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자 21세기 여성정치연합 부회장

오 경 자
21세기 여성정치연합 부회장

산업혁명 이후 도시로의 대이동으로 공장 노동자가 급증하면서 여성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이유 없는 임금의 남녀차별에 항의하여 여성들이 집단으로 의사표시를 하게 된 것이 근대여성운동의 발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으로 해서 그동안의 여성운동의 대상은 공장노동여성의 모성보호와 임금평등쟁취가 주요 초점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21세기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주요 여성운동의 아젠다들이 그 큰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참여확대를 위한 몸부림도 주로 취업여성의 문제였고 대상은 공장이나 생산시설이고 기업이었다. 도시와 공장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양성평등쟁취의 현장이고 쟁점이었다. 정치참여확대 주장을 뜨겁게 해 온지 오래이지만 그 또한 정치참여의 결과물로 얻어내고자 했던 골은 이런 양성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 활동의 주체가 되기  위한 수단 이었다. 이는 세계가 공통적으로 지녀온 문제였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유엔이 2012년의 여성 문제 주제를 획기적으로 바꾸었다.
2012년의 유엔 여성 주제는 농업여성의 지위와 인권 및 경제발전의 문제이다. 실로 시의 적절하고 합당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농업여성의 문제에 이제야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늦은 일이고 뒤늦은 대응이라고 할수 있지만, 지금이라도 그 문제에 눈을 돌린 것은 만시지탄이나 지극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농업여성의 현실이 어딘지, 농업사회에서의 양성은 과연 평등한 지위를 누리고 있는지 등등 살펴볼 기초적인 일들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모든 일을 정부가 앞장서서 하도록 강제하고 농업여성의 활동과 그들이 경제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우선 농업경제활동의 기여도와 소득의 적정한 분배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을 심도있게 따져 봄으로써 명실상부한 농업여성의 지위를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한 해가 될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은 정부 책임 하에 이런 일들을 수행하고 국가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해야하는 의무를 지게 될 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내년 3월 유엔 여성 위원회의 회의가 끝나고 난 후에 다시 나누기로 하고 우리나라의 문제를 짚어보기로 하자.
우리나라의 농업여성들은 다른 어느 나라 여성들보다 월등히 많은 일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새마을 운동으로 대표될 수 있는 우리나라 농촌 근대화 운동의 한 가운데에 우리 농업여성들이 우뚝 서 있다. 새마을 부녀회의 역할이 없었으면 과연 우리나라 새마을 운동이 얼마큼 발전하고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감히 절반도 못됐을 것이라고 잘라 말해도 과히 틀리지 않으리라는 자신이 있다. 부녀회 활동을 위한 새마을 운동의 생활화가 없었더라면 아마 마을길을 넓히고 초가지붕을 없앤 가시적인 성과 정도로 머물러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느껴지기도 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는 말이다. 소득 증대를 생활 속에서 근검절약의 실천으로 꾸준히 이루어냈고, 부녀회의 활동을 통해 음주 노름 문화를 완화시키고 급기야는 추방하기도 하는 성과를 얻어낸 것은 괄목할 만한 업적이며, 새마을 운동 성공의 버팀목이었다고 할 수 있기도 한 부분이다. 
이제 정부가 나서서 농업여성들의 제반 문제를 깊이 있게 챙겨 보고 광범위한 정책을 입안 할 때라고 본다.
현재 여성부에서 다루고 있는 농촌여성 일자리 갖기 사업 하나로는 태부족이라는 지적을 하고 싶다. 차제에 농업여성 문제를 전반적으로 챙기고 그 대책을 입안하고 실천하는 일을 여성부가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나설 수 있도록 범정부적 차원의 정책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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