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농업기술원 김성일 박사

강원도농업기술원(원장 안중찬)에서 친환경 방제를 연구하고 있는 김성일(53) 박사. 그는 1996년 강원도농업기술원으로 발령받은 후 이 지역 농가들이 골치 아파하는 토마토 풋마름병(일명 청고병)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다. 그러던 차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농림기술센터(ARPC)로부터 연구자금을 받아 본격 연구를 시작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토양에 서식하는 유용미생물(방선균)을 이용해 풋마름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퇴치할 수 있도록 한 것. 이제 강원도 배추농가의 골칫거리인 배추무사마귀병과 인삼균핵병의 친환경적 퇴치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김성일 박사의 연구실을 노크했다.

토마토 풋마름병이란 무엇인가?
토마토 풋마름병은 뿌리로 병원균이 침입, 대량 증식해 식물 줄기 내부를 급속히 막아 푸른 채로 말라죽는 게 특징이다. 농가에서 토마토 하우스 내에 한 포기에서 이 병이 한 번 발생하면 금방 전염돼 하우스 절반 정도 토마토는 폐기해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전국 7천ha의 토마토 재배면적 가운데 20%정도에서 ‘토마토풋마름병이 발생한다.

김 박사가 개발한 생물학적 방제의 특징은?
토착미생물의 하나인 방선균(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은 토마토 풋마름병 원인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항균 물질을 분비한다. 이 균이 토마토 뿌리 주변에서 잘 살아나고 강한 세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제를 배합했다. 이 미생물제제는 토양 살포용인 <흙향>과 관주처리용인 <청고탄> 두 가지로 개발됐다.

2009년부터 농가에 보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 농가반응과 소득증대 효과는?
2009년엔 <흙향>과 <청고탄> 합쳐 1억2천3백만원 가량 매출이 일어났는데, 지난해엔 3억3,498만원 매출이 일어났다. 효과가 있음이 판매실적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토마토 농가의 평균 조수익 ha당 1억원으로 잡고 토마토풋마름병 평균피해율을 20%로 상정해 계산해 볼 때 이 약제의 처리에 의하 농가소득 효과는 전국 54억8천만원, 강원도의 경우 11억2천만원으로 추정된다.

풋마름병 방제용 미생물제 개발이 갖는 의미는?
그동안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왔던 토양전염병에 대한 방제법이 확립돼 농업인의 애로사항을 해결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다. 다음으로는 이 연구를 바탕으로 제형화 기술이 확립왜 친환경미생물제의 산업체가 육성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 국제 경쟁력도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 지역 수출도 희망적이다. 우리의 기술이 세계 식량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앞으로 연구 과제와 도전할 분야는?
강원도는 고랭지 배추의 메카다. 지난해와 같은 배추 파동은 농민뿐만 아니라 전국민을 어렵게 했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농가들이 골치 아파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배추무사마귀병’이다. 이 병의 퇴치를 위해 ‘배추무사마귀방제용 육묘상토’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 좋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서 조만간 농가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퇴직할 때까지 또 하나 도전할 과제가 있다면 ‘인삼균핵병’에 대한 친환경 생물제제의 개발이다. 요즘 강원도엔 인삼재배가 크게 늘고 있다. 6년근 홍삼에 도전하는 농가가 많은데 농약잔류 검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려면 반드시 ‘인삼균핵병’을 친환경적으로 잡아내야 한다. 남은 공직생활 기간 안에 이 과제를 해결하는데 온 힘을 다 쏟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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