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온 새댁 크리스티나

 

사랑 찾아 온 한국에서 더 큰 꿈 이루다


한국으로 시집와 예쁘게 잘 살고 있는 대표 외국인 며느리 크리스트나. 미녀들의 수다에 나와 “우리 시어머니 착해요”하며 시어머니와의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솔직하게 털어놓아 온국민의 귀여움을 받으며 사랑스런 마스코트가 되었다. 또 그녀가 TV에서 털어놓는 시어머니와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로 크리스티나의 깨가 쏟아지는 행복한 결혼생활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많다.

안양시 대로변의 한 아파트, 크리스티나의 퇴근 시간 후로 약속을 잡아 그녀의 집으로 그녀 사는 모습을 보러갔다.
“딩동”벨을 울리자 대문을 열어주러 나온 사람은 크리스티나의 남편이었다. TV에서 잠시본 적이 있는데 실제가 더 잘생긴 미남형이다. 크리스티나는 차가 막혀 약속보다 조금 늦는다며 미안해 했다. 크리스티나가 늦는 바람에 그녀가 말하는 ‘착한 시어머니’ 이정자 씨로부터 며느리 크리스티나의 서울 입성기에 대해 세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외국인 며느리를 반기셨냐”는 질문에 이정자 씨는 그럴 리가 있겠냐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정자 씨는 “아들이 유학생활 6개월 남겨놓고 방학 때 나왔는데 ‘어머니, 제가 외국여자하고 사귀면 어떨까요’라고 얘기하더라. 어떻다고 대답조차 할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대꾸조차 안했는데 그리고 나서 한 보름쯤 있다 아들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한국에 왔다. 이미 여자친구를 위해 어학당 입학까지 다 준비해놨더라”고 말했다.
이정자씨는 “또 그러던 어느날 아들이 집에 크리스티나를 데리고 왔는데 정장 투피스에 앞뒤가 막힌 구두 차림새로 너무 조신하고 얌전하게 차려입고 왔었다”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정자 씨는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자 아들이 젊은 날의 추억이라 생각하고 크리스티나를 돌려보내고 어머니와 알콩달콩 평생을 함께 살겠다, 말했다”는 것이다. 마침 옆자리의 김현준 씨에게 정말로 그런 마음이었냐고 물었다.
김현준 씨는 “진심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며 머리를 끄덕였다. 기자가 느끼기에도 흔히 반대하는 결혼에 써먹는 어머니에 대한 협박성 발언 같지는 않게 진정이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이정자씨는 아들에게 “문화차이를 잘 극복하고 두 사람 선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라”는 전제조건을 달고서 결혼을 허락했다고 했다.

 

크리스티나
“사랑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온 한국이
 너무 좋고 재미있어요”

 

시어머니
“아들행복 위해 전부를 내려놓고
   외국인 며느리 맞이했더니 가정에 평화가 깃들었죠.”

 

이정자 씨와의 인터뷰 중에 크리스티나가 도착했다. 차가 막혀 약속시간에 늦었다며 연신 미안함을 표시하는 등 예의가 깍듯했다.
“사실 저 처음엔 ‘한국’ 잘 몰랐어요”
5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한국을 잘 알지 못했다. 벨기에에 있는 유럽연합에서 일하며, 저녁에는 학원에서 이탈리어말을 가르쳤다. 그런 그녀는 자신에게 이탈리아어를 배우던 한국 유학생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되면서, 한국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2005년 그녀는 유럽연합에서의 일을 그만두고 사랑하는 이를 따라 한국으로 왔다. 현재 그녀는 서울 강남구 역삼글로벌빌리지센터의 관장으로 일하며, 외국인들의 한국 생활을 돕고, 한국어 교육, 한국 문화 체험, 봉사활동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가톨릭대학교에서 자신이 전공한 국제법을 영어로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이탈리아어를 가르치는 등 활기차고 바쁘게 지내고 있다.
“이태리 가고 싶은 마음 없어요. ‘쭌’이 없는 밀라노는 의미가 없죠.”
고향이 그립지 않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목원대학교 성악 뮤지컬부 겸임교수인 남편 김현준( 크리스티나는 애칭으로 ‘쭌’이라 부른다) 씨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사랑을 표시한다. 인터뷰 중에도 크리스티나와 남편은 이탈리아어로 자주 소곤거렸다. 시어머니에게 세식구가 사는데 둘만의 언어로 대화해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느냐고 물었다.
“쟤들은 사랑하는 사이여서 그렇다네요.”하며 대답했고, 크리스티나는 “우리 시어머니 눈치로 다 알아요”하고 거들며 계속 특유의 목소리와 톤으로 시어머니 칭찬릴레이가 이어졌다.
이정자 씨는 아들의 아침은 한식으로, 며느리 아침식사는 과일과 우유로 직접 따로 차려주고 며느리 직장에 운전해 차로 데려다주는 등 끔찍한 며느리사랑으로 크리스티나는 다른 미수다 미녀들의 부러움까지 사고 있다. 살림은 주로 시어머니가 도맡아 하며 며느리 뒷바라지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가 주부생활 한다며 날 잡아 청소하고 세탁기 돌리는 날도 있어요. 빨래도 엉망이고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기특해요.”
크리스티나에게 시어머니와 잘 지내는 비결을 물었더니. 비결이란 말을 무슨 말인지 몰라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남편이 이탈리아어로 통역을 해주자 크리스티나는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이·심·전·심 ”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면 서로 통한다는 것을 ‘고부간 잘 지내는 비결’이란 한국말도 어려운 크리스티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피부가 달라도, 머리색이 달라도 마음과 마음은 서로 통한다는 것을... 그렇게 크리스티나는 현명했다.
남편의 지극한 사랑, 시어머니의 아들을 위하는 그 마음, 그리고 크리스티나의 지혜가 합쳐져 고부간은 웃음과 행복이 깃든 즐거운 집으로 가꿀 수 있었나 보다.
모든 국민이 예뻐하는 특별한 며느리로 고부간에 정을 나누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크리스티나의 홈은 진정 달콤한 벌꿀향이 묻어있었다.


알고계시나요? 시어머니의 십계명

1. 아들자신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며 처신하라.
  며느리를 미워하고 구박함으로써 자기아들의 가정 행복을 파괴한 시어머니가 적지 않다.

2.같은 꾸지람을 되풀이 하지 말며 아들이나 남들 앞에서 며느리의 흉을 보지 말라.
  며느리에 대한 흉은 며느리로 하여금 시어머님를 미워하는 좋은 구실을 갖게 한다.

3.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어라.
  며느리에게도 자신만의 사생활이 있어야함을 인정하고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4. 자기딸 앞에서 며느리 위신과 체면을 세워주라.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대를 이어 집안 살림을 책임져야할 사람이다.

5. 손자 교육은 며느리에게 일임하라.
  며느리가 자기자식을 나무랄 때 손자를 두둔하지 말고 손자들의 고자질을 들어주지 말라.

6. 며느리로 하여금 자신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도록 처신하라.
  힘이 닿는 한 집안일을 거들어 주라. 

 7. 젊은 세대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독서를 하라.
  젊은 여성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많이 읽어라.

8. 며느리 생일을 기억해 두고 칭찬에 인색하지 말라.
  며느리의 생일잔치는 시어머니가 손수 준비하는 것이 며느리에게는 더 많은 감동을 준다.

9. 가정에서 며느리로 하여금 주부답게 처신하도록 도와주라.
  부엌살림이나 가족행사를 며느리에게 맡겨라.

10.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딸처럼 사랑하라.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