향평가가 가능하게 됐다.
실제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를 이용해 고랭지 여름배추와 난지형 마늘의 미래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결과, 2090년 고랭지 여름배추는 재배면적이 급격히 감소하고 난지형 마늘은 현재보다 9배 정도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랭지 여름배추는 주로 6~8월 평균기온이 서늘한 평창 등 강원도 고랭지에서 재배되고 있으나 현재 추세대로 온도가 상승할 경우 재배면적이 급격히 감소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고랭지에 맞는 배추 품종 육성과 수급조절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난지형 마늘은 연평균기온이 높은 남해안과 제주 동·서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데, 현재 추세대로 기온이 상승할 경우 난지형 마늘 재배 적합지가 10배 정도 증가해 2020년에 제주도와 남부 해안지대, 2050년에는 동해, 서해 해안지대까지, 2090년에는 산악지역을 제외한 남부지방 전역에서 마늘이 재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진청은 고랭지 여름배추와 난지형 마늘에 이어 현재 감자와 참다래 등 2개 작물의 미래 재배지변동 예측지도를 제작 중에 있으며, 앞으로 사과, 배, 감귤 등 과수와 고추, 무 등 채소를 중심으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농진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최인명 센터장은 “기후변화가 국가적 어젠다로서 중요한 사안이 되고 있으며 농업도 기후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이번에 구축한 전자기후도와 기후변화 연구시설들을 기반으로 미래의 모든 상황에 대비한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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