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 「미다원」 조미옥대표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야생들국화 포장에서 들국화차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한 조미옥 대표.>

 

야생들국화 유기재배…차·환·비누·베개 제품 생산

최근 완공된 새만금방조제를 옆으로 끼고, 736번 지방도를 따라 유유마을 방면으로 10여분 가다보면 유유저수지 바로 못 미쳐 우측에 황토로 지은 건물이 눈에 띈다. 이곳이 전북 부안군 변산면 마포리에 있는 들국화차 제조 사업장인 ‘미다원’이다.
“성공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데, 뭘 취재하려고 하세요. 더 잘하시는 여성CEO들이 많은데…”
‘미다원’ 대표 조미옥(40·사진) 씨는 취재차 방문한 기자에게 이 같이 겸손을 보였다.

농산물 가공으로 새소득원 개발
부안 토박이인 남편을 만나면서 농부의 아내가 된 조미옥 대표. 그러던 평범한 농사꾼의 아내가 농식품 분야 CEO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지인의 권유로 들국화를 키우면서부터다.
“잘 아는 분이 야생들국화인 구절초를 재배해 차로 가공하면 새로운 돈벌이가 될 거라고 하더라구요. 시어머니도 젊은 시절 국화차를 끓여먹었더니 약효가 있었다고 그러시구요.”
일단 들국화차 가공을 결심하고부터는 남편과 시어머니는 산과 들을 샅샅이 뒤져 토종들국화 모종 채취에 나섰고, 토종들국화를 3년간 증식해서 본격적인 재배에 들어갔다. 2003년부터는 들국화차와 들국화꽃베개를 개발했고, 이듬해부터 영업허가를 내고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재배규모가 조금씩 늘어나 현재는 8,910㎡(2,700여평)에 야생들국화를 재배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차로 끓여먹는 제품이기 때문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들국화를 재배하고 있다. 그녀는 ‘미다원’을 찾는 소비자와 체험객들에게 체계적인 차 문화를 알려주기 위해 전통차사범 자격증과 전통차예절사 자격도 취득했다.

중산층 겨냥한 제품 개발로 대중화
들국화차 제품이 만들어졌지만 조 대표도 여느 농가단위의 소규모 가공업체들처럼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녀는 지역의 친환경유통업체 등을 일일이 방문하며 판매를 요청하는가 하면, 서울까지 발품을 팔기도 했다. 또한 다류 쇼핑몰과 개인 친환경매장 등으로 판매망을 계속 확대했다. 포장과 브랜드가 제품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화사랑’이란 브랜드를 상표등록하고 제품 포장디장인도 새롭게 만들었다.
이 모든 일은 농사에 문외한이라 유통과 마케팅을 전적으로 맡아야 했던 그녀의 몫이었다. 물론 바쁜 농사철에는 남편의 일을 조금 거들고 있다.
입소문이 나고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매출도 서서히 증가했다.(부끄럽다며 액수를 밝히길 꺼리는 ‘미다원’의 지난해 매출은 1억이 조금 안된단다.) 2006년에는 ‘제3회 친환경농업대상 품평회’에서 가공류 부문 금상(농림부장관상)을 수상해 들국화차의 맛과 향,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2007년에는 부안군 들국화어메니티사업과 부안군 특산품에 선정돼 현재의 건물을 신축하고 소비자 체험도 받기 시작했다. 들국화를 이용한 천연비누도 개발했다.
이듬해에는 체험장과 황토온돌건조장, 기계실, 저장고 등을 새롭게 지어 가공·체험장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갖췄다. 올해는 농촌교육농장에도 선정돼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교자재와 체험장도 신축했다.

“부안 먹거리·볼거리 홍보에 최선”
“농업기술센터에서 e-비즈니스교육을 받으면서 전자상거래의 중요성을 깨달았어요.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미다원’을 많이 홍보했더니 올해부터는 홈페이지를 통한 제품 주문이 늘고 있어요. 특히 올해 시작한 농촌교육농장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통들국화차를 알리고 우리 농업의 소중함도 일깨워줄 계획이에요.”
어릴 적 교사의 꿈을 늦게나마 농촌교육농장 교사로 이룬 조미옥 대표. 혼자만의 성공보다 부안 곳곳의 볼거리와 먹을거리, 체험꺼리 등을 널리 알리는 홍보역을 맡고 싶다는 그녀의 희망이 수수한 들국화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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