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전도사, 서울의대교수 겸 국립중앙의료원장 박재갑 박사

지난 5일 농림수산식품연수원(원장 나승렬)은 서울의대교수와 국립중앙의료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박재갑 박사를 초빙 특강교육을 가졌다.
박 원장은 국민에게 금연전도사로 깊이 각인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국립암센터 원장을 역임한 암의료계의 거목(巨木)으로 알려져 있다. 큰 관심을 갖고 청강을 했다.
박 박사가 밝힌 금연의 이유와 금연과 암을 위시한 5대 주요질병 관련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박 원장은 강의모두에 “우리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여 국민평균수명이 곧 85세에 이를 것으로 봅니다. 90세 넘은 분 문상(問喪)을 가서 호상(好喪)이라고 해선 안됩니다. 앞으로 100세이상 사시는 분이 속출할 것입니다. 그러나 담배 때문에 건강장수를 못누리고 젊어 죽는 사람이 아직도 많습니다.”라고 밝히며 금연을 강조하며 강의를 풀어갔다.
박 원장은 “4인 가족 중 한 사람은 암으로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금연을 하면 살아 남는다면서 금연을 역설했다.
박 원장은 국내 5대주요질병은 암·뇌질환 심혈관 질환, 우울증에서 비롯되는 자살과 당뇨라고 했다.
그중 암의 발병요인은 5%가 유전에서 비롯되며 30%는 흡연으로 발병된다고 했다. 따라서 금연과 조기진단 대비하면 암은 85%이상 치료되는 오히려 대책이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사망원인 2위가 뇌질환인데 15%가 흡연으로 생기고, 3위인 심장질환은 20%가 담배흡연으로 얻는다고 했다. 다음 자살과 당뇨역시 흡연으로 병을 쉽게 얻는다고 했다.
그는 서울의대 암연구센터소장때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4,000만원을 받아내어 초라했던 암연구 병동(病棟)을 개축해 냈다.

국립암센터설립 주도 운영
박 원장은 89년 국립암센터 설립을 건의, 2000년에는 국립암센터원장으로 추대되어 창립을 주도했다.
그는 2006년 퇴임시까지 6년간 학연·지연을 가진 모든 인사를 찾아 1일 1억원꼴의 암센터병원 설립 기금을 거출, 3250억원을 모아 세계의료인이 선망하는 국립암연구병원을 일으켰다고 했다.
그는 “이 돈은 인천에 있는 문학축구경기장건립비 3500억원에는 미달되는 돈입니다. 정부관련 부처를 하도 많이 찾아갔더니 ‘이제는 그만 오시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요.” 이는 암을 경시하는 각계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지요. 박 박사는 반듯한 암의료기관설립에 튼튼한 초석을 닦았다.

5대질병 예방차원 금연운동 전개
그는 국립암센터원장으로 치료에 전념하다 암환자로부터 의료수가(酬價)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의사·환자·보호자 모두가 치료가 무척 버거운 것에 환멸을 느끼고 치료보다 예방을 앞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암발생원인을 찾아 공부했다. 그 결과 암발생에 흡연이 관여함을 알아냈다. 그는 6·25전쟁 3년1개월동안 전사자는 137,899명으로 하루 122명꼴로 전사했는데, 현재 담배로는 1일 130명이 사망, 1년에 5~6만명이 죽는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금연전도사가 되었다.
박 박사는 “담배연기에는 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이 62종이 있는데 그 중 15종은 결정적으로 암을 일으키는 주요 발암물질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중죄(重罪)를 저지른 사형수를 사형시킬 때 청산가리를 쓰지요, 담배 30갑을 피울때 나오는 연기 속에는 70kg 체중의 사람을 죽이는 청산가스를 갖고 있습니다. 하루 담배 3갑 피우는 사람이 열흘 피우면 죽을만큼의 청산가리를 먹었다고 봐야지요. 그뿐 아니라 언젠가 낙동강의 페놀이 방류되는 사고가 있었지요, 담배 한개피를 필 때 들이마시는 페놀양은 그날 페놀섞인 낙동강물을 큰 정종병으로 열병 먹는 양입니다.” 박 원장의 담배 위해논(危害論)은 끝이 없었다.
결혼을 앞둔 신랑에게 그는 3개월전 금연을 주문했다. 흡연결혼시 기형아 출산 위험이 있을뿐 아니라 발기부전을 초래 가정화합이 깨질 우려가 있다며 금연을 역설했다.
여성흡연자의 경우 나팔관이 막혀 불임이 되기도 하며 임산부의 경우 태아에게 산소공급이 원활치 않아 뇌성장 지체로 정신박약아를 낳는 확률이 2배로 높다고 했다.
박 원장은 DJ정부시절 KBS 박권상 사장을 찾아가 드라마 화면 중 흡연장면 방영금지를 끈질기게 간청, 성과를 얻어냈다. 그후 MBC·SBS도 설득하여 드라마의 흡연 방영을 몰아냈다. 이어 주요 일간신문 20개사와도 협력, 흡연사진 게재중단과 금연캠페인 기사연재도 실시했다.
그는 국군장병과 의무기동경찰의 담배값 인상을 유도, 금연을 촉진시켰다. 그리고 3군사관학교 생도와 매년 ROTC장교 2000여명 임관식때 금연강연 연사가 되어 출강한다. 그의 금연전도에 감명을 받은 허준영 철도청장은 철도청 전 청사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전직원 금연캠페인 서약을 받아냈다.
많은 기업들이 철도청과 같은 금연캠페인에 동조 따르고 있다.
박 원장의 치열한 금연운동으로 80년도 우리 국민 74.9% 즉 100명 중 8명이 담배를 피우던 것이 최근에는 30%대로 흡연률이 많이 내려갔다.
박 원장은 흡연률을 더 낮추어야 한다고 했다. 흡연률을 낮추려면 정부의 용단이 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는 담배흡연, 흡연자의 잘못이 아니라 국가가 담배인삼공사를 만들어 담배가 인삼처럼 좋은 것으로 착각, 혼돈시켜 팔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담배에는 마약과 같은 중독작용을 일으키는 니코틴 성분이 있다. 대마초를 피우면 잡아가는데 담배는 대마초보다 독극물이 더 많고 중독성이 더 강한 독약이 있는데도 이를 판매, 흡연을 조장하는 일은 코미디라고 했다.

암예방 걷기운동도 주도중
박 원장은 5대주요질병 예방에 빨리걷기운동이 큰 효험이 있음을 파악하고 걷기운동도 주도하고 있다.
그는 국립중앙의료원 1200여명 전 직원에게 흑백운동화 2컬레씩을 사주고 ‘운동화 출근, 생활속 운동(運出生運)’을 캐치플레이로 내걸고 걷기운동도 리드하고 있다.
취재보강을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대장암 수술의 국내최고 권위자로 마침 수술집도중이라 통화가 어려웠다. 가까스로 통화에 성공했으나 죄스러워 용건만 묻기에 급급했다. 박 원장의 암의료활동과 금연계도행보에 박수를 보내며 건투를 빈다.

박재갑 원장은…
1948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경기고를 거쳐 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국군수도통합병원 외과 군의관(육군 소령)으로 복무했다. 1981년 모교인 서울의대 교수로 부임한 뒤 85년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95년 서울암연구소 및 암연구소 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89년 국립암센터 설립을 건의, 2000년 국립암센터의 원장으로 발탁, 2006년까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국립암센터를 일구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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