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팀 미생물환경생태연구실

<농촌진흥청 김이슬(오른쪽에서 두 번째) 연구사는 메주 속에 존재하는 800 여종의 다양한 미생물을 연구·분석하고 있다. 사진은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과 생물환경생태연구실 직원들 사진 오른쪽부터 박인철 연구관, 김이슬 연구사, 원항연 연구사, 송재경 연구관.  >

 

새 분석기법으로 미생물 800여종 확인

콩을 원료로 하는 전통발효식품인 ‘메주’는 발효과정에서 각종 단백질, 당질, 비타민, 무기질 등이 생성된다. 이에 따라 각종 성인병과 암 예방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팀의 미생물환경생태연구실은 최근 새로운 ‘파이로시컨싱’이란 새로운 유전자 분석기법을 통해 메주에 존재하는 미생물이 그동안 알고 있던 10여 종 정도가 아니라 800여종이나 된다는 것을 밝혀내 메주를 원료로 하는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 장류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주의 미생물을 연구하고 있는 미생물환경생태연구실의 김이슬 연구사(29)와 이야기를 나눴다.  

새로운 기법으로 메주에 800여종이나 되는 미생물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어떤 의의가 있나?
전국에서 모든 17개의 메주를 가지고 실험했다. 기존의 미생물 검출 방법은 미생물을 배양, 분리하는 방법인데 이 방법은 배양시간이 오래 걸리고 미생물의 배양과정이 원래 환경조건과 달라 미생물 군집 구조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했다. 따라서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 가운데 1% 이하 정도만 검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에 적용한 ‘파이로시퀀싱’ 기법은 유전자 서열을 정확하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고,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종류와 비율을 정확하게 밝혀낼 수 있다.

메주에는 조류인플루엔자에도 효과를 보이는 미생물이 있다던데…
그렇다. 메주에는 이번에 새로 확인된 미생물 가운데 ‘페디오코커스 펜토사세우스’라는 유산균은 AI(조류인플루엔자)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여드름 균을 강하게 억제하는 ‘엔테로코커스 페카리스’, 충치균의 증식을 막고 불용성 세균막을 억제하는 ‘락토바실러스 퍼멘텀’ 도 있다. ‘락토코쿠스 락티스’라는 유산균은 시험관 실험에서 HIV(AIDS의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밖에도 급성설사와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효과적인 ‘락토바실러스 루테리’와 위질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에 대해 항균작용을 보이는 ‘바이셀라 콘퓨사’ 등도 메주에서 발견된 유용 미생물들이다.

이번 성과로 기대할 수 있는 일들은?
메주에 따라 다르지만 메주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 유산균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30.2%에 달했다. 어떤 메주는 미생물이 88%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메주가 유산균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유용한 미생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메주의 미생물 분포를 제대로 밝혀낸다면 메주 제조과정에서 적절한 미생물을 투입해 원하는 기능성을 갖는 메주를 만들 수도 있다. 이번 연구로 한국 전통발효식품의 식품학적 가치 및 기능성 개발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앞으로의 연구계획은?
메주를 원료로 만들어지는 간장, 된장, 고추장에 대해서도 파이로시퀀싱 기법을 이용해 미생물 분포를 밝혀낼 것이다. 또한 실제로 메주를 쑤면서 메주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환경, 성분, 미생물 변화 등을 함께 분석해 연관 관계를 밝혀낼 예정이다. 특히 장(醬)맛을 좌우하는 미생물을 찾아내고 전통 장류에서 분리된 미생물들의 여러 가지 기능성을 탐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장류의 표준화, 품질개선, 신제품 개발 등의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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