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사이버농업인연합회 - 류재하 회장

 

단감·매실 등 농산물 패키지화해 온라인 거래로 4억 매출


# “굿모닝 지줌몰, 굿모닝 안심마루”
류재하 회장(50)은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컴퓨터 모니터를 켜고 자신이 꾸려가고 있는 류진농원 홈페이지와 한국사이버농업인연합회 사이버 마켓인 ‘지줌몰’ 사이트를 클릭하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새롭게 주문 들어온 것은 없는지, 잠자는 사이 들어온 메시지는 없는지, 사이버 회원들 온라인 가게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두루 들락거린다. 그야말로 밤새 안녕이고, 굿모닝 지줌몰, 굿모닝 안심마루다.
그가 팜스테이를 겸해 운영해 가고 있는 류진농원(경남 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842-1)에는 개인전용, 업무(교육)용 컴퓨터 20여대가 곳곳에 설치돼 있어 꼭 집 안방이 아니어도 농장 어디에서건 컴퓨터를 클릭할 수 있고, 바깥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 스물네살의 꿈과 좌절
류회장이 애초 학교시절부터 컴퓨터를 잘 다루던 사람은 아니었다. 가난한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건 논 300여평에 밭 300여평이 전부였다. 그런 판국이니 농사로 뭘 해보겠다는 것은 생각조차도 안했다. 철강을 가공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진주 시내의 한 회사에 월급쟁이로 취직했다. 이 곳에서 발군의 영업능력을 인정받아 또래 직장인들보다 5~6배나 되는 월급을 받는 ‘잘 나가는’ 세일즈맨이 됐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듯 했고, 이내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독립을 해 기계공장을 차리고 결혼을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결과는 재기를 꿈꿔보지도 못할 정도의 참담한 실패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직장생활 때의 과로와 과음이 원인이 돼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고향마을로 돌아왔다. 이 때 그의 나이 스물네살. 이로부터 류회장의 또다른 도전과 시련이 시작됐다.

 

<류회장의 개인사이트.>

 

# 성공의 열쇠-혼과 열정
“내 앞에서 누구든 농사 고생 얘기하면 화납니다. 고생… 나처럼 고생했을라고….”
그는 날카로운 눈에 힘을 주며 특유의 투박한 경상도 억양으로 그렇게 주억거렸다. 이때부터 오늘날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류진농원의 터 다지기가 시작됐다. 밤낮으로 농사공부 하고 전국 방방곡곡 내로라 하는 농사꾼들을 찾아다니며 낯선 일들을 몸으로 익혀갔다.
그렇게 자신의 꿈을 심듯 한 수 한 수 심어간 단감나무며 과수묘목이 3만평에 이르러 지금은 최고가로 팔려나가는 명품 단감이 됐다. 무려 25년 여 각고의 결실을 오늘에서야 큰 성공과 보람의 열매로 품어 안게 된 것이다. 고리타분한 말이었지만 가장 큰 성공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두말 할 것 없이 혼과 열정이지요. 혼을 쏟아야 농사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통계수치)예요. 저는 모든 걸 확실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고 경영과 마케팅 전략을 짭니다. 그저 주먹구구식으로는 백날을 가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런 기업경영 마인드에서 시작한 것이 2003년도부터 배운 컴퓨터이고, 인터넷을 통한 농산물 직거래 판매였다. 자신이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생산한 농산물을 패키지화 해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층을 공략한 것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때부터 돈이 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가 개발한 사포닌농법으로 재배 생산하고 있는 농산물은 단감이 주품목이고, 곶감과 매실(장아찌 가공품 포함)과 관상수, 과수묘목들이다. 앞으로는 살구농사도 짓겠다고 했다.
현재 연 매출은 4억원 정도. 그의 농원 류진팜은 현장교육과 체험학습, 숙박시설까지를 고루 갖추고 있어 전부를 돌아보는데만도 2시간 여가 걸릴 정도의 규모다. 이젠 돈도 어지간히는 벌고 있으니 땅도 더 사고 규모도 더 늘릴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그는 절레절레 고개를 가로 저으며 손사레를 쳤다.
“그러다가는 내가 골병들어 죽습니다. 이만한 정도면 딱 좋습니다. 지금 남의 땅을 빌려 단감농사를 짓고 있지만 더 사들일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앞으로 가면 갈수록 농사짓는 사람 없어 맨 빈 땅 천지가 될텐데요, 뭘…. 정부에서는 앞으로 대규모 기업농으로 가야 된다지만 택(어림)도 없는 소립니다. 사람 있습니까?… 이제 아들아이(현재 고3)가 조경학을 전공하고 나서 내 농사일을 이어 받겠다니까 물려주고, 이제는 아내와 여기저기 좋은데 여행도 좀 다니며 살려고 합니다.”
후배 농업인들을 위해서도 농업현장에서 좋은 일을 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3년 임기인 현재의 사이버농업인연합회장 일은 단임으로 끝내고 일선 현장에서는 물러나겠다며 한마디 덧붙였다.
"이번에 8월 31일날 1억8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경북 문경에서 여는 전국 사이버농업인 전진대회가 촉매제가 될 것이지만, 제1회 세계사이버농업인대회를 우리나라로 유치해 보는 게 제 마지막 바람입니다."


 ■  ‘한사농’ 사이버마켓 ‘지줌몰(mall)’

 

전국의 농산물 한곳에서 쇼핑

농업인·농장·관련업계 등 1100여 회원 가입

(사)한국사이버농업인연합회에서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농·수·축·임산물과 농장안내 포털사이트다. 이 온라인사이트는 사이버농업인들이 생산하는 생산물을 한군데 모아 소비자들이 손쉽게 전국의 농산물을 쇼핑할 수 있게 하고, 관련업체들과 상생을 도모해 궁극적으로는 농업인의 복지향상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개설되었다.
현재 이 사이트에는 농업인회원 700여명과 팜스테이·전통테마마을 등의 농장운영자, 관련업계 등 370여개소가 가입되어 있다.
사이트 주소: www.jijumall.com


제5회 사이버농업인 전진대회

8월31일, 문경 STX연수원서 1800여명 참가

‘사이버농업으로 한국농업·세계농업 선도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제5회 사이버농업인 전진대회가 (사)한국사이버농업인연합회·농림수산식품부·농촌진흥청 공동주최로 8월31일과 9월1일 양이틀간 경북 문경시 농암면에 있는 STX연수원에서 농업인과 공무원, 전문지도회 회원 등 1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이번 전진대회는, ‘한국농업에서의 사이버농업인의 역할’을 주제로 한 장태평 농식품부장관의 특강을 비롯, 민승규 신임 농진청장, 뽀빠이 이상용 씨의 강연과, 창조적 사이버농업인 10만명 육성을 위한 토론회, 워크숍, 현장애로 사항·제도 개선 발굴, 지역특산물 전시판매, 나의 꿈 경진대회, 삼행시 대회, 한마음축제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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