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츠와 감자탕’ 저자 한동철 서울여대 교수, 부자연구회 회장

기업주 개인소득세 증세만이 균형분배 효과 커
기부금 출연유도는 기부자 측근 시혜로 전락

미국발 모기지론으로 불거진 리먼사태에 이은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매우 심각하다. 이 여파로 미국의 젊은이들이 불공정 소득배분에 불만을 품고 ‘분배정의 구현’을 주장하며 시위를 했다.
이같은 사태로 2012년 새해벽두 한국을 비롯 지구촌 각지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한 반성 및 재벌개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자는 부자학회를 창립한 회장으로서 부자와 빈자와의 관계와 소통을 연구중인 서울여대 한동철 교수를 만났다.

한 교수는 부자와 빈자의 삶의 모습과 생각의 차이를 탐색하고자 한때 가난한 사람이 사는 빈촌에 살다가 지금은 부촌인 성북동에 와 산다. 한 교수는 빈자들의 동네에는 감자탕집이 많고 부촌 사람들은 벤츠자동차를 많이 타는 것을 보았다. 이를 보고 한 교수는 최근 ‘벤츠’와 ‘감자탕’을 아이콘으로 한 부자와 빈자의 삶을 풀이한 <벤츠와 감자탕>이라는 소설을 써냈다.
그는 먼저 부자를 이렇게 평가 풀이해 줬다. “부자는 돈의 소유액수를 말하는게 아니라 물질의 여유를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봅니다.”라며 재산소유 가액(價額)과는 관련이 없다고 정의했다.
굳이 재산소유가액으로 평가 정의한다면 30억원을 가진 가구주를 부자로 간주한다고 했다. 이는 보험업계의 평가기준에 따른 것이며, 현재 보험업계에서는 30억원이상 자산가가 30만~50만 가구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세계의 대부분의 거부들이 부당한 탈세, 장리고리채(長利高利債), 생필품 사재기 등의 편법과 비리로 돈을 모은다고 했다.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거부들은 자녀들의 징병기피와 철도, 해운, 광산사업 독과점과 정부와의 결탁 탈세로 돈을 모았다고 했다.
록펠러는 석유를 독과점한 메이저로서 정부와 결탁해  종업원 임금착취, 탈세로 한때 미국GNP의 1.5%인 370조원을 모았다고 했다. 그는 교회에 1/10조는 꼭내는 신심(信心)을 발휘했다고도 했다.
병을 얻은 록펠러는 담임목사의 권유로 자선가로 돌변했지만 그 후손들은 아직도 10조원의 유산을 가지고 있노라고 했다. 현재 세계 제1위 부호 빌게이츠는 재산 50조원을 모았다고 한다. 그도 사업초창기때 비리로 법원소환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했다. 빌게이츠는 계속적인 공익출연과 재벌대상 기부권유 선도로 100조원 이상의 공익자선기금을 모금중이다.
미국의 재벌개혁은 신자유주의를 주창한 레이건대통령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한다. 그는 개인 소득세를 종전 37%부과선에서 90%대로 대폭 높여 공정분배를 실현시켰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최근 세계적으로 의견이 분분한 ‘분배정의 구현’문제에 대한 해법을 이렇게 제시해줬다.
“기부보다는 증세(增稅)를 통한 부(富)의 분배가 되어야 합니다. 기업주 대상 개인소득 중심 증세를 해야 합니다. 기업대상 법인세증세를 해선 안됩니다. 법인세는 기업의 종업원 취업을 최대 보장하는 방패막이가 되게끔 최소의 징세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부유도는 실효가 적다며 증세를 역설했다.
“기부출연금은 기부자의 친소(親疏)에 따라 기부자 측근 중심 정실(情實)에 의거, 특혜로 나누어 주게 되어 균형분배의 실효가 크지 않습니다. 증세정책을 중점 시행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정부는 재벌기업에 대상 국부창출의 수출중심사업과 내수사업(內需事業) 중 국가사업을 대행할 큰 사업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등 정도(正道)경영을 적극 지도해야 한다고 일렀다.
한 교수는 특히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빵, 떡볶이, 커피 등 재벌후손들의 동네상권 잠식을 적극 차단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재래시장 성장을 막는 기업형 수퍼마켓사업과 소모성 자재구매대행(MRO)등 사업참여를 적극 만류, 진입을 억제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부(富)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입니다.”라고 정의하며 우리가 우러러보는 깨끗한 부자들인 청부(淸富)들의 미담을 다음과 같이 들려줬다.
미국유학에서 돌아와 유한양행이라는 의료재기업을 일으킨 유일한 박사는 70년대 느닷없이 아들, 딸, 손자에게 극소수의 주식을 넘겨주고 유한양행을 공익기업으로 양도해 청부(淸富)의 귀감이 되었다. 300여년 빈자와 이웃을 도운 경주 최부자의 3가구는 전재산을 영남대학에 출연 기부했다. 이는 세계적인 청부의 귀감사례로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과거 물류가 쉽지 않아 지금과 같이 재벌기업의 탄생이 쉽지 않았다며 지역별 소상공인 중심 거부는 있었어도 재벌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IT, 물류교류, 정보 등 각종 기술 발달로 창의력과 지혜를 최대 발휘할 경우 지구촌 곳곳에서 생산과 판매거점 갖춘 재벌기업을 일으킬 수 있다며, 정부는 국부창출을 대행할 기업육성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재벌에 대한 정당한 비평은 좋으나 무모한 재벌 해체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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