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J. M. 애도배시오 외/ 김승욱 / 알마

선사시대 여자의 역할을 복원한 책이다. 선사시대 여자는 본 책의 원제목처럼 ‘보이지 않는 성’이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대부분의 고고학 유물들은 오랫동안 보존되는 물질인 돌과 뼈로 만들어진 것이다. 반면 여자들이 썼을 것으로 간주된 물건들은 식물성(바구니, 노끈, 천)이었으므로 오래 보존되지 않았다. 추운 지역에서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의류, 수로를 통한 장거리 여행을 가능하게 했던 뗏목 제작에 사용된 밧줄, 공동 사냥에 이용된 그물 등 온갖 종류의 중요한 물건들을 발명한 것은 여자라는 것이다. 인류의 등장과 진화에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중요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균형 잡힌 선사시대를 복원하고 있다.

유럽의 발견
김정후 / 동녘

런던에서 살고 있는 건축가 겸 도시사회학자 김정후 씨가 건축과 도시에 대해 쓴 교양서다. 오스트리아, 체코,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 14개 도시에 자리한 15개 건물을 통해 유럽을 새롭게 바라본다.
 이 책이 그동안 유럽을 소개하는 다른 책과 차별성이 있는 것은 키워드를 선택한 뒤 주제에 부합하는 도시와 건축물을 찾아내 그 곳에 얽힌 철학과 사연을 전하는 것이다. 1부 ‘문화, 예술 그리고 낭만으로 가득하다’는 리버풀의 앨버트 독처럼 오래된 주택과 낡은 창고를 새로운 공공공간으로 개조하거나 새롭게 복원한 파빌리온, 첨단과학이 시용된 미술관을 소개한다. 2부 ‘발상의 전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다’는 기념비적 건물을 통해 도시의 정체성을 창조하는 경우를 들었다. 도시는 최첨단 기술이나 파격적인 모습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과 정체성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가치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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