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주말농원 최성희 대표

농사체험, 결혼상견례, 회식, 직거래장터 등
다양한 활동 터전으로 키워
연예인, 정치인, 외교관, 변호사 등
회원 몰려 친교모임 활발

▲ 남편 김대원 씨와 트렉터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성희 대표(사진 왼쪽).
인구 1,000만명의 서울. 그 한켠에 보물섬과 같은 땅 7,000평을 가지고 시민과 함께 농사재미에 흠뻑 빠진 대원주말농원 최성희 대표를 만났다.
이 땅은 1962년까지만 해도 경기 시흥군 신동면 세원리였다. 지금은 서울시 서초구 원지동이다.
최 대표는 이땅에 서울도심에서 내뿜는 공해와 자동차의 소음, 치열한 삶의 다툼으로 스트레스에 찌든 시민 1500세대를 모아 함께 상추, 고추 등을 가꾸며 자연의 순리를 깨우치고 있다. 그리고 푸근한 농심으로 이들을 보듬어 지친 심신을 풀어주는 따뜻한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최 대표의 재미난 주말농원 운영담을 들어본다.

농삿일 탐낸 700~800세대
땅나기 기다려

기자를 양재동꽃시장 앞에서 마중, 차로 농원으로 가면서 최 대표는 농원자랑에 신이 났다.
“밤이면 양재동꽃시장과 현대자동차 본사 건물과 이웃한 고층빌딩에서 내뿜는 휘황찬란한 불빛 한켠, 우리 농원에서 별을 보며 반딧불을 보는 것이 신기하기가 말로 다 못하지요. 농사는 힘들지만 시민 1500세대와 함께 농사짓는 일이 즐겁기 한이 없습니다.”
그녀는 연신 즐거운 비명을 토해냈다. 그리고 운전중인 최 대표에게 농원 터를 달라는 전화가 계속 쇄도했다.
3평단위로 1500세대를 분양하는데 입주 희망이 넘쳐 해마다 700~800세대가 땅이 나길 대기중에 있다고 했다.
양재동꽃시장에서 차로 7분여만에 도착한 농원은 최 대표의 말대로 고층빌딩 한켠에 보물과 같은 자랑스런 땅임이 분명했다. 최 대표는 결혼 32년차로 농사를 지어오면서 느낀 농사의 의미와 재미를 이렇게 얘기했다.
“농사는 힘든 노동과 땀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농사는 씨를 뿌리고 물을 주면서 수확을 기다려야 하는 자연의 순리를 가르쳐 주지요. 내맘대로 못하는 모나고 각진 세상, 농사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며 살아야 하는 일거리를 내주는 값진 사업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농원은 서울 도심에서 가까워 입주회원들이 아침, 저녁 짜투리시간 어느때이건 달려와 작물을 만지며 심신을 달랩니다. 특히 자녀들과 함께 농사를 체험하며 농약을 안 준 안전농산물을 생산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자랑합니다.”

눈 치료차 농원 찾아든 환자
6개월 농사 뒤 회복

농원개원 동기를 물었다.
“80년대 말이었지요. 농사로는 살기가 힘들어 이웃에 천원을 빌리러 가기 바쁜 시절이었어요. 농원에 교통사고로 눈을 다친 환자가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치료를 해야 눈을 고친다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찾아왔다며 땅을 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1년 치료계획이었던 환자가 6개월만에 완치를 했습니다. 그때 농사가 병치료에도 효험이 있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어요.”
그후 92년 서울시 농촌지도소에서 주말농원개발 시범사업을 하자는 제의가 있어 지금껏 이 농원을 지키게 되었다고 했다.

사회 각계인사 참여
친교와 각종 활동 터전

이 농원 고객중에는 가수 하춘화, 탤런트 박정수를 비롯한 연예인, 정치인, 외교관, 교수 등이 있다. 그중 전문직 중 변호사가 가장 많다고 했다.
현 국회의원인 홍문표 의원은 오랫동안 단골고객으로 그의 지역구인 예산, 홍성의 농산물 직거래장터를 개설, 유권자를 돕고 있다고 했다.
한편 회원중에는 이 농원에서 자녀들의 혼인 상견례와 데이트 장소로, 때로는 사돈을 비롯한 친지를 초대해 돼지고기에 쌈 싸먹는 등 회식의 장소로 이용하기도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이 농원에서 회원의 요구에 따라 된장, 김치, 장아찌를 생산 판매한다. 한편 회원과 함께 버스를 대절해 농촌현장 나들이 농산물 구입행사도 갖는다. 그리고 음악회와 반딧불축제 등을 개최해 회원간의 친목 유대행사를 갖는다고 했다.
이 농원 입주회원 중에는 농협, 삼성물산, 현대백화점 등 기업이 고객사은 보답차원에서 유치한 단체회원이 절반에 이른다고 한다.
1가구당 농원 이용 입회비 13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기업측 고객에게 선물 1점을 지급하기보다 농원 1년 입회비를 대주는 것이 효과가 크다.

실버농원 개설 꿈 키우는 중
끝으로 대원주말농원의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물었다.
“저희 집은 김해 김씨 집안입니다. 이 땅은 김씨 집안에서 1750년부터 지녀온 땅으로 올해 89세로 집안 10대손인 시아버지와 79세인 시어머니께서 우리 부부에게 물려주신 땅입니다. 이웃들은 땅팔아 도심에 나가 사업을 하라고 종용했으나 땅값의 이자 반푼어치도 안되는 소득이지만 우리부부는 농사짓는 재미에 푹 빠져 계속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이 농원을 가꾸어온 것을 후회안한다며 농원 한쪽에 60년대 농가가옥을 지어 당시의 생활용품과 농기구를 전시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른 한켠에 식물공장을 지어 신구(新舊)농업을 대비하는 견학장으로 활용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리고 제2실버농원 개설이 대원주말농원 온가족의 꿈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현 대원농원의 입주대기자 전원수용과 테마가 있는 제2실버농원 개설에 뜻을 두고 있노라고 했다.
제2농원 개설에 대비해 부군인 김대원(57세)씨는 만학도로서 경기대 관광개발학과 4년생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다.
장녀(32세)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뒤 잠시 주부로 쉬고 있다. 차녀(29세)는 미국 콜럼비아대학원에서 사회복지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들 두 딸을 앞세워 제2실버농원 개설시 노령실버세대 입주자 대상 최신 복지기법으로 알뜰 서비스 할 생각이란다.
막내 아들(20세)은 고교졸업 후 앞으로 한국농수산대학 마사과에 진학해 승마 실기를 연수받을 생각이다. 아들 역시 제2농원 입주 실버인 대상 승마체험특기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 대표 부부와 3남매 자녀 가족전원은 제2실버농원을 국내 최고의 농사체험 농원으로 가꾸어 나갈 멋진 꿈에 한껏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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