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천적 이야기(11) - 담배장님노린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노린재는 건드리면 악취를 풍기는 불쾌한 곤충이지요. 그렇지만 이 노린재 무리 중에 해충방제에 요긴하게 쓰이는 녀석이 있는데 바로 ‘담배장님노린재’랍니다. 이놈들은 머리 아래쪽에 길게 나와 있는 부리로 먹잇감을 찔러 체액을 빨아먹습니다. 토마토 등의 작물에서 서식하면서 온실가루이, 총채벌레, 굴파리, 점박이응애 등이 모두 이놈들의 먹잇감이지요.

비닐하우스에서 좋은 효과 
비닐하우스 등 시설 내부의 최고온도가 35℃ 이상이 될지라도 좋은 효과를 보이는 천적이랍니다. 때문에 하우스가 고온으로 올라가는 우리나라에서 이용이 편리하지요. 담배장님노린재가 가장 선호하는 먹이는 온실가루이랍니다. 때문에 토마토의 온실가루이를 방제하는 일에 담배장님노린재는 많이 이용되지요.
그런데 담배장님노린재는 잡아먹을 해충이 없으면 식물체를 가해하는 습성을 보이기 때문에 천적으로 이용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보이는 학자도 있어요. 그렇지만 담배장님노린재는 부족한 영양분의 보충을 위해 토마토를 가해하기 때문에 온실가루이를 많이 잡아먹으면 그만큼 식물에 피해를 덜 주는 천적이랍니다. 또한 가루이류의 밀도가 떨어지면 일부만 살아남아 있다가 다시 먹이가 되는 가루이가 많아지면 급격히 숫자가 늘어나는 이상적인 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요. 유럽과 북미에서는 1994년부터 담배장님노린재를 생산하여 사용해왔는데, 우리나라도 2007년부터 생산되어 공급되고 있습니다.

참깨 심어 놓으면 좋아
토마토 잎에는 긴 털이 있고 끈적이는 액체를 분비하기 때문에 다른 작물에서 많이 이용되는 담배가루이좀벌이나 지중해이리응애와 같은 천적이 이동에 방해를 받아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요. 이와 같이 다른 천적의 이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토마토에서 ‘담배장님노린재’는 활약이 대단하지요. 그런데 이놈들은 참깨도 아주 좋아해요. 그래서 참깨를 토마토 하우스에 몇 주 심어놓으면 가루이가 줄어들면 토마토에 피해를 주지 않고 참깨에 몰려듭니다. 이렇게 되면 참깨가 천적을 보존해 피해를 줄여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지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기술원
최 만 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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