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과수과 노정호 박사

2009년 우리나라가 국내산 포도를 이용해 생산한 포도주는 약 714톤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중 대부분이 적포도주이고 백포도주 생산은 전무한 실정. 이 때문에 국내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백포도주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당연히 국내산 백포도주 생산을 위한 품종 육성과 국산와인 연구가 시급해졌다. 이 분야에서 오랜 노력을 기울여온 농촌진흥청 과수과 노정호(41) 박사의 연구실을 ‘노크’했다.

왜 국산 백포도주 품종이 필요한가?
포도를 생식으로만 활용해선 농가소득의 획기적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와인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백포도주가 기본적으로 소비자 입맛을 잡아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선 백포도주를 위한 품종개발에 미흡했다. 이번에 농촌진흥청이 추천, 보급하려는 ‘청수’ 품종은 그동안 도입된 외국 품종인 ‘사르도네’나 ‘리슬링’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보다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현역 소믈리에(포도주 품질 감별사)들로부터 받고 있다. 이에따라 청수’를 백포도주 제조용으로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이번에 소개된 ‘청수’의 특징은?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포도주 주산지에서 인기 있는 품종이라도 우리나라에 도입되면 기후와 풍토가 다르기 때문에 기대한 것만큼 좋은 품질의 포도주를 얻기 어렵다. 특히 유럽종 포도 품종은 추위에 약해 국내에서 재배가 어려웠다. 지난 3년간 우리 기후풍토에 적합한 백포도주 품종 선발에 힘을 기울인 결과 ‘청수’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품종은 녹황색 청포도로 당도가 높고 산 함량이 적당해 생식용으로 선발된 품종이다. 그러나 2009년과 2010년 백포도주 평가용으로 시험한 결과 품질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수’ 품종 선발의 의의는?
국민의 식생활 패턴이 다양화되고 포도주의 건강 기능성에 대해 다양한 정보가 알려지면서 포도주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대응해 국내산 백포도주의 저변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고, 여기에 가장 적합한 품종을 속히 농가에 보급하는 일도 중요해 졌다. 또한 백포도주용 원료 생산이 확대되면 국내 포도농가의 소득증대와 와인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기반이 된다. 따라서 ‘청수’ 품종의 보급 확대는 우리나라 와인산업의 기반을 조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청수’ 품종 재배를 원하는 농가는 포도 묘목 생산업체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판매 업체를 찾지 못할 경우 농촌진흥청 과수과(031-240-3696)으로 문의하면 된다.

앞으로의 과제는?
우선 ‘청수’ 품종이 국내산 백포도주 생산에 적합한 품종이라는 것을 널리 알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청수’ 품종을 통해 생산되는 포도주가 고르고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원료 포도를 고품질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확립과 이를 보급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매년 와인 품평회를 개최해서 더 높은 품질로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품종 자체가 갖고 있는 단점을 보완하는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
바램이 있다면 현재 전문적인 포도주 연구 인력이 충원됐으면 한다. 와인연구를 위한 시설과 장비는 갖춰져 있는데 전문 인력이 부족해 집중적인 연구가 어려워졌다. 아울러 국가가 와인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백포도주용 포도생산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확대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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