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성신여대 교수

 

정보화 촉진, 다양한 일자리창출 가족이산·해체 가속
정보화 사회진입 여성들 남성과 대등한 동반의 위치

우리 사회가 빠르게 산업화·정보화 시대로 진입되고 있다.
이같은 진전에 따라 가족구조 역시 빠르게 변화, 다양한 가족유형의 등장과 가족별 생활주기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가정의 변화는 사회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여성은 급격한 가정 및 사회 변화의 파급영향을 크게 받는 핵심주체로 부각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한 성신여대 김태현 교수를 만나 ‘사회변화와 여성의 위상과 역할’을 주제로 얘기를 들어봤다.

김 교수는 “우리사회가 정보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사회의 움직임이 매우 역동적이며 재미난 사회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라고 진단하며 재미있는 사회에 사는 것은 보람이 있다며 역동적인 변화의 중심에는 여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여성이 이 사회변화의 중심인물로 등장된 이유를 이렇게 풀이했다.
“여성들은 수천년의 긴 농경사회에서 주인공이 아닌 비켜서 있어야만 했던 소외자였습니다. 이제 급격한 정보화사회의 진입, 진화로 여성들이 남성과 대등한 동반의 위치에 와 있게 되고 말았지요.”
김 교수는 이같은 변화에 따라 남성의 의식과 시각도 변화하여 여성의 위상변화에 동조하여 여성의 변화에 맞춰 살려고 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김 교수는 89년 미래학자인 엘빈 토플러는 ‘미래쇼크’라는 저서를 통해 가족해체가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그의 전망이 적중하여 가족해체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해체의 이유로 농경사회에서는 모든 가족이 농업 중심으로 생계를 이어왔으나 산업화와 정보화가 촉진되면서 다양한 직업과 일거리가 창출되어 자녀들이 각기 자신의 기능과 소질에 맞춰 일을 찾아 이산, 가족해체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고 진단했다. 가족해체의 결과 만혼(晩婚), 독신, 저출산, 이혼증가, 미혼모 속출, 동성애자 발생과 독거노인 등장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서 산업화로 가족모두가 함께 살던 시절의 가족·가정의 신화(神話)와 규범(規範)이 크게 훼손 변질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결혼규범, 가장(家長)규범, 현모양처의 규범과 심지어는 정절(貞節)규범과 효의 규범마져 훼손 크게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산업화의 진행으로 가족의 구조, 기능, 가치관, 관계 등 가족생활 전반과 가정의 구조와 기능 전반의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여기서 자식들의 효규범이 흔들리는 이유를 이렇게 풀이해줬다.
“농경시대에는 자녀들이 아버지가 지녔던 농업기술을 세습처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정보화시대에 돌입하여 새로운 직업군이 생긴 지금에 와선 자식들이 첨단정보를 중시, 아버지로부터 얻을 정보가 없어진 탓에 존경심이 희박해지면서 효규범마저 흔들리게 된 것이지요.” 즉 부자간의 필요생활정보가 다름에 따라 존경심 실종에 이어 효심마저 증발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이어서 재혼가족의 급증이 빠르게 진전될 것이라면서 재혼급증을 매우 안타까워 했다.
김 교수는 재혼증가의 원인은 여성의 취업증가 맞벌이에 따른 이해갈등 상반으로 빚어지는 것으로 풀이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이혼율은 세계 최고라며 90년 재혼가족이 18,838가구이던 것이 2009년 39,765가구로 급증, 이혼만류지도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맞벌이가정에서는 남편의 적극적인 가사지원과 아내에 대해 따뜻한 격려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노인단독가구가 2010년 6%라고 밝히면서 2030년 11.8%로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통계전망을 제시했다. 그녀는 국민각자 개인적으로 젊었을 때 철저한 노후대비를 해줄 것을 강조하면서 특히 기대수명의 연장이 지속되는데 따른 보다 면밀한 노후준비를 당부했다. 한편 정부 역시 보다 면밀한 노인 일거리갖기 등 복지지원 시책개발 추진을 바랬다.
여기서 김 교수는 가족주기의 변화를 들어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줬다.
38년생의 여성은 통상 20세에 결혼하여 첫 자녀를 22세에 출산한 뒤 4~5자녀를 출산 양육했다고 한다. 막내 자녀의 결혼을 55세에 마치면서 부부가 55세 이후 60세 전후에서 수명을 마친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83년생 여성의 경우 27세에 결혼, 첫 자녀를 29세에 둔 뒤 단산(斷産), 한 자녀만을 키워 60세 전후에 결혼을 시킨다고 했다. 그런 다음 자녀를 내보낸 뒤 노부부만이 72세에서 82세까지 단둘이 살다 세상을 떠나게 된다고 한다.
노부부만의 생활시간이 12년에서 20여년까지 늘어나는 연장변화가 일어난다고 했다. 이런 노부부만의 생활시간 연장에 따라 부부간 갈등이 발생, 황혼이혼도 불사하는 사례가 점증된다고 했다. 즉 노부부마저 가족해체의 위기가 초래된다며 원만하고 화목한 노부부만의 생활을 이끌기 위한 주의와 노력을 환기시켰다.
김 교수는 이상의 가족해체, 가족규범의 훼손, 가족구조와 기능의 변화, 가족의 가치관과 유형의 변화가 좋지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하면서 그 해결책을 이렇게 제시했다.
“여성의 정서와 심성이 남성보다 보다 섬세하고 따뜻한 배려의 정신과 보다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가정을 화목하게 이끄는 창조의 상상력의 발현(發現)과 발휘는 여성에게서 비롯된다고 생각되지요. 맞벌이 부부가 많다 하더라도 아직도 가정을 지키는 여성이 많으니 여성이 화목한 가족관계조성과 가정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라고 여성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지금의 저출산 극복이 시급한 국가과제라며 여성의 출산양육은 가정뿐만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 모두가 공동 공유(共有)의 책임을 가지고 잘 이끌어 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가족의 해체방지와 화목하고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정부 및 국민 모두의 의식전환을 위한 교육기회 확대와 제도적 마련이 시급하다며 힘써 추진해 줄 것을 간절히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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