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8일 밤, 막걸리가 일본의 국민주(國民酒) 사케를 누르고 수출액 추월 개가를 올렸다는 반가운 TV뉴스를 접했다.
김치·갈비찜·파전 등 많은 한식이 일본에 진출해 일본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지 오래다. 이제 막걸리도 식탁에 올라 일본인의 취흥(醉興)을 돋구게 된 것이 반갑기 그지 없다.
막걸리는 일찍이 우리 선조로부터 많은 총애를 받았다. 정여창(1450~1504), 손순효(1427~1497) 등 막걸리 애주가들의 막걸리 칭송은 유별났다.
특히 손순효는 임금 앞에서도 술을 마셨는데 죽을 때는 술과 함께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전한다. <귀천(歸天)>이란 명시(名詩)를 남겼던 천상병, 논개(論介)라는 시를 남긴 변영로 등 문객들 역시 막걸리 사랑 에피소드가 부지기수이다.
한끼 식사가 아쉬웠던 선거철에 막걸리는 당선을 얻는 표모으기 수단으로 긴요하게 쓰여 ‘막걸리선거’라는 말이 난무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 막걸리를 정치에 가장 잘 활용한 인물은 박정희 대통령이었다.
군사 쿠데타로 국권을 잡았기에 박정희 대통령은 종아리를 걷고 농민들과 논두렁에 걸터앉아 막걸리 한사발을 걸치는 장면을 곧잘 연출했다. 이 서민적인 이미지로 국민과의 친밀한 유착을 거두는 큰 효과를 거두었다. 이런 막걸리가 일본인의 술맛을 돋구게 된 것이 거듭 놀랍기 그지없다.
막걸리는 알콜도수와 열량이 낮다. 필수아미노산이 가득하고 풍부한 유산균과 살아있는 효모가 들어 있다. 특히 피로회복에 좋은 유기산이 풍부하다. 이 유기산은 피부미용 효과까지 탁월해 일본여인들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이다.
막걸리의 한류돌풍이 일취월장 더욱 크게 불어 수출증대와 국력신장에 큰 원군(援軍)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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