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립농업과학원 정광용 원장

 

기후변화 대응 역량강화가 시급한 과제

“작년은 우리 농업과학원이 비농업 부문과의 경쟁에서 우리 농업의 자존심을 지켰던 한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국내를 평정하고 세계를 목표로 문호를 개방해야 할 전환점에 섰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집무실에서 만난 정광용(鄭光溶) 원장은 상기도 자신만만한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국가 녹색성장을 선도할 농업 기초·기반기술을 창출하는 국가연구기관의 수장으로서 그가 갖는 자신감은 지난해 이루어낸 빛나는 연구성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작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중에 농업과학원 연구성과가 6개나 선정되었는데, 단일 기관별 성과로 보면 농촌진흥청 11건 가운데 6건을 차지해 포항공대와 함께 최고 건수가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LED의 농업적 활용기술 개발, 실크단백질을 이용한 인공고막 소재 개발, 세계 최초 배추 유전체 해독, 양봉 봉독을 이용한 고부가 실용화 소재(천연항생제와 화장품)개발, 농촌어메니티 자원발굴 및 활용기술 개발, 전통향토음식의 국제화를 위한 음식자원 3,252종의 정보시스템화 등의 6대 성과가 곧 그것이다.

-그외에도 지난해에는 주목할만한 연구개발 성과들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그렇습니다.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는 생물소재산업, 그 중에서도 양잠, 곤충산업을 통한 신소재 개발로 신소득화 모델을 창출하게 된 것은 획기적인 기술개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고등식물인 배추 염색체를 해독해 기능성·재해저항성을 갖춘 맞춤형 배추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것이라든지, 전체 생산량의 30%에 2조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채소 썩음병 방제기술을 역시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 굳지 않는 떡 제조기술을 개발해 떡의 유통과 저장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게 된 것은 괄목할 만한 기술개발 성과들이었습니다. 특히 굳지 않는 떡 제조기술은 가히 떡의 혁명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아 1차로 CJ·떡보의 하루·삼립식품 등 총 26개 업체에 기술이전 시켰고, 2월 중에 2차 기술이전이 예정돼 있어 큰 보람을 느낍니다.”

-빌딩형·수직형 식물공장도 곧 준공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빌딩형과 수직형 두개의 모델로 오는 3월23일 개관할 예정 입니다. 빌딩형 식물공장은 철골조 콘크리트 구조로 지하1층, 지상3층에 연면적 396㎡ 규모이고, 수직형 식물공장은 높이 10미터, 상면적 50㎡ 규모의 수직재배시스템을 갖춘 양지붕형 유리온실로 지어집니다.
특히 이번에 준공되는 식물공장은 에너지 공급을 위해 지열히트펌프 시스템과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설치되고, 재배환경기술로 양액공급과 원격 환경제어 기술이 접목되며, 인공광원으로 LED와 고효율 형광등이 사용되는 등 최첨단 기술이 투입돼 모름지기 우리 농과원 기술이 집적된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기술개발이 진행중이라고 봅니다만, 그중에서도 특히 올해 가시적 성과를 볼 수 있는 중점 개발기술은 무엇입니까?
“식물공장 기술체계를 정립해 올 연말에 공개할 것이고,  인공실크뇌막 개발을 한림의대와 공동연구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봉독을 이용한 염증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항생물질을 개발하는 것, 식물 바이러스 진단 기술 등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과원장으로서 늘 염두에 두고 있는 핵심과제나 관심사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기후변화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예요. 물론 전담부서로 온실가스·기상팀을 신설하고 기후변화 대응 업무를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수행해 나갈 계획입니다만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에 적정 대응하는 게 쉽지만은 않아 늘 걱정거리 입니다. 토양특성지도인 ‘흙토람’ 시스템을 개발한 것도 그와같은 문제를 고려한 것이죠.”

-많은 세계적인 농업환경의 변화 속에서 과연 우리 농업·농촌이 희망이 있다고 보십니까? 희망이 있다면 어떤 모델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희망이 있어요, 삶의 질은 기대 이상으로 향상돼 있어 기술수용 태세만 되어 있으면 문제될 게 없다고 봅니다. 그 새로운 희망 모델은 이른바 ‘강소농(强小農)’, 즉 작지만 강한 농업경영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오는 2015년까지 10만 강소농을 육성한다는 계획으로 이미 농과원의 신기술이 보급되는 시범 특성화사업을 발굴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꼭 성공하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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